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지역자활센터 진정한 '자활'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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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지역자활센터 진정한 '자활'로 거듭나야

한창식 기자  | 입력 2012-08-02  | 수정 2012-08-07 오전 10:41:22  | 관련기사 건

어제(2일) 고성지역자활센터에서는 작은 소동이 있었다. 그 소동의 핵심은 자활근로자로 있는 김현상 씨(56, 하일면 용태)가 이날부로 자활근로 자격을 박탈당하고 쫓겨난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고성지역자활센터는 고성자활센터장과 실장, 과장 등 모두 4명이 자활근로자 김현상 씨에 대한 징계여부를 놓고 인사위원회를 열었는데 센터장을 비롯한 이들 4명 모두는 사용자의 입장이고 김현상 씨는 노동자 입장에서 이른바 인사위원회가 열렸다.

 

▲ 고성지역자활센터 김현 센터장, 기자들과 고성군청 담당 공무원 앞에서 자신의 입장을 설명하는 자세.

 

센터 측에서 자격박탈 사유를 제시하는데 아무리 봐도 석연치 않다. 김현상 씨가 센터 측에 눈에 거슬리는 존재였던 것으로 여겨진다.

 

사용자들이 눈에 가시 같은 존재를 그냥 둘리 만무하다. 당연히 쫓겨나고 마는 결정이 날 수 밖에 없다. 김현상 씨 앞으로 한 달에 82만원 지원되던 지원금부터, 단돈 1원도 국가로부터 지원받지 못해 당장 생계가 막막해지게 된 것이다.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는 인사위원회 정도라면 적절한 인원수에 지역 명망가나 외부인사도 들어있고 해서 객관적이고도 공정하고 신중한 결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센터장이 임명한 부하 직원들로 구성된 인사위원회에 객관성과 공정성을 요구 한다는 것이 솔직히 어불성설이다. 당연히 김현상 씨는 자활근로자 자격을 박탈당했다. 말하자면 해고당한 것이다.

 

그런데 웃기는 것은 지역자활센터에는 인사위원회 같은 규정이 없다. 자활근로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센터장이 ‘이제 그만 나오시오’하면 그걸로 끝이다. 이번 인사위원회는 한마디로 센터 사무실 간부들끼리 모여앉아 폼 잡고 쇼를 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은 이런 인사위원회로 자기들은 나름대로 해고를 위한 모양새를 갖췄다는 것이다. 센터장이 자신의 부하직원들인 실장과 과장들의 의견을 들어서 해고 결정을 내렸으므로.

 

그 해고 결정이라는 것이 너무나 궁색하다. ‘센터 동료 여성과 폭언 폭행이 있었고, 휴무일 자동차를 운전하다 접촉사고를 내 물의를 일으켰고, 센터 내에서 일어나는 일을 외부에 진정하는 행위로 센터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해고 사유라는 것인데 그 내막을 좀 더 들여다보면 좀 치졸하다 싶을 정도여서 일일이 거론하지 않는다.

 

김현상 씨는 ‘자신이 쫓겨남으로 끊기게 될 생계지원비와 자활근로를 통해 얻게 되는 얼마를 더해 모두 80여만 원 남짓한 돈을 매달 못 받게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만, 여기 자활근로자들은 대부분 나이 많은 어른들이고 힘없는 소외계층 사람들이다. 그렇지만 센터 구조상 센터장이 무소불위의 권한을 행사해도 누구하나 「해고」의 위협 속에 한마디 불평도 할 수 없다. 저 같은 경우 자활근로자 상조회장과 경남자활주민대표 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데, 나 같은 사람조차 센터장이나 사무실 간부들에게 이렇게 당하는데 내가 떠나고 나면 나머지 사람들한테는 어떻게 하겠는가를 생각하면 결코 가만히 이들을 두고 볼 수는 없다는 생각에 교구청과 언론사 등에 진정을 넣게 됐다‘고 밝혔다.

 

▲ 소명을 하기 위해 인사위원회에 나온 김현상 씨는 `자리에 앉지도 말고 사무실 전화도 쓰지말라`는 센터 실장의 엄명에 계속 서 있어야만 했다.

