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제정구 선생 8주기 추모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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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제정구 선생 8주기 추모식

한창식 기자  | 입력 2007-02-10  | 수정 2007-02-11 오전 9:58:31  | 관련기사 건

오늘 故제정구 선생 8주기 추모식은 故제정구 선생의 실제 기일로서 지금까지와는 달리 고성의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제정구추모사업회를 만든 뒤, 오늘 추모식에 필요한 제물 등을 준비하고 프로그램을 마련해 치르는 추모식으로 그 의미는 예전과 달랐다.


오늘 추모식은 故제정구 선생의 미망인 신명자 여사를 비롯한 고인의 유가족과 고인이 살아생전 함께했던 공동체 복음자리와 주거연합 국민연대 소속 회원 등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고인이 잠들어 있는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 척곡마을 뒷산에서 개최되었다.

 


이학렬 군수는 추모사에서 故제정구 선생의 삶은 ‘고통나눔’의 철학을 몸소 실천한 것으로 당신께서는 스스로 낮아지면서 힘없고 소외받는 자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실천해 온 국민들로부터  존경을 한 몸에 받으면서 한없이 높아진 것이라 말하고 오늘날의 정치와 사회를 이끌어가는 지도자들이 살아가야 하는 방법을 제시한 민족의 등불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학렬 군수는, 예부터 고성은 인물로 유명하나 단연코 참다운 인물이라 할 만한 사람은 바로 제정구 선생을 곱는데 주저하지 아니한다며 故제정구 선생은 고성의 자랑이자 자존심이며 고성인의 긍지라 확신하면서 제정구 선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든 군민들과 추모사업회에 감사의 말을 전하며 추모사를 마쳤다.

 


이호원 고성 제정구선생추모사업회장은 오늘 故제정구 선생을 추모하기 위해 천리길도 마다않고 달려온 기념사업회원과 전국각지에서 참석해준 분들과 고성식구를 비롯한 문중들에 감사하고 특히 86세의 고령의 몸을 이끌고 참석해주신 황경윤 前고성군 문화원장께 감사했다.


이호원 회장은 선생이 떠나간 이후 선생의 족적이 너무나 크게 남아있음에도 이를 계승발전 시키는데 대한 노력들을 게을리 하는 것 같은 안타까움에 지역의 활동가들이 부끄럽게도 이제야 선생의 추모사업회를 만들게 되었다고 밝히고, 지난 30일에는 故제정구 선생의 삶과 철학을 알리는 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으며, 얼마간의 재원마련으로 선생의 정치와 시대정신과 철학 등에 대한 올바르고 체계적인 정리를 위한 장을 마련해 故제정구 선생 추모 사업에 새로운 전기가 될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오늘 만난 모든 사람들이 故제정구 선생으로 인한 만남이기에 동지적 만남의 장이 되길 바라며 항상 지켜봐주고 조언을 아끼지 말 것을 당부했다.


고성군의회 하학렬 의장은 추모사에서 故제정구 선생을 생각하면 먼저 ‘아쉽다’는 말부터 먼저 나온다고 심정을 밝히면서 선생이 가신지 8주년이 되면서 남아있는 우리들에게는 아쉬움만 깊어가고 선생이 떠난 빈자리는 이제 우리 스스로 메워 나가야할 과제며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신명자 여사. 아픈 다리로 묘소까지 왔다.

아울러 하학렬 의장은, 서울 등지에서는 일찍이 꾸려졌던 추모사업을 고성에서는 이제야 꾸리게 됨을 너그러이 용서해 주길 바라고, 선생의 말씀 속에 녹아있던 숭고한 철학을 이어받고 계승하는 추모사업 활동이 절실히 필요한바 이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했다.

 


경상남도 의회 백신종 부의장은 살아생전 선생이 입버릇처럼 ‘우리 없이 살아도 웃으며 살자’고 했던 말이 떠오른다며 그 때를 회상한 뒤, 8년 전 선생이 이 자리에 묻히던 날은 하늘도 울고 땅도 울던 춥고 어두운 날이었다며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갈수록 제정구 선생이 그리워지며 선생에 대한 추모의 정이 깊어만 가는 것이 어쩌면 역사의 순리라 생각한다고 밝히고, 선생의 족적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꿋꿋이 살아가는 큰 기운으로 자리하리라 확신한다 말하고 이학렬 군수와 하학렬 의장 등을 비롯한 고성 제정구 선생 추모사업회원들의 노력에 감사한다 말했다.

