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희 “부정선거 보고 받은 바 없다…” 일단 발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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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부정선거 보고 받은 바 없다…” 일단 발뺌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03  | 수정 2012-05-03  | 관련기사 건

심상정 “비대위 구성 포함 필요하다면 신뢰 회복 위해 모든 노력 다해야”

 

통합진보당이 지난 19대 총선에서 비례대표 후보자 경선 과정에서 총체적 부정 선거 사실이 드러난 후 당 내부는 심각한 혼돈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2일 조준호 공동대표는 지난 3월 17일에서 19일 사이 진행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선거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총체적 부실, 부정 선거 결과가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심상정.유시민 “무거운 책임 느낀다”…부정 선거 재범 이정희, 일단 발뺌하고 본다?

 

이 같은 결과가 발표되자 도덕성이 생명인 진보 정당에서 이승만 정권하에서 벌어진 3.15부정선거보다 더 악질적인 부정선거가 벌어졌다는 비난이 쏟아지면서 통합진보당의 정당 존립 기반마저 위태롭게 됐다.

 

또, 공동대표단인 심상정, 유시민, 이정희 대표는 공동 대표직 사임이냐 혹은 이번 부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당권파 대표인 이정희 대표 단독 사퇴냐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부정선거 결과가 당대표단에게 보고된 후 당기무회의 등 당 내부적인 절차를 거쳐 추후 정확한 진상 파악과 함께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그러나 일단 당권파인 구 민주노동당계의 경기동북부의 권력을 향한 썩은 야욕이 지난 총선의 야권단일화 과정에서 벌어진 이정희 대표(서울 관악을)의 경선 여론조사 이후 또 한 번 발각 되면서 통합진보당은 말 그대로 수습할 수 없는 ‘멘탈 붕괴’ 사태에 이르렀다.

 

과거 2008년 초 민주노동당 시절 구당권파인 경기동북부(NL계열)와 PD계열인 심상정, 노회찬 파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분당 사태까지 겪었던 사태가 지난 총선 과정에서 가까스로 수습되면서 세 부류의 세력이 합쳐진 통합진보당(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일부세력)이 이번 사태로 또 한 번 풍비박산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심상정 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실체적 책임, 도의적 정치적 책임, 개선 방안, 그리고 필요하다면 비대위 구성을 포함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진보정치를 지지하고 성원해주신 국민들이 느끼실 충격과 실망감, 그리고 통합진보당과 함께 연대하고 협력해왔던 진보진영, 민주당이 겪을 당혹감. 이 엄청난 책임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참 막막할 뿐”이라며 “공동대표의 한 사람으로서 참 막막할 뿐이다.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거듭 고개를 조아렸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서 지난 15년간 풍찬노숙하면서 힘겹게 쌓은 진보정치의 신뢰기반이 뿌리 채 흔들리게 됐다”며 “당원들의 자부심과 국민들의 신뢰가 있어야 당을 살릴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생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더라도 당의 낡은 관행, 유산을 분명하게 쇄신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당의 위기를 극복하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시민 대표도 “우리가 이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 앞에 책임지기 위해서는 밝힐 것은 밝히고 고칠 것은 고치고 바로 잡을 것은 바로 잡고 혁신할 것은 혁신하는 것이 제대로 책임지는 행동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방식으로 책임지는 것이 가장 합당할까에 대해서는 고민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당권파, “진상조사위원회 결과 보고 공정성.객관성 문제제기…이정희 의중 반영”

 

그러나 당권파 중에서는 조준호 공동대표의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불만을 품고 조사 결과의 공정성과 객관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당권파 이의엽 상임선거대책본부장(공동정책위의장)은 조준호 공동대표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인 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자청하고 “총체적 부실 부정선거라고 했는데 아직 진상조사보고서가 안 나왔고 그래서 사실관계가 명확히 해명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 본부장의 발표는 이정희 공동대표와 상의에 의해 이뤄진 것이며 이 대표의 의견으로 봐도 무방하다고 한 바 있다.

 

이 같은 태도를 미뤄 볼 때 이미 부정선거 재범인 이정희 대표는 즉각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사태를 축소 또는 발뺌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 어려운 상태다.

 

이정희 대표는 3일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국민 여러분과 당원들께 깊이 사죄드린다. 저 스스로 집행책임자들의 맹성과 부정투표 관련자들의 통렬한 반성, 통합진보당의 재기를 위하여 가장 무거운 정치적, 도의적 책임을 지겠다”면서도 “진상조사위원회가 결과를 발표했지만 아직 공동대표인 저도 보고서를 받아보지 못한 상태”라고 일단 한 발 뺐다.

 

그는 당권파의 압력이 작용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통합진보당의 공동대표로서가 아니라, 또는 어떤 사람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지를 떠나서 제 양심에 기초해 오직 진실의 힘을 믿고 이 사태를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떤 경선 후보자들에게, 어떤 부정의 경과가 담긴 표가 주어졌는지, 저는 백지상태”라고 거듭 발뺌했다.

 

그는 “사실 더도 덜도 없이 낱낱이 드러내고 근거가 부족한 의혹이나 의심에 기초한 추측을 배제한 후 행위 정도에 따라 관련자들의 철저히 책임져야 한다”며 “개인 사이의 관계, 또는 유관단체와의 관계, 그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고 사실관계를 완전히 밝히고 빠짐없이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일단 본인의 정확한 거취 표명은 ‘철저한 조사 후’로 미뤘다.

 

이 같은 이정희 대표의 태도에도 ‘위악적’이라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거기다 이미 벌써 한 번의 부정 선거 사실이 발각 된 이정희 대표였다. 한 마디로 이 대표는 재범이다.

 

그는 야권단일화 경선 과정에서도 여론조사 조작 문자를 살포한 혐의가 드러나자 “이런 일이 한 선거 캠프에서만 벌어진 일도 아니”라고 상대측 후보자도 공범으로 함께 엮었던 전력이 있었다.

 

그 뿐 아니라 당시 경기동북부의 실체가 드러나자 “존재하지도 않고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본인은 알지 못한다”고 부인한 바 있으나 이 또한 심상정 대표가 경기동북부의 실체를 시인하면서 거짓인 것이 드러났다.

 

야권연대한 민주당도 당혹해 하고 있는데…

 

이 대표가 점점 부인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미루는 사이 이 대표와 당권파에 대한 비난 여론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한편, 이 같은 부정선거 진상조사결과가 발표되자 통합진보당 홈페이지에는 당원들의 항의 글과 함께 탈퇴 글이 무더기로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이번 통합진보당의 최악의 부정선거 사태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 되느냐에 따라 당권파와 비당권파의 갈등이 어떻게 해결될 지 아직은 파악이 힘든 상황이지만, 사태가 이렇게까지 악화된 이상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기 힘든 상태인 것만은 분명하다. 더불어 진보진영 전체에 적잖은 타격을 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상태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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