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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09-08-31 오후 12:23:06 | 수정 2009-08-31 오후 12:23:06 | 관련기사 건
일요일이었던 30일, 몇 달에 한 번 찾아오는 다섯 번째 일요일. 주변 산을 찾았습니다. 산행 시종일관 구름 속에 가려진 태양으로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간혹 촉촉이 실비마저 내려주니 등산하기로는 최상의 날씨였습니다.
이날 산행은 옥수골에서 적석산 정상을 거쳐 구만리 주평리 쪽 옥수암으로 돌아내려오는 약 3시간 코스를 선택했습니다.
세상이 이토록 요동쳐도 산은 언제나처럼 그렇게 있었습니다. 산을 오르는 동안 간간이 불어오는 알 수 없는 싱그러운 내음은 일상에 찌든 몸과 마음을 씻어 내리기에 충분했습니다.
해발 497m 적석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고성일대의 산과 들과 바다는 카메라에 담기마저 성스러워 보였습니다.
▲ 막 깎아 놓은 것인지 밑에 나무조각들이 생생한 채 널려있다.
하산 길, 뜻밖의 조각 작품이 단번에 일행들의 마음을 질서정연과 차분함으로부터 마구 흔들어놓았습니다.
우리와 마주하며 산을 오르던 어떤 이가 ‘주름이 두 줄로 된 것은 일제(日製) 입니다.’라고 해 속웃음만 짓던 일행들을 크게 한바탕 웃게 했습니다.
▲ 저렇게 주름이 두 개 있는 건 일제란다.
왜 그게 사람을 비실비실 쓸데없이 웃게 만드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참 기이한 물건임은 틀림없나 봅니다.
아마 그날 적석산을 오르고 내렸던 모든 이들이 크게 한바탕 웃었을 것 같습니다. 물론 혼자서 올랐던 사람은 산행 내내 ‘양놈 빈 지갑 주은 것처럼’ 비실비실 웃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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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여자분은 만지니 손에 착 달라붙는다고 말한다. 물론 소나무를 깎아서 송진이 베어나와 손에 달라붙는다. 그런데 어감이 참 착 달라붙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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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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