 

▲ 백신종 경상남도 의회 부의장

추모사에 이어 제정구 장학회 고문으로 있는 심병현 님으로부터 지난 1999년 故제정구선생 사망 이후 복음자리와 한독주택 목화마을 등 철거민들이 세운 공적비에 새겨진 ‘國會議員 漆原諸公廷坵(바오로)功蹟碑(文)’ 봉독이 있었고,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배형관 관광예술 담당으로부터 김춘랑 선생의 ‘온 저자거리 높이 매단 신문고’ 라는 추모시 낭송을 끝으로 오늘 추모식을 모두 마쳤다.

 

▲ 공적비문을 봉독하는 심병현 고문

 

 

아래는 심병현 고문이 봉독한 공적비문 전문이다.

 

國會議員漆原諸公廷坵(바오로)功蹟碑(文)


여기 우리 마음 가다듬어 머리 숙이오니, 당신 그리움에 저며 오는 가슴마다 울먹입니다. 우리가 철거를 당해 쫓겨날 때 당신은 우리를 이끌어 삶의 자리를 마련해 주었습니다.


1977년 양평동 문래동의 철거민 202가구를 모아 복음자리 마을을, 1979년에는 시흥동, 신림동 주민 164가구와 함께 한독주택을 이어 1985년에는 목동의 105가구와 함께 하셨습니다.


당신은 학생시절 독재정군에 맞서 목숨을 내걸어 싸웠나이다. 그 후 청계천 빈민촌을 찾아들어 가진 것 없는 이들의 아픔을 몸소 체험하였고 한 몸이 되었나이다. 그리고 우리를 대표하여 막사이사이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러나 명예와 열정만으로는 신바람 나는 세상을 만들 수 없기에, 당신은 아름다운 이름을 뒤로하고 정치에 뛰어 들었습니다.


존경하는 제정구님!


당신은 의정단상에 올라 깨끗한 정치를 주창하셨습니다. 온 국민은 당신을 보고 비로소 기쁨의 박수를 보냈나이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오셔서 인간을 사랑하셨기에 그들을 대신해서 이 세상의 독극물을 마시고 돌아가셨다’고 당신은 평소에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이 어찌된 일이옵니까?


온 국민이 염원하는 정치 개혁도 다 이루지 못한 채.....


존경하는 제정구님!


당신을 영결하던 국회의사당 장례식장에는 당신께서 마지막 남기신 육성 녹음테이프에서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서로 죽이는 상극의 시대였지만 앞으로는 서로 함께하는 相生의 시대가 피어나야 한다.’고 예언하심을 들었습니다. 그 말씀은 당신의 입을 통해 들려오는 하느님의 메시지였습니다.


사랑하는 임이시여!


이제 당신은 가셨지만 국가와 민족을 위해 뿌려놓은 당신의 피와 땀은 우리들의 마음에 거름이 되어 봄이 오면 싹이 날것이요, 당신께서 역설하신 상생의 진리가 통일조국의 무궁화로 피어나리라 굳게 믿습니다.


이제는 모든 시름 놓으시고 하늘나라에서 고이 쉬시옵소서.


                1999년 초봄

복음자리, 한독주택, 목화마을, -주민들이 모두 함께-

 

 

 

▲ 추모시 낭송하는 고성군청 문화관광과 배형관 관광예술 담당

 

 

아래는 배형관 담당이 낭송한 김춘랑 시인의 추모시다.

 

온 저자거리 높이 매단 신문고

                                                김춘랑 詩


분하고 억울한 일 당하면 절로 울고

울다가 지칠 량이면 두드려도 소리 안내는

당신은 가고 없으나

혼이 살아 신문고입니다.


빼앗겨 굶주리고 쫓기어 헐벗은 사람

그들과 이웃하여 낮게 낮게 살으신 분

당신은 가시었으나 얼이 살아 흐릅니다.


안양천 뚝방에서 청계천 판자촌에서

살을 찢는 찬바람과 뼈를 깎는 큰 고통도

묵묵히 참고 견딘 뜻을 아는 이는 다 압니다.


살아생전 氣 성하고 오만한 그대 정신

단 한 줌 뼛가루로 허 실실이 뿌려졌지만

당신의 슬어지지 않는 구원의 별입니다.


아~당신은 갔습니다.

먼 곳으로 갔습니다.


그러나 할 수 있다면 가신듯이 도로 오시어

세상서 제일 크고 큰 북소리를 내십시오.


가짐 없는 큰 자유를 위해 신문고가 되십시오.

 

 

 

<행사화보>

▲ 진행을 맡은 박재권 고제정구추모사업회 사무국장 

 

 

 

 

 

 

▲ 절을 올리는 고성추모사업회원들

 

 

 

 

▲ 신명자 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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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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