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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기자 | 입력 2010-05-12 | 수정 2010-05-18 오후 5:14:02 | 관련기사 건
마암면 500년 된 팽나무 ‘김목신(金木神)’1,330㎡ 규모의 답 소유 지주(地主)
- 매년 5,000원 가량 재산세 납부하는 ‘세금 내는 나무’로 유명
- 이순신 장군이 이 나무에 배를 묶고 왜적 물리쳐 ‘전승목’이라 불리기도
고성읍 방면 국도 14호선 마암면 국도변에는 오랜 세월 풍랑을 견디고 꿋꿋이 서 있는 팽나무가 한 그루 서 있다.
이 나무는 수령이 약 500년에 이르는 고목으로 예로부터 삼신(三神 : 山神, 水神, 木神) 당산목이라 해 마을 수호신으로 섬겨져 왔으며, 매년 음력 정월대보름 정성스럽게 마련한 삼찬(三饌)의 제물을 갖춰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동제를 지내고 있다.
동제는 마을회의에서 뽑힌 제관이 7일 동안 매일 찬물에 목욕을 하고 바깥출입을 금하며 주민들 또한 제관의 집에 접근을 금했으며, 이 기간 중 마을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면 제를 지내지 않고 혹, 제를 조금이라도 잘못 지내거나 제관이 궂은 일, 부정한 것을 보게 되면 꿈에 백발노인이 나타나 잘못을 일러준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 팽나무는 특별한 사연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이 나무가 서 있는 곳까지 바닷물이 들어왔는데,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당항포 해전을 치르면서 이 나무에 배를 매어두고 바다에서 패해 쫓겨 육지로 도망치는 왜적들을 모두 물리쳤다고 하여 전승목(戰勝木)이라 불리는 유서 깊은 나무다.
수세가 뛰어날 때는 높이 30여m에 둘레가 7m에 달하였으나, 지금은 속이 썩어 텅 비어 있으며 나무 수간(樹幹)이 휘어져 버팀목을 세워 더 이상 기울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언뜻 보면 한 나무처럼 보이지만 텅 빈 팽나무 속에서 곧게 뻗어 나온 나무는 느티나무로, 팽나무와 더불어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 나무가 더욱 주목을 받는 것은 일반적인 나무와 달리 ‘김목신(金木神)‘이라는 이름을 가진 데다 이 나무 앞으로 재산이 등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김목신(金木神)’이라는 이름은 우리나라의 대표적 성씨인 ‘김’씨에 ‘혼이 깃들어 있는 나무’라는 데서 비롯된 이름으로, 이 나무는 1,330㎡의 답(畓)을 소유하고 있는 엄연한 지주(地主)이다.
이 답의 토지대장을 살펴보면 ‘김목신(金木神)’이라는 이름으로 등기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으며, 매년 5,000원 가량의 재산세를 납부하고 있는 세금 내는 나무로도 유명하다.
김목신 나무가 이처럼 재산을 가지게 된 것은 1970년 경 마암면 삼락리 평부마을의 이대명(동수)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사유답을 마을의 수호신인 이 나무의 동제답으로 희사하면서 소유하게 된 것으로, 이 땅에서 나온 수익금으로 매년 동제를 지내고 있다.
한편, 김목신 나무는 지난 1982년 고성군 보호수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으며, 경북 예천의 석송령(石松靈)이라는 소나무와 황목근(黃木根)이라는 팽나무도 별도의 이름을 가지고 이들 나무 앞으로 재산이 등록돼 있어 세금을 내는 나무로 잘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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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예천의 석송령(石松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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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 예천의 황목근(黃木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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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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