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성중학교, 이러다 아이들 잡겠다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아이들의 시간을 돌려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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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성중학교, 이러다 아이들 잡겠다정말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아이들의 시간을 돌려주라!!!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10-02-08  | 수정 2010-02-23 오후 6:17:45  | 관련기사 건

아래 글은 올해 중학교 입학생을 둔 한 가장이, 자신의 아들이 초등학생이라는 아동의 딱지를 떼고 어느덧 청소년으로 성장해 ‘중학교 입학’이라는 가슴 벅찬 순간을 맞이한데 대해 찬물을 끼얹는 철성중학교 측의 일방적인 입시위주 교육 강행에 강력히 반발하면서 권정호 경남도교육감에게 하소연하는 글을 全文 그대로 옮긴 것이다.


특히, 철성중학교 측에서는 학생 자율이나 학생 주도와는 전혀 상관없이 중학교 1학년 신입생들을 상대로 정규수업 이후 밤 10시까지 ‘자율학습과 자기 주도 학습 시간’이라는 명목의 시간을 편성해놓고 학부모들에게는 ‘저녁 밥값 준비해 보내라’는 일방적 통지만 해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1학년 학생들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학부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더 심하다고 느껴지는 점은 신입생들을 상대로 2월 17일부터 2월 26일까지 국영수 위주로 실시하려는 보충수업의 경우인데, 굳이 6년간의 초등생활을 마친 아이들의 모처럼의 요긴한 방학 시간을 무자비하게 뺏어 국어 영어 수학 보충수업을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장차 중학교 고등학교를 거치며 무지막지하게 입시와 씨름해야 하는데 불과 10일도 안 되는 아이들만의 소중한 시간을 못 뺏어 저러는지 모를 일이다.


정녕으로 아이들을 사랑한다면 그러는 게 아니다. 흡혈귀 프랑켄쉬타인도 아니고.....초등학교 6학년의 마지막 겨울방학을 이런 고약한 생각이나 행동으로 빼앗으려 하지 않는 `고성중학교`가 다만 부러울 뿐이다. 같은 중학교라도 어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단 말인가 !!!


아래는 학부모의 하소연 글 全文이다. 구구절절이 옳은 말이다.


교육감님께


경남 고성군 철성중학교 입학생을 둔 학부모입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본인은 아들이 중학생이 된다는 사실이 그저 대견하고 감격스럽기만 했습니다. 팔뚝만한 자식을 어르고 달래고 하였더니 어느새 저렇게나 자랐구나! 고개를 주억거리며 흐뭇해하였습니다. 자식 둔 부모라면 다 얻어 보았을 그 기꺼움을 본인 역시도 감사히 누렸던 것이지요.


그러나 지난 1월 27일, 철성중학교에서 열린 [학부모회의에 참석하고부터 그 기쁨은 순식간에 두려움으로 바뀌고 말았습니다. 무엇인가 잘못되고 있다는 판단이 섰지만 쉽사리 입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제 아들이 다닐 학교요, 제 아들의 선생님들이시기 때문에, 좀 더 신중하게 생각을 해보자 하였던 것입니다.


지난 2월 4일 고성읍내 세 개 중학교에서 배치고사(반 편성 고사)가 있었습니다. 시험을 치르고 돌아온 아들이 <3월부터 시작되는 밤 10시까지의 야간 학습 시간표>를 전했습니다. 10시까지 야간 학습이라! 아마 교육감님께서 이미 짐작하고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 때문에 교육감님께 짧은 글월 몇 자 올리고자 합니다.

 


1월 27일 [학부모회의 당시, 교장선생님께서는 “학교를 믿고 자녀를 맡기라”는 말씀을 강력히 하셨습니다. “학생들이 즐거운 학교, 학력이 향상되는 학교를 만들 것이며, 학부모회를 활성화하여 학교 운영에 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 뿐만 아니라, 자기 주도 학습전형의 도입 배경과 그 내용도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립학교만이 가지고 있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하여 학생 하나하나의 특성을 파악, 낙오자 없는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셨습니다. 그러면서 정규수업 이후, 보충수업을 하겠다고 공표하셨습니다. 그리고 바로 2월 4일, 보충수업 시간표를 학생들 편으로 발송하신 것입니다.


안내문을 보는 순간 본인은 당혹스러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차차 그것은 실망감으로 변해갔습니다. 이제, <밤 10시까지의 야간 학습>이 무엇이 문제인지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야간학습은 철성중학교의 일방적인 교육행정입니다.

   

교육의 주체는 정부(지역사회)와 학교, 학부모, 학생 모두가 되어야 합니다. 철성중학교는 구체적인 커리큘럼이 전혀 제시되지 않은 야간학습 계획을 일방적으로 학부모들에게 통보하였습니다.


교육과정을 충분히 설명하고 학부모의 의견을 묻거나 동의를 구하는 식이 아니라, 우리가 갈 테니 따라오라, 우리가 할 것이라 계획했으니 자녀들은 10시까지 수업을 하게 될 것이다, 라는 식의 일방적인 행정이었던 것입니다.


둘째, 야간학습은 자기주도적 학습과 정면 대치되는 것입니다. 

   

국영수 위주로 10시까지 짜여진 야간학습 계획표는, 자기주도 학습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철성중학교가 그 선두주자가 되겠노라 강조하신 교장선생님의 말씀과는 너무나도 상반되는 것입니다. 과연 학생들은 언제 자기주도 학습 계획서를 세우고 언제 그것을 실행해야 하는 것인지요?

