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원내대표 출마...‘킹메이커’를 향한 야심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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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원내대표 출마...‘킹메이커’를 향한 야심 드러내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4-26  | 수정 2012-04-26  | 관련기사 건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문재인 대권주자 ‘트로이 목마’ 성사 되나?

 

▲ 정치부 김현정기자
민주통합당 박지원 최고위원이 5.4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다.

 

당초 이해찬 전 총리(세종시, 6선)의 제안으로 이해찬 당대표-박지원 원내대표 ‘투톱’체제로 12월 대선에서 문재인 대권주자를 위시해 정권교체를 위한 지도부 구성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는 26일 오후 6시까지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둔 오후 5시에 기자회견을 하고 후보등록을 했다.

 

이에 따라 기존 원내대표 출마를 선언했던 후보들 중에서 후보 사퇴를 하는 등 주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명박-박근혜-새누리당에 맞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 강단 있어야...”

 

박 최고위원은 26일 기자회견을 통해 “19대 국회 제 1기 원내대표는 어느 때보다도 막중한 책임을 가지고 있다. 12월 대선까지 여야 관계는 치열하고 첨예하게 대립할 것”이라며 “이명박, 박근혜, 새누리당과 맞서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서는 강단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대표 출마 의지와 배경을 오로지 ‘정권교체’에 두었다.

 

12월 대선 승리를 위해서 ‘킹메이커’ 역할을 하는 자신의 강력한 리더십이 꼭 필요하다는 점을 강변했다.

 

그는 “원탁회의 원로들께서도 많은 동료의원들과 당선자 여러분들이 정권교체를 위해 행동하라고 말씀했다”며 “이제 정권교체는 국민의 명령이자 시대정신이다. 저는 오로지 민주통합당의 대선승리의 충정으로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는 “4.11 총선 패배의 경험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전열을 정비해야 한다”며 “민주통합당의 모든 역량을 정권교체에 집중하여 총력을 펼쳐야 한다. 통합의 정신을 살려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오로지 민주통합당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외쳤다.

 

그는 “제 1기 원내대표는 첫째 대선 정국에서 추호의 흔들림도 없는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저는 이명박 정권 4년간 가장 치열하게 투쟁해왔다. 인사청문회 역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천성관) 후보자를 낙마시켰고 (김태호)국무총리 후보자를 낙마시키는 등 인사청문회 5관왕을 했다. 정권 실세 형님(이상득 의원)의 정계 은퇴를 이끌었고 이명박 정권의 부정부패를 발견해내면서 야당의 존재를 각인시켰다. 이런 경험과 경륜을 갖춘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 하다”고 강변하면서 자신이 원내대표의 적임자임을 내세웠다.

 

그는 “둘째, 박근혜 체제를 무너뜨리고 승리할 수 있는 전략과 정치력이 있어야 한다”며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정권 교체를 이뤘고, 국민의 정부에서는 권력의 핵심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정권재창출을 성공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셋째, 자신을 희생할 줄 아는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아무 사심 없이 민주통합당과 정권교체를 위해 봉사하고 몸을 던져야 한다. 저는 김대중 대통령의 영원한 비서실장으로 역사적, 정치적 소명을 다했다. 이제 남은 것은 민주통합당이 집권해서 무너진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를 살려내는 것”이라고 강변했다.

 

‘담합’ 비난에 “정권교체 승리로 보답하겠다”

 

마지막으로 그는 “저의 목표는 오로지 12월 대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교체하는 것”이라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모든 경험가 열정을 다 받쳐 정권교체로 보답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나 그의 원내대표 출마와 이해찬 전 총리가 당대표를 맞는 체제에 대해 당내에서는 특정 세력의 담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김한길 보편적복지특위 본부장이 이날 오전 회의에서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이미 출마선언을 하고 후보등록을 마친 전병헌 의원(서울 동작갑, 3선)은 끝까지 완주할 계획이고 노영민 의원(청북 흥덕, 3선) 강기정 의원(광주 북구, 3선)도 전 의원을 지지하고 있다.

