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놈 보고 로또 사면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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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 보고 로또 사면 1등

한창식 기자  | 입력 2006-09-16  | 수정 2009-11-10 오후 4:35:37  | 관련기사 건

- 목숨을 건 역주행

 

위풍당당

아직 겨울잠을 준비하기에는 이른 시기.

나들이를 나온 두꺼비의 주말이 위태롭기 그지없다.


놈은, 국도 33호선 이당리 면전마을 앞에서,

무사히 200여 미터를 역방향으로 종주하고 숲으로 사라졌다.

 

▲ 이 놈 고향엔 이런 아스팔트 벽이 없을텐데....

무료하기만한 아스팔트.


무언가 심상치 않게 성큼 눈앞에 나타나 자칫 조수석 쪽 타이어로 깔아버리려는 순간을 모면하고 비상등을 켜고 급정차 한 후 카메라를 들고 쫓아 올라갔다.

 

어흠!

주말, 어디론가 달려가던 차량들도 갑작스레 발견한 이놈을 알아보고 간신히 곡예운전 하듯 타이어를 그놈으로부터 돌려 지나간다.


한 대, 두 대 .  .  .  .


이놈도 무사히 갓길에 닿았다 싶은지 느긋하게, 체면을 잃지 않을 만한 근엄한 모습으로 도로를 거슬러 오른다.

 

 

어서 찍고 비키셔.

 

가끔 멈춰서 카메라를 향해 포즈도 취했다가

어떨 땐 어서 비켜나라는 듯 꾸역꾸역 앞으로만 간다.

 

이 놈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인공물, 온갖 무게를 다 짊어지고 가는 듯하다.

 

가거라. 자연으로. 가끔 돌아와 우리를 가르쳐 다오.

 

갓길 턱을 오를 때 잠시 포즈를 취해주고 숲으로 사라졌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이 황량한 길은 이놈에게는 황천길에 다름아니다.

어서 가서 우리 고성군에 너 닮은 복이나 잔득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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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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