   

또한 국영수 수업 시수를 늘여 학생 ․ 학교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계획할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보다 자율적이고 주체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연구하여 제시하는 것이 교육 선진화로 가는 길일 것입니다. 

 

셋째, 야간학습은 학생들의 건강은 물론 교사의 건강까지 해치는 것입니다.

   

2009년 철성중학교 학생들의 등교 시간은 8시였습니다. 아침 8시에 등교하여 밤 10시까지 무려 14시간을 학교에서, 딱딱한 의자 위에서 생활해야하는 학생들은 이제 겨우 열 네 살입니다.


무한경쟁의 입시체제 속으로 넣을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고는 하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니지요. 학생들은 로봇이 아닙니다. 학교가 앉아 있으라면 앉아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몸과 마음이 상할 것은 분명합니다. 교육을 넘어 장장 14시간에 이르는 혹사(酷使)는 어린 학생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야간학습 과정에서 우려되는 것은 교사들의 건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14시간의 노동 자체도 문제이겠지만, 교사들은 연구와 교수(敎授), 학생관리 등 숱한 업무를 치러내야 합니다. 과연 강철 같은 체력으로 활화산처럼 뿜어져 나오는 열정으로 학생들을 가르칠 교사가 어디에 있겠습니까? 누적된 피로가 불러올 결과는 충분히 예상될 것입니다.

   

교장선생님께서 강조하시던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던 그것이 사립학교이기 때문에 학교장 재량껏 교사들을 부릴 수 있다,의 의미가 부디 아니기를 바랍니다.

      

넷째, 야간학습은 학생들의 안전문제를 등한시한 계획입니다.

   

학교가 학생들의 하교시 안전문제를 염려해야함은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철성중학교는 하교시 안전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습니다.

   

바로 며칠 전에도 개학과 더불어 발생한 학교 폭력(대전 중학생) 기사가 온 인터넷 사이트를 도배하였고, 해당 교육청은 학교폭력 예방 교육을 한다느니 전문상담사를 파견한다느니 CCTV를 설치한다느니 폭력근절 대책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갖가지 방안을 기획하고 노력을 기울여도 학교 폭력은 줄어들지 않고 더욱더 조직적이고 음성적으로 변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아왔습니다. 그런데 철성중학교는 하교 시간을 늦은 밤으로 변경하면서 학생의 안전에 대한 대책은 전혀 설명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고성읍은 불빛 휘황찬란한 도시가 아닙니다. 철성중학교 주위로는 건물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사방으로 도로가 길게 뻗어 있고 물론 가로등이 늘어서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꺼멓고 덩그러니 놓인 평야는 전답지로, 농촌 고성의 풍광을 그대로 쏟아내고 있습니다. 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은 삼척동자도 아는 것입니다.

   

물론 학교 주위를 벗어나 사람들의 왕래가 있는 주택가로 들어선다고 해도 위험요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 집으로 들어가는 골목골목이 어찌 안전하다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그간 신문지상에서 보아왔던 다양한 류의 폭력사태가 어찌 없을 수 있겠느냔 말이지요. 

   

또한 홀로 혹은 짝을 지어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다가올 유혹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음주나 흡연은 오히려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이며 그 외에도 끔찍한 상황들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으니, 학생들의 하교 안전문제는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닙니다.

   

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마중 나올 것이라는 계산이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만약 그랬다면 크나큰 착오입니다. 여느 농촌지역과 마찬가지로 고성 역시 결손가정이 많은 곳입니다. 조손가정 역시 많은 곳입니다. 누가 매일 밤 그 아이들의 마중을 나간단 것입니까. 안정된 가정이라 하더라도 맞벌이 부부도 있을 것이고 차량이 없는 가정도 많을 것인데, 설령 차량이 있다 하더라도 어찌 매일 매일을 그리한단 말입니까.

   

더욱이 더 큰 문제는 철성중학교 학생들이 고성읍 중심 지역에만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걸어서 20-30분 거리야 그렇다 치더라도 진주 방향의 교사리, 무량리, 마산 방향의 죽계리, 우산리, 통영 방향의 동외리, 월평리 등지에 사는 학생들의 하교에 대해 학교측은 어떤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지요? 학생들을 배정받고 얼마나 신속히 학생들의 가정형편을 조사하여 세운 계획인지 모르겠으나, “낙오자 없는 교육”의 반열에 그 학생들이 열외 대상이 되지는 않겠지요.

   

고성읍이라는 지역 환경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특별한 하교 대책을 세우지도 않고, 무조건 야간학습만 시켜 성적을 올리겠다는 학교 측의 논리 속에 과연 지역정서나 학생에 대한 배려가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묻습니다.            

 

이 글이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다는 비판을 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교육과정에 대한 도전이 결코 아닙니다. 교사의 위신을 떨어뜨리고자 하는 저의도 결코 없으며, 학교의 교육의지를 꺾고자함은 결단코 아닙니다. 단지 급진적이고 권위적이며 무책임한, 학생들의 건강과 안전을 염려하지 않는 일방적인 교육행정은 시정되어야 하겠기에 어렵게, 진정으로 어렵게 글월을 올립니다.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을 추구한다는 교육감님의 말씀을 굳게 믿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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