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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06-11-14 | 수정 2006-11-14 | 관련기사 건
하이면 신흥마을에서 있었던 추곡수매 현장을 취재하면서 지금의 농촌 현실이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를 단편적으로라도 실감 할 수 있을 것 같다.
시골에서 나서 자란 사람치고 농사와 관계되지 않은 사람이 있겠는가만 농사와는 전혀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자급자족 형태의 논밭을 일구는 사람이 있다면 쉽사리 농사와 관련된 속 편한 소리를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하이면 신흥마을은 마을 43호가 살고 있는데, 오늘은 그 중 20여 농가에서 한 해 동안 땀 흘려 일구어왔던 나락에 대한 등급을 받고 그 등급에 상응하는 금액을 받는 날로서 40kg들이 나락 한 포대가 特등급을 받으면 50,050원, 1등급이면 48,450원, 2등급 46,300원, 3등급 41,210원을 우선 지급받고, 10월 11월 12월과 내년 1월이 경과한 뒤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조사한 가격과 농림부장관이 지정고시한 가격이 시중시세 등과의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 한 번 더 지급보전 해주게 되지만 그 보전금이란 것이 영세농의 경우 초라하기 짝이 없다.
신흥마을 이강현(64세)씨는 올해 논800평(약 네 마지기)의 소출이 29가마인데 모두 채 150만원이 되지 않는데 그나마 特등급 이라서 이 정도라도 받는다.
▲ 신흥마을 이강현(64) 씨
이강현씨의 경우 얼마 전 이달에 우선지급금으로 10만 원 남짓한 돈을 받았다. 내년 초에 농산물품질관리원 조사를 바탕으로 시세차익에 대한 지급보전을 한 번 더 받는다 해도 수 십 만원을 넘지는 못할 것으로, 모두 더해야 800평의 농토에서 1년간 이강현씨 내외간이 땀 흘린 대가로 200만 원이 안 된다면 가히 상상이 갈만하다.
▲ 자신의 쌀을 호적(?)에 올리는 이강현씨, 그래도 특등급을 받아 몇 천원 더 받게된다.
800평 논에 모를 심기위해 3만 원 정도의 종자 20kg을 구입해야 하고, 모판 90상자에 대해 4명이 작업을 하고, 이앙기 마지기當 25,000원×4=100,000원, 로타리 마지기當 35,000원×4=140,000원, 탈곡 마지기當 35,000원×4=140,000원을 줘야하는데, 이는 전국적으로 거의 동일한 가격으로 얼핏 계산해보아도 40만원이 든다.
800평의 땅에 어른 두 명이 1년간 땀 흘려 노력한 대가가 200만원이라면 도대체가 말이 안된다. 거기다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더욱 더 그렇다. 그런데 이게 사실이고 고성군 하이면에서 오늘 조금 전에 있었던 일이다.
게다가 멧돼지와 노루가 주는 피해로 인해 산언저리에는 아애 농사를 지을 엄두도 내지 못한다한다.
▲ 그야말로 동네 어른들이 길러낸 나락들이 등급을 받기위해 도열해있다.
수매현장에 나온 동네 어른들은 “제발 우리 사정을 시민들이 알아서 같이 좀 울도록 해주이소”한다. 일흔이 넘은 노인들이 당장 이 엉터리 같은 농사라도 손을 놓는 날이면 그냥 끝이다. 농사 아니면 무얼 할 수 있겠는가.
▲ 애타는 심정을 누군가 알아줬으면 한다.
게다가 FTA다 DDA다 WTO다 해서 그저 멍하기만 한데, 정부가 내놓는 정책은 순간을 모면하기위한 술책으로밖에 보이지 않고 속 시원한 대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흔이 넘어 여든을 바라보는 농부들은 말한다. “누군가 농사를 지어야한다. 우리가 배운 거라곤 농사밖에 없다. 우리가 지금 농사일에 손을 떼면 나라가 위태로와지고 모두 같이 죽는다는 것이 빈말이 아닐 것이다."
▲ 샘플링으로 무게도 달아보고....
오늘 수매현장에는 정윤준 하이면장과 하이면 산업담당 주사와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고성출장소 이상언 검사원이 현장에 나와 수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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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쁜손을 움직여 검사하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남지원고성출장소 이상언 검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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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렇게 처다보다 "특등!"하면 저 살은 몇 천원 더 받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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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들...내년에도 건강한 얼굴로 뵙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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