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룡 김두관, ‘날개’ 펴고 본격 대선 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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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룡 김두관, ‘날개’ 펴고 본격 대선 행보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04 오후 5:29:24  | 수정 2012-05-04 오후 5:29:24  | 관련기사 건

이른 아침 서울 상경, 안철수 우회적 비판, “거머리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민주통합당의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이어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는 김두관 경남도지사가 본격적으로 용꿈을 펼치기 위해 기지개를 펼쳤다.

 

 

김 지사는 4일 이른 새벽 같이 서울 나들이에 나섰다.

 

4일 국회에서 민주통합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약 20여명이 주도하는 ‘민주당 정치개혁 창립모임 및 김두관 경남지사 초청 간담회’에 참석한 것이다.

 

김 지사는 이날 간담회에 참석해 약 20여 분간의 인사말과 발제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지사는 19대 국회의원으로서 갖춰야 할 자질, 민주통합당에 대한 호된 질책을 이어 갔고, 앞으로 국가 지도자가 갖춰야 할 자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 과정에서 김 지사의 대선 공약이라고 보아도 좋을 정책과제와 비전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특히 기존 정당 정치가 아닌 외곽 세력에서 야권 주자로 급부상해 흔들림 없는 대세를 유지하고 있는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위협하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원장에 대해서도 ‘언중유골’ 속 견제구를 날렸다.

 

김 지사의 대권 가도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다

 

“민주당도 정치 불신에 일조...당에서 좋은 후보 키울 생각 않고 대선 때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며 외부로 눈길 돌려”

 

김 지사는 정치 발전 과제를 이야기 하면서 “정치가 위기이고 정치인은 더 위기”라며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얼굴이 많이 알려졌다고 발차기 잘하는 사람을 공천하고, 제수를 성추행한 사람도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고 김형태 당선자와 논문 표절 논란으로 새누리당을 탈당한 ‘아테네의 찌그러진 영웅’ 문대성 당선자를 지목해 맹비난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도 정도는 다르지만 정치 불신에 일조하고 있다”며 “자기 당을 좋은 당으로 만들고, 좋은 후보를 키울 생각은 않고 대선 때마다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며 외부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고 안철수 원장에 구애를 보내고 있는 민주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거머리가 득실대는 논에 맨발로 들어가서 모내기 한 번 해본 적 없는 사람이 ‘내가 농사를 지었으면 잘 지었을 것’이라고 해도, 그 사람이 유명하고 지지율이 높다고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 그런 정치는 안 된다”고 평생을 학자이자 연구자로 살아오다 지난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를 계기로 인기가 급상승해 정치인으로서 행보가 더 주목을 받고 있는 안철수 원장을 에둘러 비판했다.

 

그는 “정책과 미래 비전으로 평가 받는 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며 “정치를 준비한 사람, 국민 속에서 정치를 익힌 사람이 정치를 하는 것이 맞다”며 “이것이 정상적인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기본 전제”라고 말했다.

 

이는 이장부터 시작해 군수,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쳐 무소속 경남도지사에 당선 돼 도정을 운영하기까지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천해 온 자신의 정치적 행보를 암묵적으로 부각 시키며 ‘정치를 준비한 사람’이 바로 자신임을 드러낸 것이다.

 

“제19대 국회에서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해야...”

 

이 밖에도 그는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바타’라는 평가에 걸맞게 노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임기 1년까지 내놓을 작정으로 주장한 ‘대연정’의 기조라고 할 수 있는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을 주장했다.

 

그는 “분권형 대통령제로 개헌을 해서 대통령 1인에게 몰려 있는 권력을 분산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며 “제왕적 대통령제는 심각한 폐해를 낳고 있다. 분권형 대통령제 개헌은 19대 국회에서 논의해야 할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본다”고 밝혔다.

 

사실상, 대선 공약의 초안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 밖에도 그는 민주당에 대한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민주당, 좀 더 진보개혁적으로 나가야 한다!”

 

지난 총선의 패배에 대해 “민주당과 야권은 미래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MB심판’에만 매몰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야권의 집권전략에 대해서도 “우선 새누리당의 전략을 잘 살펴봐야 한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왜 선거의 여왕이라 불립니까? 국민이 원하는 것을 찾아서 약속을 해줬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박 위원장은 현 정권과의 차별화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며 “또 부정과 비리에 대해, 매우 엄격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야당과 정책 경쟁에서도 뒤지지 않는 행보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곧 정책 경쟁력도 가지고 있고 현 정권과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박 위원장을 현정권심판론으론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야권이 박근혜 위원장을 상대하기 위한 7가지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7가지 대안 중 첫 번째로 민주당을 국민이 마음을 주고 싶은 당을 만들기 위해서는 “오늘 선출되는 원내대표 경선부터 좋은 선택을 해야 할 것”과 “진보개혁 노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선 패배 후 민주당에서 불거진 ‘진보 편향’ 원인론이 불거진 것과는 상반 되는 견해다.

