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소리새]님의 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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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소리새]님의 詩

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6-09-18  | 수정 2006-09-18  | 관련기사 건

고성인터넷뉴스 독자이신 `소리새님의 처절한 시 한수를 감상해보십시오. 농촌을 지키고 살아가는 평범한 촌부의 한과 서러움, 고향에 대한 사랑이 한 줄 한 줄 절절히 베어있습니다.

 

`소리새

골프장온다는 소리를 들으며...... 


인생을 이야기하기에는 아직은 젊은 나이, 

허나 길고긴 촌놈의 세월이 

고단한 육신을 늙은이로 만들어 감을 느낄 때, 

나의 삶에도 허무와 무상이 

언제나 같이함을 느낀다. 


촌놈으로 태어나 쌔가 빠지게 진탕 고생만 하다가 한줌의 흙으로 

되돌아가겠지만 그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촌놈의 삶이며 

나는 그것보다 더 중한 것은 

오직 사람답게 살아온 과정이 더욱 중함을 느낀다. 


살되 값지고 행복하게 그리고 인생에 가치가 있는 유익한 삶을 

보람 있게 살아보자는 것이 우리 촌놈에게 주어진 

공통의 자존심 아닌가. 


그런데 이게 뭔가? 


아 ! 전국에 흩어져 있는 모든 내 고향사람들이여 ! 

우리 서로 가슴을 맞대고 똑똑한 저들에게 물어보자. 


어떻게 살아온 촌놈인데, 어떻게 키워온 이 고성의 경제인데, 

오늘의 번영을 구가하는 그 근원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 나게 하고 


배추, 마늘, 양파 값, 쌀값, 돼지 값, 니네들  × 꼴리는 대로 

수입해서 지랄하고, 


농협 놈들 배 터져도 찍소리 못하고 살아온 

바로 오늘도 손이 터지고 

허리가 굽어지며 피를 토하고 농사를 짓는 

촌놈들의 그 투혼으로 몸을 태워 

고성의 고픈 배를 채워 왔건만, 

 

그 농부의 자식인 촌놈들은 

이다지도 살기가 힘들고 푸대접을 하며 

별반 노력 없이 남의 등쳐먹은 

저-놈들은 왜 저다지도 잘사는가? 


우리는 부자도 재벌이 되기도 싫다. 


개발과 발전이란 미명으로 

골프장이니 뭐니 하면서 

시골을 황무지로 

만드는 ㄱ ㅐ새ㄲ ㅣ들아, 

개구리 올챙이 시절을 되돌아보자. 


경제를 말하면서 

더 이상 더러운 아가리로 농촌을 희롱하지마라. 

이런 제도 밑에서 선진한국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도 추운겨울 말라죽은 풀잎처럼 

농부의 끈질긴 생명체인 외고집은 

개발과 발전이란 편법의 권력 앞에 야합한 

더러운 발길에 차여 

한없는 우수의 흐느낌 속에서도 

꺼져가는 경운기 전조등 밝히며 

농사만을 부여잡고 죽어가고 있는 

그 농부의 아들인 촌놈은 

치유할 길 없는 서러움의 눈물을 

폭포수처럼 흘리고 있다. 


제발 세파여 

근검절약과 몸으로 때워 

양심을 먹고사는 나약한 농부를 

돌팔매질 말아다오. 


있는 놈들 세상에 쫓겨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촌놈의 육신은 

피고름만신창이가 되고, 

세상의 그늘진 밑바탕을 움츠린 두발로 기고, 

 

기를 펴지 못해 악을 쓰며 

오줌 누고 × 볼 시간도 없이 살아가는데 

그것마저 있는 놈들에게 짓밟혀 

서러운 나이를 보태며 새끼들의 양육에 지쳐 

낯설고 외로운 고도에 앉아 서러운 자아를 잃어갈 때, 


없이 살아온 촌놈들의 최후의 몸부림은 있는 놈도 없고 

없어도 그다지 서럽지 않는 내 고향 


산천에서 반가운 얼굴들과 텁텁한 막걸리 한 사발에 

풋고추 된장에 찍어 훈훈하고도 짜릿한 고향의 인정 많은 

사람 사는 이야기 찾아 나서면 세속에 찌든 진토의 허영을 

잠들게하고, 추억을 물어나르는 풀벌레의 자장가속에 


가을비 축축히 

내 빈 가슴을 묵중하게 채우는 자연의 품속에서 

병든 중년의 마음은 환희를 되찾고 

산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데, 


이게 뭔가...... 


똑똑한 놈들아! 


먹고 살기가 막막하여 

도회로 떠난 농부의 아들딸들이 

희망의 가을들판을 향하여 

농촌을 되찾아 일어설 때 촌놈은 

고성경제의 산 증인이 되어 고향산천에 

아름다운 열매로 꽉 채울 것을 확신하고 

고성농어민의 창창한 발전을 기원하며 


촌놈의 한탄을 가을비에 뿌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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