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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7-04-02 | 수정 2007-04-02 오후 3:56:24 | 관련기사 건
국민중심당 이인제의원이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였다. FTA에 대한 국민중심당 기본 입장과는 달리 한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하였으며, 또한 국회에서 단식중인 김근태 열린우리당 전의장의 행동에 대하여 부정적 시각을 들어내었다.
▲ 국민중심당 이인제 의원
다음은 국민중심당 이인제의원 발표의 전문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막바지 협상이 숨 가쁘다. 한미 정상이 전화 통화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타결인가 아니면 결렬인가!
미국은 세계 최대의 시장이다. 하나의 나라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50개의 나라가 연방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그래서 우리와는 달리 통상에 관한 주도권이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의회에 있다. 의회를 구성하는 각 주(州) 출신 의원들의 입장이 모두 반영되어야 하니 협상도 그만큼 어렵고, 또 가까스로 협정이 체결되어도 의회에서 비준을 받는 일이 간단치 않다.
이렇게 어려운 가운데 협상의 여러 쟁점들이 정리되고 마지막 큰 쟁점 두서너 개를 남겨두고 있는 것 같다. 이 시점에서 FTA 반대 투쟁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당장 농업부문이 큰 타격을 받게 된다. 농민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영화 같은 취약한 분야도 걱정이 많다.
여기에 철학적 관점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자유무역은 곧 세계화로 가는 대로(大路)를 의미하는 데, 세계화는 약육강식을 제도화하여 약자를 더 빈곤에 빠트린다는 것이다. 특히 미국과의 자유무역이 경제의 예속과 우리 사회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나는 이러한 주장을 지지하지 않지만 매우 주의 깊게 경청하고 존중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생존 차원이나 철학적 견지에서 반대 투쟁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 이해관계를 계산하여 반대에 나서는 것은 보기가 민망하다. 정부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었고 또 여당을 대표하던 사람들이 의회 본관 건물에서 텐트를 치고 단식투쟁을 하다니! 이러한 행동은 협상의 진전을 주시하며 노심초사(勞心焦思)하는 국민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 당장 집어치워야 할 것이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우리 사회를 대립과 갈등으로 몰아세우고 어두운 역사의 뒤안길을 헤매던 노 정권이 어느 날 갑자기 한미 FTA를 들고 나왔다. 나는 그 진의(眞意)가 무엇인지 어리둥절하였다. 혹시 미국과의 갈등을 더 증폭시키려는 도구로 악용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들었다. 그러나 이제 그러한 의문은 거의 사라졌다. 노 정권이 진지한 자세로 협상을 타결시킬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부디 최후까지 최선을 다해 협상하고 긍정적인 결단을 내려주기 바란다.
나는 노 정권을 가장 혹독하게 비판해 온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나는 분명히 말한다. 이번에 노 정권이 한미 FTA를 성공적으로 타결시킨다면 그들은 처음으로 시대의 진운(進運)과 입맞춤을 하는 셈이다. 그리고 남은 임기를 그러한 정신으로 마무리한다면 지난날의 과오를 어느 정도 상쇄하게 될 것이다.
세계는 빠른 속도로 하나가 되고 있다. 강대국의 책략만으로 이런 변화가 일어난다는 주장은 옳지 않다. 디지털 기술이 촉발한 지식문명의 물결이 몰고 오는 필연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어느 나라 어느 개인도 이러한 변화의 추세에 저항할 수는 있지만 피할 수는 없다.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용기 있게 대처하는 것이 지혜로운 길이다. 서구에서 일어난 산업문명의 물결이 아시아로 밀려올 때 이를 받아들인 일본이 20세기 강대국으로 부상(浮上)한 역사를 잊어서야 되겠는가.
오늘 우리 사회의 진통은 미국과의 자유무역을 결단할 때 역사적 가치를 부여받게 될 것이다. 옥동자를 낳으면 산모의 진통은 기쁨으로 승화된다. 타격을 입게 될 농업 등 여러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력을 기울이면 극복하지 못할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당장 어려움에 처하는 사람과 기업을 최대한 보호하는 일은 정부의 몫으로 남게 된다.
역사는 정체(停滯)를 용납하지 않는다. 강을 건너 새로운 지평으로 나아가듯, 문을 열고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 굴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경쟁하기 위하여, 일방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의 번영을 추구하기 위하여, 지배당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하기 위하여, 이제 더 활짝 문을 열어야 한다.
나는 우리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우리 기업 하나 하나의 역량을 믿는다. 문을 닫고 그들의 역량을 사장(死藏)시켜서는 안 된다. 지식경쟁에서, 문화 창조에서 우리 국민의 역량이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일이 국가의 신성한 의무일 것이다. 이제 몇 시간 남아있지 않다. 노 정권은 좌고우면하지 말라. 국민에 대해 부끄러움 없이 최선을 다해 협상했다고 자부하면 결단을 내릴 일이다.
오늘의 시대정신은 자유이다. 권력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을 의미하는 고전적 자유가 아니다. 더 넓은 공간에서 마음껏 자기를 실현하는 더 고양된 의미의 자유이다. 미국과의 자유무역은 이러한 시대정신을 구현하는 하나의 관문이 될 것이다.
세계로 나아가는 노 정권의 결단을 기대한다.
대전 인터넷뉴스 이영우 기자(yung642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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