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박지원 재등장, 향후 정국 운영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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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박지원 재등장, 향후 정국 운영 전망은?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04  | 수정 2012-05-04  | 관련기사 건

이해찬 대표-박지원 원내대표- 박영선 법사위원장 라인업 이뤄지나?

 

민주통합당이 4일 비상대책위원장 겸 19대 국회 1기 원내대표에 박지원 전 최고위원이 선출 되면서 향후 국정 운영과 정치권 지각 변동이 어떻게 이뤄질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단, 민주당 내부적으로는 ‘이-박’ 담합 논란이 불거지면서 또 다른 계파 갈등이 불거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선거 결과를 보면 그런 우려 속에서도 민주당은 12월 있을 대선 정국에 포커스를 맞춰 전략적 투표를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는 절차상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다시 한 번 원내대표에 출마하면서 당내 민주적인 논의와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던 점, 호남계 혹은 박지원 위원장 체제의 독주에 대한 견제를 가하면서도 박 위원장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인맥, 정보력, 지략 등 18대 국회 3기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보여준 능력이 재평가 됐다는 점이다.

 

민주당, 박지원 라인의 독주? 쉽진 않을 것...

 

이에 대해선 당선된 박지원 위원장도 공감을 표했다.

 

그는 당선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저는 사실 1차에 될 줄 알았다”며 “그런데 오늘 아침에 어떤 분이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결선에서 된다. 그런데 저는 웃으면서 1차에 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결국 1차에 과반이 안 되고 2차 투표까지 갈 때 스스로도 남몰래 식은땀을 흘렸다는 이야기다.

 

2차에서 박지원 위원장을 견제하는 3인 후보의 표가 그대로 모아졌다면 실상 지금의 위원장 자리는 바뀌었을 것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도 “다시 한 번 국민이 무섭다는 것을 느꼈다”며 “선거 결과를 보니 어떠한 경우에도 독주. 독선 하지 말고 중지를 모아서 당을 이끌고 또 국회 대책을 강구해야 된다는 명령이라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서운 경고를 다시 한 번 받아들이고 제가 늘 강조했던 대로 한국노총의 조직력과 시민사회의 도덕성, 투명성 그리고 김대중 세력의 노련함과 저력, 노무현 세력의 참신성과 열정 이런 것들이 잘 조화를 이뤄서 반드시 6월 9일 전당대회가 국민과 당원이 공정하게 당지도부가 선출 될 수 있도록 비대위원장으로서 구실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의 앞에 작은 하자는 덮는다... 전략적 판단한 민주당

 

또 이해찬 총리가 당대표로 당선 될 경우 대여 강성 투쟁력이 한층 업그레이드된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수도권 2~30대 지지층도 이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박 담합에 대해 그다지 비난 여론이 높지 않았던 데는 지난 총선에서 한명숙 지도체제가 빠른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에 회의를 느낀 유권자들이 차라리 결단력이 있고 강성 투쟁력을 보이는 시원시원한 지도부 체제를 원했던 기조가 저변에 깔려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작 민주당 내부에서는 19대 당선자 초선 의원 20여명이 원내대표 선출 전에 이를 비난하는 공동 성명도 내고 당 원로인 김한길 전 문화부장관도 이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후보 3인방은 담합을 막는다는 명목 하에 연합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렇듯 내부 비난 여론은 높았던 반면 민심은 그다지 뜨겁지 않았다.

 

박 위원장 스스로도 이 점을 잘 인식하고 있었던 듯 “제가 오늘아침까지도 많이 두들겨 맞았는데 그래도 언론인 여러분들께서 (기사를) 잘 써주셔서 그래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이는 민심의 바로미터가 언론이기에 언론 보도를 보고 분위기를 파악해 원내대표 경선을 끝까지 완주 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로 해석 된다.

 

일단 박 위원장이 먼저 해야 할 과제는 비상대책위원을 구성하는 일이다.

 

아직 윤곽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당장 구성에 들어가 빠르면 주말 늦어도 내주 초에는 구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또, 6.9 전당대회를 치러내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다.

