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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08-02-28 | 수정 2008-02-28 오후 8:02:43 | 관련기사 건
고성군청 운전 기능직 故 이명갑
20년 동안 몸 바쳐 일해 왔던 삶의 터전을 그렇게 떠났습니다.
배운 게 운전이라 여느 공무원처럼 버젓한 대접 한번 제대로 못 받아보고 기능직으로 밤낮 주야 가림 없이 운전만 하다 차디찬 주검이 되어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들을 두고 그렇게 홀로 떠났습니다.
법이 없어도 살 수 있었던, 세상 어떤 누가 자신을 욕되게 해도 용서할 준비가 되어있었던 착하디착하던 그는 이제 이 세상에 없습니다.
우리 곁을 떠나는 순간까지 안전하게 직장 동료들을 출근시키기 위해 운전대를 잡았습니다. 가슴이 답답해 오며 칠흑 같은 어둠이 몰아쳐 이 세상을 다하는 순간 어느 누구도 그에게 손 길 한번 제대로 주지 못해 남아 있는 사람들은 모두가 죄인일지도 모릅니다.
주말이면 주말대로 휴일이면 휴일대로 더 바빴던 때가 그 얼마였는지 기능직이 아닌 사람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제는 다 커버렸지만, 사랑하는 아이들 손잡고 그 흔한 여행한번 제대로 못 해보고 키웠던 것이 얼마나 가슴 아팠을까 생각해보면 마지막 그 순간 편하게 눈을 감지 못했으리라는 생각에 남아있는 우리는 몹시 괴롭습니다.
이명갑 님. 들었습니까?
당신 아내의 처절했던 절규를.
“여보, 나쁜 것은 다 버리고 좋았던 것만 가져가세요.”
“당신 동료들 모두가 이 자리에 이렇게 있는데 왜, 당신만 없나요?”
운전 기능직으로 제대로 어깨한번 펴보지 못하면서 죄인처럼 살아왔던 지난날은 이제 잊고, 기능직도 비정규직도 일용직도 구분 없는 평등의 세상에서 땀 흘려 일한 만큼 대가를 받고 차별 없는 대우를 받는 당당한 남편이 되고 아버지가 되어 달라는 사랑하는 아내의 비통한 울부짖음을 들었습니까?
이명갑 님.
장백재를 넘어가며 마지막 보았던 푸른 하늘이 이제 당신의 안식처입니다. 당신 아내의 마지막 당부처럼 이승에서의 나쁜 것은 훌훌 다 버리고 좋은 것만 가져가 당신 사랑하는 아내와 두 아들의 앞날을 밝혀주고 지켜주기 바랍니다.
이명갑 님.
부디 영면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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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명갑 씨, 노제 마치고 이화공원묘지에 안장 돼
지난 26일 자신이 근무하던 고성공룡박물관으로 동료직원들을 태워 출근하던 중 갑작스런 심근경색 증세로 유명을 달리한 고성군청 소속 운전 기능직 故 이명갑 씨에 대한 노제가 오늘(28일) 오전 자신이 20년 동안 몸 바쳐 일해 왔던 고성군청 앞마당에서 수많은 동료들의 애도 속에 있었다.
이날 노제는 고성군청 공무원노동조합에서 마련한 것으로 이학렬 고성군수를 비롯해 조인용 노조위원장과 고성군청 全실과사업소장 및 선후배 동료 직원들의 애도 속에 진행되었다.
이날 노제에는 조인용 노조위원장의 추도사와 동료였던 강선영 씨의 애도사에 이어 고인의 두 아들들의 마지막 인사와 헌화를 끝으로 노제를 마친 뒤, 故 이명갑 씨는 장지인 이화공원묘지에 안장됐다.
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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