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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24-05-08 오후 02:03:51 | 수정 2024-05-08 오후 02:03:51 | 관련기사 건
- 돼지는 기존 1,000m 에서 700m로 줄였다
- 조례 바뀌면 돼지 때문에 더 시끄러워질 듯
그동안 가축분뇨와 악취문제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줄기차게 이의를 제기하고 싸워온 결과 ‘민가에서 일정 정도 떨어져 가축을 기르게 하라’는 가축사육 거리를 조례로 만들어 지금까지 시행해오고 있는데, 최근 고성군에서는 누가 봐도 시대를 거스르는 ‘가축사육 거리 완화’로 조례를 바꾸려 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대단히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조례 개정안이 일부 사육농가가 주체가 되어서, 이들이 주민발의라는 형태로 의회에다 조례를 개정해 달라고 발안한 것이어서 의회가 이를 받아들여 조례를 개정할지 말지는 기다려봐야 한다. 하지만 이렇게 주민발의한 조례개정안이 있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지 않으면 마치 대다수 주민들이 요구하는 사안으로 비쳐져 별 무리 없이 의회를 통과하고 난 뒤 겉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도 있어서 짚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겠다 싶어 공론화 한다.
‘지역소멸이다, 아이 낳지 않는다, 결혼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떠난다’하고 아우성치며 어떻게 하면 한 사람이라도 더 고성에서 살게 하고, 한 사람 청년이라도 고성군을 떠나지 않게 하고, 아이 하나라도 얻고 싶어서 갖은 발버둥을 치는 이때, 점점 더 고성군을 떠나도록 부채질하듯 건강한 조례를 바꾸려 한다니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지금보다 더 강화해 1m라도 가축사육 거리를 키워도 속이 시원하지 않을 판에 오히려 점점 더 사람 사는 곳에 가깝게 와서 가축을 길러도 되게 하자고 조례를 바꾸려 한다니 이런 정책을 생각해내고 이런 조례를 만들려는 사람은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온 사람인가. 가축을 사육하는 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사육 거리를 완화해 달라고 발의한다면 지독한 집단 이기가 아닌가.
온 고성군 사방팔방에 ‘가축분뇨 악취 때문에 못살겠다’는 현수막이 걸핏하면, 사흘이 멀다하고 여기저기 걸리고 있는데, 더 어떤 흉측한 꼴을 보려고 인간 사는 곳에 더 가까이 가서 기르려고 한다니 말문이 막힐 뿐이다.
가축사육 거리 조례를 바꾸려는 핵심은 다음과 같다.
그동안 가축 종류별로 사육 거리를 제한한 고성군 ‘조례 제3조 제2항’을 보면 소, 말, 양(염소), 사슴은 민가에서 200m 떨어져 기르게 했는데, 이번 개정안에는 150m로 줄였다. 젖소는 그동안 500m 떨어져 길렀는데, 개정 조례안에는 300m로 줄여 길러도 되게 했다. 닭이나 메추리,개는 700m 떨어져 있었는데, 500m로 줄였다. 가장 골치 아파 보이는 돼지, 오리 같은 경우 그동안 1,000m 떨어져 길러야 한다고 정해 두었는데, 이번에 조례를 바꾸고 나면 700m 만 떨어져도 되게 했다. 그것도 돼지만 콕 찝어 700m까지 이고, 오리와 메추리는 1,000m를 그대로 유지했다.
이런 개정안이 의회를 통과한다면 돼지 키우는 업자한테 로비를 당해 조례를 개정해줬다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향토사랑 지역민사랑이 끔찍하리만치 강한 고성군 의원들이고보면 이런 얼토당토 않은 개정안은 의회 상임위원회 문턱을 아예 넘지 못할 것이 틀림없다.
그런데 개정하고자 하는 사육 거리를 보면, 돼지 때문에 바꾸려 한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동안 돼지로 인한 문제는 얼마나 심각했던가.
지금 조례가 바뀐 것은 아니지만 위와 같이 조례를 바꾸려 하는데 의견이 있으면 5월 14일까지 의견을 내라고 고성군은 밝히고 있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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