 

박지원, 이 총리 러브콜에 “이해찬 전 총리가 원내대표 하세요, 제가 당대표 할테니...”

 

박기춘 의원(경기 남양주갑, 3선)은 박지원 최고위원과 친해 후보직을 사퇴하고 박 원내대표를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 박기춘 의원과 박지원 최고위원은 애초 원내대표 후보로 박영선 의원(서울 구로을, 3선)을 강력히 권유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박영선 의원이 고민 끝에 고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박기춘 후보로 주자를 바꿨으나 다시 박지원 최고위원이 나서게 된 것이다.

 

이낙연 의원(전남 영암장성함평장흥, 4선)도 출마를 선언하면서 박 최고위원이 원내대표에 나서는 것에 반대를 표했으나, 추후 박 최고위원과 물밑 접촉을 통해 후보 양보의사를 표시했다.

 

박 최고위원 스스로도 지난 24일 오후 늦게 이해찬 총리로부터 러브콜이 오고 25일 오전 조찬을 하면서 논의 끝에 원로들의 제안, 일부 친노 세력들의 추대 움직임이 일자 이미 마음이 원내대표 출마에 마음이 기울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처음 이해찬 전 총리의 제안에 “제가 당대표를 할 테니, 이 총리가 원내대표를 하라고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서울 도봉을, 3선)도 25일 출마선언을 했으나, 후보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다.

 

“늦게 출마해서 죄송하다, 양해 부탁 한다”

 

박 최고위원은 26일 오전까지 당내 찬반 의견이 팽팽히 갈리고 있어 내부 여론 때문에 고심하다 오늘 오후 출마를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박 최고위원도 이 때문에 이미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을 개별적으로 만나 양해를 구하고, 기자회견 직전에 후보들에게 “후보 등록을 해야겠다. 늦게 말씀드려 죄송하다. 이해 바란다. 정권교체를 위해 다함께 하자”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원내대표가 되더라도 당내의 문제제기와 비판 의견을 감내하겠다”며 “정권교체를 위해 당의 비판이 잠시 있더라도 19대 국회를 끌고 가겠다”고 말했다 .

 

“원내대표 되도 특정 후보 주자 위해서 당 움직이는 일 하지 않겠다...선택은 의원과 당원 몫, 결과는 각자의 몫”

 

다만 그는 원내대표가 되면 한 달간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대표와 지도부를 뽑는 지도부 경선 준비를 해야 하는 데 그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위해서 당이 움직이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중립적 입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일단, 이해찬 전 총리가 내미는 손은 잡았지만, 각각 의원들과 당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선출직인 만큼 선택의 몫은 각자가 지겠다는 선언 인 것이다.

 

그는 당의 대권 주자를 뽑는 전당대회에서도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당에서 이미 대권 출마를 선언한 5명의 후보자들이 공정하고 치열한 경쟁을 하도록 만들고 그 과정에서 국민에게 검증 받고 당원에게 선택을 받도록 하겠다”며 “그래서 후보가 결정되면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하고 그런데도 안 된다면 다른 방법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 지지를 받도록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일종의 후보 연합 등도 모색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이 가능해진다. 이는 유력 대권 주자로 떠오른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과의 후보 단일화를 위한 길을 열어 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당내의 비난 여론으로 잠시 어수선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해찬 전 총리의 구상대로 ‘투톱’체제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당내의 비난 여론과 적극 찬성 여론이 비등한 상태인데다, 친노와 호남세력, 일부 수도권 비주류 세력이 연합을 형성하게 되면 박지원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당선은 어렵지 않게 이룰 것으로 보인다.

 

박용진 대변인도 이날 기자와 만나 “정치에서 어떻게 의견의 일치를 보겠냐”며 “비판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를 통해 결정되는 것이니, 결과가 그렇다면 감수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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