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제정구 선생 11주기 추모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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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제정구 선생 11주기 추모 행사

한창식 기자  | 입력 2010-02-08  | 수정 2010-02-08 오전 11:41:21  | 관련기사 건

 

우리나라 빈민운동의 대부이며, 가난한 사람들의 큰 그늘이었던 故 제정구 선생 11주기 추모 행사가 고인이 잠들어 있는 경남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에서 그를 기리는 많은 사람들이 참여한 가운데 있었다.


토요일이었던 지난 6일 오후 2시 30분, 우리나라 빈민운동의 대부이며 나눔의 사랑을 실천하면서 가난한 사람들의 큰 그늘이었던 故 제정구 선생의 11주기 추모 행사가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와 제정구 기념사업회 김학준 이사장을 비롯해 김윤식 경기도 시흥시장, 이학렬 고성군수, 이호원 제정구선생 고성기념사업회장, 서울 측에서 참석한 천주교 도시빈민회, 서울 성동주민회 등 고인을 기리는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한 가운데 엄숙히 열렸다.

 

 


허시라 님의 해금 연주와 강혜진 님의 살풀이에 이어 고성 오광대 전수생들의 사물놀이에 이어 제정구 선생 고성기념사업회 이진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날 추모식에서 제정구기념사업회 김학준 이사장은 제정구 선생의 남긴 말 중 ‘가난한 사람들이 있는 한 민주주의는 없다’는 말을 예로 들면서, 세계화로 인한 빈부격차는 심각하게 확대돼 1달러 미만으로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전 인류의 20%에 이르고,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전 인류의 35%에 이른다며, 심화된 빈부격차로 어려움에 처한 나라의 사람들이 폭력에 의존해 세계 도처에서 미국을 공격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이사장은 ‘이런 현상들이 모두 옳다는 뜻이 아니라 빈부차가 점점 심해지면 억눌리고 비참한 세력들에 의해 바람직하지 못한 참사가 계속 일어난다는 사실을 상기하고자 한다’며, 가난한 사람들이 남아 있는 한 민주주의는 없다는 선생의 말씀을 되새겨 보게 한다며, ‘선생은 갔지만 선생의 정신과 말씀은 우리 마음 속 깊이 자리 잡고 있어, 앞으로도 오랫동안 살아나갈 것이기에 결코 선생은 세상을 떠나지 않은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김학준 이사장은 ‘비록 선생의 육신은 갔지만 그 정신은 큰 가르침과 의지로 남아있다’며, ‘그 뜻과 걸맞게 살았던 선생의 일생을 거울삼자’고 말했다.

 

▲ 제정구 기념사업회 김학준 이사장

 


이호원 고성기념사업회장은 11년 전 제정구 선생의 장례미사를 집전하던 故 김수환 추기경이 ‘가난한 형제들을 벗하고 동반자로 평생을 지낸 형제의 삶이 아름다워 나는 감히 흉내조차 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의 꿈도 가난한 자들과 함께하는 것이었으나 실행에 옮기지 못한 용기 없음을 고백했던 일을 떠올리며, ‘선생을 애도하는데만 그치지 말고 삶을 본받아 실천해야 할 것’이라며, ‘미약한 우리지만 가난한 자들을 사랑하고 그 눈으로 바라보며 함께하는 대동세상을 만들어 분단조국의 비극을 극복하는 시대적 사명을 다 하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 제정구선생 고성사업회 이호원 회장

 

 


이학렬 고성군수는 ‘해를 더 할수록 선생이 그리워지고 한없이 부끄러워짐을 느낀다’며 나눔의 자유와 소통의 정치를 실현한 선생의 그 정신이 모든 국민의 생활철학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슬픔을 느끼기보다 축제로 삼겠다는 분위기가 느껴지는 추모식’이라고 말한 뒤,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선생을 기리기 위해 먼 길 마다않고 달려와 추모의 열기를 더할 줄은 몰랐다며, ‘이토록 많은 사람을 벗으로 하고 있는 제정구는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상당수 젊은 층들이 참여한 것에 대해 선생의 삶이 점점 우리 가슴에 와 닿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손학규 전 경기지사

 


손학규 전 지사는 ‘용산 참사가 다행히도 해를 넘기지 않고 장사는 치렀지만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며, 실정법은 어겼지만 사람이 죽을 게 뻔 한데 그런 식으로 진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사람을 죽여 놓고 1년이 다가도록 장사 치러줄 생각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또, 손 전 지사는 제정구는 가난을 위해 싸웠으나 가난을 없애지는 못했다면서 경제발전과 더불어 가난한 사람들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정치 사회가 그 가난을 없애고 구제해야 하지만 가난을 없애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사람대접은 해줘야 한다고 말하고, ‘제정구 선생이 다시 새로운 것은, 가난을 벗어주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벗이 되고 살았고, 그들과 같은 마음이 되고자 했으며, 그래서 우리는 오늘 이 자리에 모여 그를 그리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오늘, 슬퍼하기보다 함께하고 사랑했던 당신을 축제의 한마당으로 기리며 그 뜻을 우리의 뜻으로 바꾸자’고 다짐했다.

 

▲ 故 제정구 선생의 미망인 신명자 여사

 


추도사에 이어 제례와 참배의 시간에는 선생의 미망인인 신명자 여사를 비롯한 유가족들이 고인에게 잔을 올리고 참배를 올린 뒤, 참가자들 모두 돌아가며 예를 올렸다.


참배가 끝난 뒤, 사단법인 제정구 기념사업회에서 펴낸 ‘가난뱅이 하느님 - 제정구, 예수를 읽다’를 헌정하는 시간을 가지고, 이어서 제례를 마치는 음복과 함께 사단법인 제정구 기념사업회 박재천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7차 법인 총회를 마친 뒤, 고성 측에서 준비한 음식으로 나눔의 시간을 가지고 이날 추모식을 모두 마쳤다.

 

 

 

 

 

 

 

 

▲ 참배하는 김윤식 시흥시장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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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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