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이 한명도 참여 않은 주민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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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한명도 참여 않은 주민설명회

한창식 기자  | 입력 2008-02-01  | 수정 2008-02-01 오후 4:09:06  | 관련기사 건

어제(1월 31일) 오후 고성읍 율대리에 소재한 도축장인 제일리버스(주) 사내에서 본 도축장에 대한 산업형 제2종지구단위계획 사업인 도축관련시설 확장 및 현대화 사업을 위한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주민설명회가 열릴 예정이었으나 무슨 영문인지 참석하겠노라던 주민들은 단 1명도 참석하지 않았다.

 

▲ 주민은 한 명도 없는 가운데 관계자들이 우두커니 서 있다.

설명회를 주관한 제일리버스(주) 측과 건설도시과, 축산과, 환경과, 거류면사무소 등에서 나온 직원들과 언론사 관계자 등만 우두커니 서 있다가 일단 설명회장으로 이동하기로 하고 주민 없는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주민설명회를 시작했다.


설명회를 마친 뒤, 참여한 여러 관계자들이 허심탄회하게 묻고 답하면서 기자회견 아닌 기자회견을 가지게 되었다.

 

▲ 회사 측, 군행정 언론사 등 관계자들만 앉아서 브리핑을 받고 있는 모습

주민들이 전무하게 된 이유를 기자가 묻자, 거류면사무소는 물론 축산과와 도시과, 환경과 직원들이 수 달 전부터 주민을 개인적으로 접촉하고 안내문을 가구마다 돌리고 현수막을 게첨하는 한편, 하루 전인 30일 저녁까지도 몇 시간을 같이 대화를 나누며 참여를 약속했다는 것인데 이날 이렇게 불참을 하니 그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이라 했다.


한 참석자는 “주민들이 설명회에 참여하면 그 장면을 촬영을 해 추후에 ‘모든 주민들이 이렇게 동의했다.’고 써 먹으려 한다.”는 염려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안타까워했다.


건설도시과 한 관계자는 “주민설명회야말로 도축장이 확장되고 시설물에 대한 변경이 있을 때 지역주민들에게 미치는 환경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색을 하는 단계인데 정작 주민들이 있어서 그들의 요구사항을 알리고 계획에 반영해야 할 자리에 의도적으로 빠져버리니 뭐라 할 말을 못하겠다. 현재 고성군에서 추진 중인 각종 개발 사업들을 어떻게 추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푸념했다.


아울러 이 관계자는 “이제 겨우 사전환경성검토서초안 작성을 위한 단계이고 여전히 과정은 많이 남아있다. 주민들이 아는 것처럼 주민동의를 받아 통과하려 한다는 것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의 주체인 제일리버스(주)를 운영하는 이창환 대표이사는 “기존 도축장이 노후하고 시설현대화도 필요한 한편, 도축장으로만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축산물 유통과 육가공 등에 대한 규모화와 시스템을 개량화 하자는 것이며, 이를 통해 양축농가가 보다 더 혜택을 받게 하고 물류비도 절감하고, 아울러 주변지역과 주민에 대해서는 더 친환경적이고도 위생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취지이다. 물론, 이는 제일리버스가 사업비를 전액 투자한다. 하지만 사업에 필요한 투자는 시기와 때가 있는데, 투명하게 하자고 사업설명회를 하고 주민의 뜻에 따라 준비를 하려 하는데도.... 도무지 알 수가 없다.”고 심정을 밝혔다.

 

▲ 제일리브스 이창환 대표이사, 착찹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런 가운데 참석자들 가운데 몇몇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주민들이 무작정 “No!”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축산업 전반에 대한 설명에는 이해를 한다는 것이다. 축산업이 고성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50%에 달한다는 것과 축산 유통 등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는 점, 제일리브스가 현 상태 그대로 있어서 좋을 것이 없다는 점, 심지어 일부 주민들은 이번 산업형 제2종지구단위계획 사업인 도축관련시설 확장 및 현대화 시설사업을 시행하면 더욱 깨끗해지고 주변 환경여건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주민들의 요구는 세 가지다. 하수종말처리장과 용산마을에 있는 세 곳의 양돈농가와 도축장에서 나는 냄새를 없애 달라는 것. 이에 참석한 관계자들과 제일리브스측에서는 ‘마을에서 나는 악취제거에 최선을 다하고, 도축장은 이번 현대화 사업을 하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양호하게 할 수 있으며, 하수종합처리장은 고성군 행정과 협의하고 연구해 적극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자고 준비했던 설명회였건만 주민이 단 한명도 오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날 자연스럽게 여러 관계자들이 모여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주고받았던 것이 그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그 소득은 바로, 도축장을 지금 그대로 두는 것보다 투자해서 현대화 하는 것이 지역주민에게는 지금보다는 훨씬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하고, 양축농가와 고성경제에 커다란 이익을 준다는 사실이다.


설명회장에 참석했던 건설도시과 관계자가 했던 말이 시사하는 바는 사뭇 그 의미가 크다. “향후 전개 될 각종개발 사업은 과연 어떻게 주민 동의를 얻어가며 협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인가. 도대체 그런 사업을 진행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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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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