 

김현상 씨는 귀농인으로 가톨릭 마산교구장으로부터 하일면의 수태분교를 맡아 관리하라는 부탁을 받고 지난 1999년부터 고성군 하일면 용태마을에 내려와 가톨릭 선교활동과 더불어 친환경유기농법과 특히, 돼지 분뇨에 관한 독보적 연구를 진행해 십 수 년의 노력 끝에 지난 6월 19일 특허청으로부터 돼지 분뇨 처리 시 발생하는 독특한 냄새를 없애는데 대한 발명 특허를 받았다.

 

김현상 씨는 또 2005년 국가균형발전위가 추진했던 지역 신활력사업에도 자신의 축분처리 아이디어를 제공해 고성군이 60억 원의 신활력사업비를 받는 데에도 크게 기여했던바 있다.

 

얼마 전 김현상 씨는 또, 자신의 연구로 뛰어난 성능의 친환경세제를 개발해 자활공동체 창업으로 시장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센터에서 전혀 도움을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있다고 불평이다.

 

실제로 고성지역자활센터에는 13명 내외로 구성된 청소사업단과 주차사업단 복지사업단 전통사업단 푸드뱅크와 나눔뱅크 사업단 등이 있는데 김현상 씨가 소속된 청소사업단에서는 그동안 1억 원이 넘는 금액을 센터에다 적립해 두고 있는데 이들 돈에 대한 정확한 액수 등 전반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 문제는 자활근로자들이 매우 궁금해 할 내용이다. 묻기 전에 먼저 ‘오늘 부로 ○○사업단은 얼마의 적립금이 모아졌다’고 미리 밝혀줘야 마땅하다. 사실 이런 문제로 근로자들이 ‘우리가 지금까지 적립한 액수를 알고 싶다’고 먼저 요구해오면 센터 측에서 기분 상하게 생각한다거나 해서는 안 될 일인데 지금처럼 갈등을 겪어왔다면 이게 실제로 그럴 것이다.

 

실제로 고성군청 김익권 기초생활 담당도 이날 센터장에게 ‘왜 김현상 씨 같은 사람을 공동체로 안 내 보내주느냐’고 물었는데, 센터장 답변이 가관이다. ‘망 할까 싶어서 공동체로 내 보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센터장의 이런 답변은 자활센터 측이 자활근로자들을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자활근로자들은 힘없고 가난하고 나이 많은 사람들이 주를 이룬다. 해고 위협에 82만원 지원금이 날아갈까 전전긍긍하고 이들 앞에 주억거릴 수밖에 없다.

 

그런데 김현상 씨는 이런 부류와는 다르다. 공부하고 노력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데다 자신의 연구노력 결과로 특허까지 받았다. 공무원세계에서도 그를 잘 안다. 고성 군수도 의회 의원들도 지역 언론사에서도 그를 잘 안다. 기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김현상 씨는 의령군에 무려 네 시간 동안의 특강을 하러 가 강의 진행 중에 있다.

 

묵묵히 지역을 위해 노력하는 성실한 사람으로 다들 알고 있다. 왜 김현상 씨인들 사람으로서 실수가 없겠는가.

 

지역자활센터는 김현상 씨처럼 실업 상태에 있거나 기술력과 자금부족 등의 이유로 일할 기회를 찾기 어려운 취약계층에게 일할 기회를 제공하고 안정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삶의 희망을 찾고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하는 곳으로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라 보건복지가족부로부터 지정 받은 기관이다.

 

지역자활센터의 설립목적은 협동생산과 나눔의 이념과 정신을 기반으로 저소득 주민의 자활자립을 지원해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인간의 가치가 우선하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기여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보고, 그 목적에 부합하기 위해 센터 측도 자활근로자 측도 열심히 노력해야 된다. 모두가 국민의 혈세로 이뤄지는 사업이기에 더 그렇다. 수많은 사람들은 ‘자활’이라는 용어만 들어도 도와야 되고 같이 가야만 하는 힘든 그들을 떠올린다. 그들 자활근로자를 통제하고 다스리는 위치에 있는 센터가 더 넓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가톨릭 마산교구에서도, 고성 성당에서도 신성한 가톨릭 이미지가 손상되지 않도록 고성지역자활센터에 관심을 가져주기 바란다.

 

 

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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