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공개가 일파만파다. 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하는 행위는 문명국가에서 있을 수 없다는 통탄할 지적과, 남북관계 개선은 이미 물 건너 간 건 물론이고, 어떤 나라도 한국과는 깊은 이야기를 하지 않을 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끓는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현직 국정원장을 구속하라는 요구와 서상기 김무성 정문헌 의원의 의원직 사퇴와 박근혜 대통령의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특히,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가의 이익은 아랑곳하지 않고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대화록을 공개했다’는 말을 서슴지 않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아래는 민주당 진성준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행한 의사진행발언 영상과 그 全文이다.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 진성준 의원입니다.
존경하는 의장, 선배․동료의원 여러분!
우리는 오늘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는 법안과, 민생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그러나 민주헌정질서가 파괴되고, 남북관계가 파탄 난 현실을 그대로 둔 채 특권포기법안과 민생법안이 우리 국민에게 위안이 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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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을 둘러싼 일련의 사태를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습니다. 청와대와 새누리당, 국가정보원이 서로 짜고 정치공작과 선거공작을 벌여 온 정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민족의 운명이 걸려 있는 남북문제를 대통령 선거에 이용했습니다. 국가비밀을 함부로 공개하고, 전직 대통령의 발언을 악랄하게 왜곡하였습니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은 어제 회의에서 “지난 대선 때 이미 대화록을 다 입수해서 읽어 봤다”,“부산 유세에서 울부짖듯이 쭈욱 읽었다”고 했습니다.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선거에 이용했음을 스스로 실토한 것입니다.
권영세 실장도 2012년 12월 10일 대화록 공개가 “컨틴젼시 플랜”이라며 “집권하게 되면 까겠다”고 말했습니다.
대선 당시 새누리당 선대위의 최고 책임자들이 국가 1급비밀인 대화록을 갖고 주무르면서 정치공작을 해 온 것입니다.
새누리당에 묻습니다. 대선 때 입수한 대화록의 실체가 무엇입니까? 어떻게 입수했습니까? 권영세 실장이 말한 컨틴전시 플랜이 무엇입니까? 대화록 공개는 비상계획의 일환입니까?
정문헌 의원은 2012년 10월 8일 통일부 국감에서 “미국이 땅 따먹기 하려고 제멋대로 그은 선이라고 했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의 말에 “정치생명을 걸겠다”고 했습니다.
서상기 정보위원장은 6월 20일 국정원이 불법으로 제공한 대화록을 무단 열람한 뒤, “NLL 포기 발언은 물론이고, 김정일 위원장께 보고드렸다고 했다”면서 “내 말이 조금이라도 과장됐으면 의원직을 사퇴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들의 말이 모두 거짓임이 명백히 확인되었습니다. 정문헌 의원, 서상기 의원, 국민 앞에 공언한대로 지금 즉시 의원직을 사퇴하십시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국정원의 명예를 위해 대화록을 공개했다”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의 명예가 국가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단 말입니까?
대통령이 지정한 기록물을 대통령의 승인 없이 공개할 수는 없습니다. 남재준 원장은 국가정보기관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습니다. 즉각 파면하고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존경하는 의원 여러분,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과 민주당은 NLL을 지켜왔습니다. 그 입장에 변함이 없습니다.
새누리당의 억지 왜곡 주장이 과연 누구를 이롭게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새누리당은 지금 당리당략에 눈이 멀어
이적행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새누리당은 먼저 지난 대선 시기에 벌어졌던 선거공작의 전모를 밝혀야 합니다. 공작에 관여한 김무성, 서상기, 정문헌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고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것이 특권포기의 시작입니다.
남재준 국정원장과 권영세 주중대사 등 정치공작에 관여한 공직자 전원을 즉각 파면하고 엄중 처벌해야 합니다.
이러한 조치가 선행된 뒤라야 비로소 우리가 처리하는 법안들이 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모쪼록 의장께서는 오늘 의사일정을 진행하기에 앞서 새누리당이 선거공작의 전모를 밝히고 국민에게 사죄하도록 해 주실 것을 요청합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