 

그는 “총선은 중도로 가지 않아서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며 “국민이 바라는 진보와 개혁의 의제를 제대로 담지 못했기 때문에 진 것”이라고 콕 짚어 말했다.

 

이어 그는 △언론 정상화 및 언론 개혁 적극 추진 △대선에서의 지나친 정치공학적 접근 자제 △ 국민참여형 정책개발로 새누리당과 정책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을 획기적으로 전전시키는 정책 실현 △야당다운 야당의 모습을 갖출 것을 주문했다.

 

“계천에서 용이나고 자유로운 공정경쟁이 가능한 나라...”

 

그는 무엇보다 박근혜 위원장과 정책 싸움을 강조했고, 국민참여형 정책개발 관련 분야별 대규모 원탁회의 조직을 제안했다.

 

분야별 대규모 원탁회의에는 “비정규직, 환경미화원, 장애인, 무주택자 등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참여시켜, 내가 바라는 대통령, 내가 원하는 차기정부에 대해 말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소외된 곳으로, 낮은 곳으로, 지역 속으로 더 내려 가야 한다”며 “사실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를 보면서 걱정도 좀 있다. 민주당만 해도 비례대표 당선자 중 농촌.농민 문제전문가가 없고,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전문가도 부족하다는 것이 걱정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어 그는 야성 회복 주문에 대해서는 “선관위 디도스 공격, 박희태 돈봉투, 내곡동 사저, 파이시티 권력형 비리 등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벅차다”며 “고생이 되더라도 이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파렴치한 범죄에 철퇴를 내려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같은 김 지사의 주문은 모두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루고자 했던 자치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정신을 더욱 강조 한 것이다. 대규모 원탁회의 제안, 소외된 세력들에 대한 배려 또한 노 전 대통령이 펼치고자 했던 진보정치. 복지정책과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그는 자신의 미래 비전 철학과 관련해 “계층이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고 싶다”며 “개천에서 용이나고 공정경쟁이 가능하고, 노력에 의해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 절망하는 청년들이 희망을 갖는 그런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판검사.의사.변호사 한 명 아는 사람 없는 그런 어려운 국민들과 함께 하는 따뜻한 서민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며 “분배와 복지를 강화해서 서민과 약자를 살려야 한다. 아울러 힘 있는 사람의 불법을 더욱 강하게 처벌하는 공정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평화체제를 확립해야 한다”며 “우리에게 평화가 곧 경제이고 복지다. 평화체제를 만들어야 복지 재원도 확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새시대 지도자는 힘없는 국민과 함께 가는 소통의 리더십 필요”

 

그는 새시대 지도자가 갖춰야할 리더십 덕목으로는 “힘없는 국민과 함께 가는 소통의 리더십, 연대와 협력을 유도하는 통합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혁명은 이익을 ‘독점’하는 것이지만 개혁과 혁신은 이익을 ‘조정’하는 것이다. 개혁과 혁신으로 한국사회를 발전시키려면 통합과 조정의 리더십을 갖춘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회 문제 해결 과제로는 △비정규직 해결 △최저임금 인상 △청년실업 해결 △노동시장 단축과 같은 노동민주화 과제를 우리사회가 풀어야 할 숙원과제로 지목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간담회에 참석한 민주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20여명에게 “정치인이 ‘반쪽이’가 되면 안 된다”며 “모든 정치적 현안은 양날의 칼과 같다. 유행 따라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하면 안 된다. 중심을 잡고 시대정신과 비전을 만들어야 한다. 정치적 결정이 가져오는 빛과 그림자를 모두 성찰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날 간담회는 오전 7시 50분에 시작했으며, 김 지사는 그 이전부터 이미 간담회 장소인 국회 귀빈식당 옆에 도착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또 이날 정치개혁 모임 회장인 이석현 의원(경기 안양동안갑, 5선)은 모두에서 “정치개혁 사실상 창립행사인데 지금 우리당의 대권 후보군으로 오르고 있는 김두관 지사를 초청해서 입장도 듣고 정치개혁 모임의 입장도 정리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김 지사의 대권행보를 기정사실화 했다.

 

이어 그는 “김두관 지사를 맨 먼저 초청한 것은 깊은 뜻이 있다”며 “김 지사가 장점이 많은 후보군 중 한 분이다. 우선 젊고 대중 친화력이 특출하고 개혁적이고 모든 면에서 훌륭한 후보 중 한 분이다. 그리고 이장부터 시작해 군수, 중앙정부 행정안전부 장관을 거쳐 무소속으로 경남도지사까지 된 것을 보면 엄청난 저력을 가진 것임에 틀림없다”고 한껏 치켜세우며 ‘우량주’라고 지칭했다.

 

이날 모임에는 오제세, 김우남 의원(부회장)과 한정애, 배재정, 임내현, 김관영, 장하나, 최민희, 백군기, 김기준, 백제현, 이윤석, 배기운, 원혜영, 설 훈 등 민주통합당 19대 국회의원 당선자들이 함께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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