경남의 98개 시민사회단체가 ‘좋은교육감’ 후보로 선정한 박종훈 경남교육감 예비후보가 4월 9일 오전 경남도교육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로운 경남교육을 위한 약속’ 그 두 번째 정책을 발표했다.
아래는 박종훈 예비후보의 새로운 경남교육을 위한 두 번째 정책 全文이다.
학교를 지역사회의 문화 중심축으로!
소통과 협력으로 새로운 학교문화를 만들겠습니다.
학교가 고립되고 있습니다.
마을과 지역에서는 담장만큼 높은 문턱과 건물의 크기만큼 소외감이 깊어져 학교는 점점 낯설고 먼 곳이 되고 있습니다. 학교에 대한 새로운 접근, 철학이 담긴 건축, 마을과 지역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경남형 학교를 개발하여 지역과 우리 아이들에게 돌려주겠다는 신념으로 ‘새로운 학교’를 제안합니다.
하드웨어가 새로운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학교 건물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학교 문화를 획기적으로 바꾸겠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학교 건물은 일제식민지 잔재가 남아 있는 일자형 건물입니다. 이는 지시와 통제, 획일적 관리에 편리한 체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교육에서 그토록 강조하는 소통과 협력이 불가능한 구조입니다. 요즘 새로 짓는 학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에 비해 고급화되었으나 건물의 형태와 멋은 고려하고 설비의 현대화를 갖추었을 뿐 ‘사람’과 ‘교육’을 고려하지 않은 건물에 불과합니다.
학교 건물에서부터 교육적 가치를 고려하고 학생들의 심리적 발달단계 또한 배려하여 소통과 협력이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야 합니다. 소수만 향유하는 운동장, 만남이 불가능한 복도, 1층에 배치한 행정실과 교장실, 교실구조를 그대로 모방한 도서관, 자연을 체험할 수 없는 환경 등은 ‘지도와 관리 중심’의 의도만 담은 것일 뿐 학생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은 것입니다.
학생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학교에서 보냅니다. 이를 배려한 친환경 중심의 학교, 배움 중심의 건물을 지어야 합니다.
사람이 건물을 만들지만 그 건물이 또한 사람을 만듭니다. 좋은 환경은 좋은 선생님과 같습니다.
저는 하드웨어가 새로운 학교를 위해 건축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따로 두고 신설학교는 물론, 기존 학교들도 재 디자인하고자 합니다. 위원회는 공정성과 객관성을 확보하는 자문그룹으로 건축 관련 잡음이 없도록 투명하게 운영될 것입니다.
시대의 흐름에 맞는 친환경 학교를 만들겠습니다.
학교의 숲과 나무의 양은 학생들의 생각의 깊이와 비례한다고 합니다.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는 환경 문제는 지식으로 풀어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학교를 조성하여 경험으로 자연을 이해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인 교육입니다.
숲과 나무로 가득한 학교, 자연친화적인 환경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은 당연히 자연과 함께 공존해야 하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공간이 의식과 행동을 지배하기 마련입니다. 지금 학생들의 정서와 심리적 상태를 반영하고 이들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교육적인 환경 조성, 여기서 새로운 학교는 출발해야 합니다.
지역사회를 향해 학교의 문을 활짝 열겠습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다양한 지혜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있어야 가능한 교육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말이라 생각합니다.
교육의 다양한 가치를 실현하고 지역주민들과 소통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학교를 전면 개방토록 하겠습니다.
현재 부분적이고 무질서하게 개방하고 있는 방식에서 전면적이고 체계를 갖춘 개방으로 진행할 것이며 체육관, 운동장, 도서관을 무료로 개방하겠습니다.
점차 증가하고 있는 생활체육 인구의 학교 시설 활용을 늘리고,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다양한 강좌 및 프로그램을 개설, 지원하여 학교가 지역사회의 문화 중심축이 되어 지역교육공동체로서 자리 잡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교육공동체 실현을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을 이끌어 내겠습니다.
심각한 주차난에 지자체가 몸살을 앓고 있으나 비싼 땅 값 등의 문제로 해결이 쉽지가 않습니다.
도심 한가운데 있는 학교 운동장에 지하 주차장을 건설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됩니다. 지역민의 주차난도 없어질뿐더러 밤이 되면 어둡고 큰 건물에 불과한 학교가 많은 사람들의 왕래로 오히려 생기를 찾고 학생들의 안전 문제도 해결될 것입니다.
학교의 전면 개방과 시설물의 디자인을 새롭게 한다는 것은 단순한 건물에 대한 투자가 아닙니다.
공간 활용부터 교육적인 접근이 되어야 한다는 철학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교육은 학교만의 책임이 아니라 전 사회가 함께 해야 가능하다는 협력의 교육, 소통하는 교육으로 인식의 전환을 촉구하는 활동인 것입니다.
안전한 학교, 건강한 학교를 책임지겠습니다.
학교 안전은 교육을 위한 기본이어야 합니다.
스쿨존(어린이 보호구역) 관련 규정이 생긴 지 20년이 되었지만 안전사고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학교 정문으로부터 반경 300m 이내는 학생들의 안전한 통학공간으로 확보하여 사고를 예방 하도록 하고 있는 관련법이 유명무실한 상태입니다. 30km/h로 제한된 속도를 어기는 것은 물론이고 불법 주․정차가 난무하여 학생들의 시야 확보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횡단보도가 정확히 설치되어 있지 않고, 과속 방지턱 또한 페인트로만 표시하고 있어 안전사고 방지에는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곳곳에 보여주기 식으로 존재하는 스쿨존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 작업이 진행되어야 합니다.
저는 경남의 스쿨존을 전수 조사하여 학교마다 다른 특이사항과 애로점을 파악하여 안전한 등하굣길을 확보하는 데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더 이상 무관심과 방관으로 학부모님의 가슴을 아프게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습니다.
그 외에도 학교에는 안전을 위협하는 요소가 적지 않습니다. 낡은 계단의 미끄럼 방지 시설 설치, 놀이터의 유해 물질 검사, 교실 미세 먼지 점검, 낙후된 학교 시설 보수 등을 추진하여 안전한 학교를 만들어 학부모님들의 걱정을 덜어드리겠습니다.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의 먹거리 안전도 챙겨야 합니다.
‘학교급식지원식자재센터’를 권역별로 설치하여 우리 지역의 우수한 농․수산물을 급식 재료로 사용함은 물론 식자재의 정밀 방사능 검사 실시, 전 학교 급수대 의무적 설치 등으로 건강한 학교를 운영토록 하겠습니다.
사람을 키우고 미래를 열어가는 것이 교육입니다.
파편화되고 개별화되어 타인의 삶에 무심해지는 삭막한 사회에서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은 존중과 배려, 소통과 나눔을 배울 수가 없습니다. 소통하지 않는 학교는 교육의 고립을 심화시킬 뿐입니다. 학교의 문턱을 낮추고 문을 열어야 지역교육공동체가 가능해집니다. 변화에 대한 우려와 두려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을 닫고 규제를 강화한다고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인식의 전환, 함께 하는 교육, 주도적인 경험으로 의식의 성장을 확산하고자 하는 새로운 학교 운동에 도민 여러분의 지지와 관심을 당부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