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磁器) 만들며 자기(自己) 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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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磁器) 만들며 자기(自己) 반성

이둘남 기자  | 입력 2008-03-20  | 수정 2008-03-20 오후 6:16:45  | 관련기사 건

- 통영보호관찰소, 폭력사범의 범죄성 치료를 위해 도예치료교실 운영


콘크리트화 되어 있는 도시를 떠나 흙이라는 자연적인 요소를 이용해 범죄자들의 심성을 순화하고 치유하는 도예치료기법이라는 이색 프로그램이 도입됐다.

 


통영보호관찰소(소장 윤종철)는 18일과 20일 양일간 폭력 범죄로 수강명령을 부과 받은 폭력사범 21명을 대상으로 도예치료라는 이색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하고 있다.


도예치료란 내담자에 대해 점토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도록 한 후 그것을 보고 그 사람의 정서 상태를 진단하고 회복을 돕는 심리 치료의 하나다. 정서적으로 산만하거나 불안정한 폭력사범에게 촉촉하고 말랑말랑한 흙을 손으로 주무르는 도예활동으로 에너지를 발산하게 해 정서적 안정감과 집중도 있는 창조활동을 유발하는 예술치료 프로그램이다.


‘내가 말하는데 빈정거려서 두들겨 팼어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순간적인 감정에 휩싸였던 것 같습니다.’ ‘처음에 사소한 말싸움을 하다 분을 참지 못해 나도 모르게 주먹이 나가서…….’ 등 폭력의 원인은 사소한 말싸움이나 순간적인 분노를 참지 못하고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30~40대로 이루어진 폭력사범들은 초등학교 이후 처음 만져 본다는 찰흙을 받아들고 그 부드러운 감촉에 즐거워했다. 흙을 만지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긴장을 풀고 창조적이고 즐거운 활동으로 빨려 들어간다.

 


몇 번의 실패를 거쳐 컵, 재떨이, 쟁반 등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앞에 두고 무척이나 대견스러워한다. 이윽고, 긴장감이 해소되면 치료사 역할을 담당한 보호관찰관과 감추고 싶어 했던 정보를 공유하게 되어 스스로 범죄의 원인을 진단하고 자기계획을 세우게 된다. 


윤종철 소장은 “단순한 대화로 이해하기 어려운 다양한 심리문제와 갈등문제를 도예이라는 예술영역에 접목시킨 도예치료는 범죄자들의 교육 및 상담현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은 진행한 토형도예촌(거제시 동부면) 전현택씨는 “도예는 작업 치료의 한 분야로서 범죄자의 재활과 자립에 효과가 있으면서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장점이다.


흙은 물이나 빛처럼 인간의 삶과 정서의 근원을 이루고 있는 아주 중요한 존재이다. 폭력사범들의 경우처럼 정서적인 문제를 안고 있는 이들이 흙을 만지는 도예과정을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얻는 것은 물론, 정서를 안정시키고 내면에 숨어있는 자신의 감정을 발산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보호관찰소는 3월 18일 폭력사범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예치료교실이 대상자들의 자발적인 프로그램 참여도를 높이고, 상담 과정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임에 따라 오늘(20일) 한 차례 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앞으로는 월 2회 폭력사범을 비롯해 성폭력, 알코올 사범들의 교육에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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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둘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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