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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 입력 2011-06-16 | 수정 2011-06-16 오후 3:46:33 | 관련기사 건
- 단아한 돌담길의 정취와 고즈넉한 시골마을의 넉넉한 풍경 통해‘느림의 미학’만끽
- 돌, 황토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돌담만이 가진 독특한 곡선미와 자연미 수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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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세월 비바람 견뎌온 돌담, 고향집에라도 들른 듯, 포근함으로 다가서고 분주함에 너무나 익숙해진 우리네 일상과는 사뭇 다른 ‘느림의 미학’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고성군 하일면 학동 돌담길이다.
고성군 하일면(下一面) 학림리(鶴林里)에 있는 학동마을은 단아한 돌담길의 옛 정취와 고즈넉한 시골마을의 넉넉한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 돌담장이 옛모습 그대로 가장 잘 보존된 이 마을은 2006년 6월 19일 등록문화재 제258호로 지정된 전주최씨 안렴사공파의 집성촌으로 1900년대에 들어오면서 150여 세대가 모여 살았으나 지금은 50여 세대 1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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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발자국 화석과 공룡박물관으로 유명한 상족암군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이 마을은 학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 학동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마을 어귀에는 `鶴洞`이라 새겨진 큰 바위가 길손을 맞는다.
학동마을의 돌담장은 돌과 황토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돌담만이 가진 독특한 곡선미와 자연미가 빼어나다. 처음 마을을 개척하면서 얻어진 돌과 흙으로 바른층 쌓기를 했는데 그 모양새가 가히 예술적이다. 담 위에 개석이라는 널찍한 돌을 얹어 담을 보호하고 있는 것도 재미있다. 차곡차곡 쌓아올린 돌 하나에는 3백년의 역사와 정성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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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에서 출토되는 황토에는 골재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굳게 되면 단단해지고 오랜 세월이 흘러도 잘 변하지 않는 특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돌담에 쓰인 돌은 변성암 계통의 점판암으로 마을 뒤에 있는 수태산에서 채취했다고 한다.
이 마을의 오래된 담장과 고가는 마을을 감싸고 있는 대나무 숲과 잘 어우러져 특별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참봉댁으로 불리는 최영덕씨 고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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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면7칸 측면4칸의 전통목조 건물인 사랑채를 포함한 모든 건물은 일자형 평면 구조로 우진각 지붕의 안채 외에는 모두 판작 지붕 건물이다. 사랑채 마루에는 사철 햇볕과 바람이 잘 들어오고 집 뒤의 대밭은 사철 푸르러 언제나 청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밖에 경상남도 문화재 자료 208호로 지정된 육영재는 문중의 후세를 교육하기 위해 1723년에 마을 옆 서쪽 계곡에 세운 서당으로 한국전쟁 때 이 부근 하일국민학교가 불탔을 때는 초등학교 전교생이 4년간이나 여기에서 공부를 했던 곳이기도 하다.
담장너머로 수줍게 얼굴을 내민 붉은 장미와 진녹색의 담쟁이 넝쿨이 어우러진 돌담길을 따라 아이의 손을 맞잡으며 아련한 옛 정취를 느껴 보는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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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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