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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기자 | 입력 2021-09-27 오전 09:47:00 | 수정 2021-09-27 오전 09:47:00 | 관련기사 건
- 외면할 수 없는 풍경들 소설로 그려내
경남 고성에서 활동하는 황보정순 소설가가 2018년 소설집 ‘석산’에 이어 다섯 번째 소설집으로 장편소설 ‘장산숲’을 창연출판사에서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내놓았다.
‘장산숲’은 고성군 마암면 장산리에 자리 잡고 있는 숲이다. 고성의 9경(景) 가운데 하나인데, 경상남도 기념물 제86호로 지정돼 있다. 지난 2016년 큰 인기를 끌며 방영됐던 KBS2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촬영지로 그 아름다움을 전국에 알렸던 장산숲이 최근 JTBC드라마 ‘꽃파당’ 방영으로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소설 속 주인공 기영은 선원으로 일을 하다가 농사를 짓고 있다. 정신병을 앓는 아내 수연으로 인해 늘 마음은 황량하기만 하다. 그 허전함으로 잠시 한눈을 팔기도 하지만 이내 자신의 자리로 돌아온다. 하지만 현실은 변함이 없다. 장산숲을 배경으로 농촌 소시민들의 삶을 들려주고 있다.
장산숲은 동네에서 바다가 보이면 상서롭지 못하다 해서 결점을 보완하기 위해 조선 태조때 호은 허기 선생이 만든 일종의 인공 숲이다.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장산숲 같은 처방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한다.
황보정순 소설가는 작가의 말에서 “욕망과 체념으로 얼룩진 어귀에서는 여전히 시답잖은 소문이 나돌았다. 그들은 혀로 인한 아픔을 갖고 위로가 되는 말을 읊조렸다. 처음처럼 아주 사소한 일은 착각이었을 뿐 몰랐던 일들이 많았다. 결국에는 진정되는 기미가 보이지 않더니 추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에 가슴 아파했다. 그럴 필요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삽질을 하다가 바다 끝에서 기쁜 소식이 들려오기를 기다렸다. 바다는 햇살이 반짝이는 날이 많았으며 눈부신 기운은 나의 주변까지 따뜻했다.”고 말하고 있다.
이어서 “계속해서 시비는 잇달았다. 파르스름한 바닷바람 냄새가 장산숲으로 불어왔다. 바다와 그다지 멀지 않았다. 바다로 나가면 넉넉할 줄만 알았던 삶의 목표가 따랐다. 의욕이 넘치는 꿈을 바다에 저당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삶이 그렇듯 기막힌 세월을 가슴 아파할 때가 많았다. 때로는 허공에 대고 중얼거렸다. 믿고 의지하였던 서로의 가슴을 질리게 하는 날도 반복되었음을 안다. 침묵으로 일관하며 억장이 무너지는 상황도 많았다.”고 말한다.
우리 삶도 누구나 행복하고 멋지게 살고 싶지만 물질 면에서나 가족사로 인해 평온치 못한 현실에 직면한 이들이 많다. ‘장산숲’의 소설 주인공인 기영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기영의 삶에서 우리 자리를 소설 속에서 돌아보게 한다.
경남 양산에서 태어난 황보정순 소설가는 2003년 玉露문학(公友신인상) 소설로 등단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7년 첫 장편 『피앙새』를 출간했다. 주요 작품으로 장편소설 『바람의 벽』 『석산』 『장산숲』이 있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 3회 창작지원금을 받았다. 소설집으로 『낭도의 봄』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경남문인협회, 경남소설가협회, 고성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 하고 있다.
김미화 기자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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