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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현 기자 | 입력 2017-05-26 오후 12:00:19 | 수정 2017-05-26 오후 12:00:19 | 관련기사 건
잘 때마다 칭얼거리는 아이가 평소에 입을 벌리고 있다면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의심해보자.
생소하지만 의외로 흔하고 위험한 질병이다. 간단한 절제수술로 치료가 가능하지만 모르고 방치하면 얼굴이 변형될 뿐 아니라 성격 장애까지 일으킬 수 있는 질병,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주목하자.
학습 장애, 중이염·부비동염 등 합병증 유발
6살 성현이(가명)는 항상 코가 막혀 입을 벌리고 숨 쉬는 경우가 많으며 밤에는 어른처럼 코를 곤다. 자는 모습을 보면 등을 대고 바로 누워 자는 경우보다 엎드려 자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감기라도 걸렸다하면 코골이뿐만 아니라 호흡이 막히는 증상까지 있어 부모님의 마음을 졸인다. 그동안 근처 병원에 가면 항상 ‘비염이 좀 있네요’, ‘편도가 좀 크긴 한데 성장하면서 작아질 겁니다’하면서 약을 처방해주는데 큰 효과는 없었다. 그런데 얼마 전 이비인후과에 갔더니 편도가 많이 크고,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다고 ‘편도-아데노이드’ 수술을 권유받았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수술을 받은 후, 성현이는 언제 그랬냐는 듯 코 막힘이 없어지고 코골이도 없어졌다.
위의 사례는 진료할 때 가장 흔하게 접하는 아데노이드 비대증 환자의 병력이다. 아데노이드란 비인두의 상벽과 후벽에 위치한 소엽상의 림프조직으로 이 조직이 증식하는 것을 아데노이드 비대증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아데노이드는 출생 시 매우 작으나만 1~4세까지 면역작용이 증가하면서 점점 커지고 그 이후 퇴화한다. 하지만 반복되는 바이러스성 또는 세균성 감염, 병원균의 군집, 간접흡연 등으로 아데노이드의 정상 세균총과 면역반응 간의 평형이 깨지면서 크기가 커지게 되어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아데노이드 비대증이 있는 아이는 편도 비대증도 같이 동반되는데 이러한 경우 목 속은 편도 때문에 막혀 있고, 코 뒤는 아데노이드 조직에 의해 꽉 막히기 때문에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 무호흡증이 생겨 깊은 잠을 잘 수가 없게 된다.
소아가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되면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성장호르몬 분비 감소로 인해 또래 아이들보다 키가 작다. 또한 뇌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쳐 집중력이 또래에 비해 낮아 산만해진다. 그밖에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인해 귀와 연결되는 이관(유스타키오관)이 막혀 중이염도 자주 생길 수 있으며, 코로 공기가 잘 통하지 않으므로 부비동염(축농증)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쉽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을 방치하면 오랜 기간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되어 얼굴의 길이가 길고 아래턱이 후방으로 치우쳐 치아의 교합이 잘 맞지 않는 소위 ‘아데노이드형 얼굴’의 안면골 변형이 나타날 수 있다.
X선 검사 진단과 수술로 쉽게 치료 가능
아데노이드 비대증은 X선 검사, 내시경 검사 등으로 진단할 수 있으며, 두개 측면 단순촬영에서 관찰되는 아데노이드-비인두의 비율은 임상증상과 밀접한 연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시경으로는 후비공이 아데노이드 조직으로 폐쇄되는 것을 관찰할 수 있으며, 아데노이드염이 있는 경우 표면의 농성분비물을 확인할 수 있다.
아데노이드 비대증의 치료는 아데노이드를 수술로 제거하는 것이다. 수술의 적응증은 아데노이드 비대증으로 만성 삼출성중이염, 만성적인 코막힘, 심한 구강호흡과 코골이, 수면무호흡증, 두개안면발달이상소견을 동반하는 경우다.
수술은 대부분 전신마취 하에 시행되며, 과거에는 수술 후 재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으나 최근에는 대부분의 병원에서 미세흡인절삭기나 고주파 절삭기 등을 이용해 아데노이드를 대부분 제거할 수 있기 때문에 재발률이 매우 낮아졌다.
간단히 치료할 수 있는 병증을 방치해 자칫 문제를 키울 수 있다. 아이의 잠버릇, 호흡상태를 유심히 지켜보는 한편 평소 검진을 받게 해 아데노이드와 함께 문제의 싹을 자르는 것이 좋겠다.
자료제공 :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경현 기자 bghhyon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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