 

그는 “원내대표가 선출되는 과정에서 당무회의가 진행돼 의결 됐기 때문에 당무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당무회의에서 의결된 6.9 전당대회 틀을 일단 지난 1.15 전당대회 틀과 유사하다.

 

모바일과 현장투표, 전당대회 당일 당원, 대의원 투표를 통해 합산해 반영하는 방식이다.

 

당직인선은 크게 변화가 없을 예정이다.

 

그도 “비상대책위원의 임기가 한 달 반이라 특별한 당직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특별한 경우가 없는 한 현재의 당직자들이 제 위치에서 전당대회를 잘 준비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원내직 의원에 대해서는 조금 더 의원들의 의견도 수렴하고 구상도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 법사위 드림팀 다시 오나? ‘새누리당 떨고 있나?’

 

이 같은 발언만 두고 추론해 본다면 18대 국회에서 3기 원내대표를 역임하면서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와 궁합이 잘 맞았고 성과도 좋았던 점을 상기 할 때 또 다시 호흡을 맞출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법사위에서 함께 활동한 이춘석, 우윤근, 박영선 의원도 원내 직으로 임명 될 가능이 높고 원내대표 경선에 함께 후보로 나섰다 아쉽게 탈락했던 유인태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전병헌 의원, 박 위원장과 친분이 두터운 이낙연 의원도 어떤 식으로든 비중 있는 원내지도부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박영선 전 최고위원은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박지원 원내대표의 당선은 19대 국회가 개원되면 치열한 대여 강성 투쟁이 어느 때 보다 필요로 하는 시기라는 점에 민주당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청문회와 특검이 예고 돼 있고, 이명박 정권을 불과 7개월 남짓 남겨 놓고 줄줄이 터져 나오고 있는 대형 비리 게이트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그야말로 4.11 총선 패배가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는 트라우마를 19대 국회의원 129명의 당선자들도 가지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국회에서 대여 투쟁을 강력하게 제기하면서 소기의 성과물도 내고, 현안에 대한 핵심과 프레임을 잘 잡아내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의 역량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 됐다는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새누리당 대세인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쓰러뜨리고 민주당이 정권탈환을 하는 데 포커스를 맞춘 원내 운영 계획을 수차례 밝힌바 있다.

 

박지원.이해찬 보다 박영선 법사위원장이 더 무서운 새누리당

 

이에 따라 ‘이명박 정권’ 심판 기조를 이어 가돼, 박근혜 위원장의 최대 강점이자 약점인 유신 체제를 현재 2012년 시점으로 끌어 올리겠다는 뜻이다.

 

19대 국회가 개원 되면 가장 먼저 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내곡동 사저, 파이시티, 디도스 특검법, 4대강 등 줄줄이 예정된 청문회에서 치열한 공격의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자당 국회의원 당선자들에게 “국회 상임위, 본회의, 의총 참석”을 마르고 닳도록 강조하면서 “독려하겠다”고 했다.

 

그는 18대 국회에서 이미 인사청문회나 국정감사 등 상임위 위원들 참석률을 매번 일일이 체크하면서 불참한 의원이 있는 경우 전화로 독촉을 했던 사실은 유명한 일화다.

 

또, 국회에서 전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기 위해 “19대 국회 1기 상임위원 배정에는 의원 개개인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 하도록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야당 몫이면서 사실상 국회의 상원 구실을 하는 법제사법위원장으로는 박영선 전 최고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고 박 위원장도 이 부분에 대해 크게 고려하고 있다.

 

18대 국회에서 박 위원장과 함께 이른바 민주당 ‘법사위 드림팀’으로 불렸던 이춘석 간사, 박영선 위원, 우윤근 위원장 등이 19대 국회에서도 법사위에 재배치 될 가능성도 높다.

 

이 드림팀은 18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 위원으로도 눈부신 활동을 하며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 내정자와 김태호 전 국무총리 내정자, 신재민 전 문화부 장관 후보 내정자 등을 낙마 시킨 바 있다.

 

민주당에서는 이미 19대 당선자가 확정되면서 법사위원장으로 화력이 막강한 박영선 위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박 위원장도 박영선 전 최고위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공식 석상에서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에 이명박근혜 남매 있다면 민주당 법사위에 박남매 있다’고 할 정도로 애정이 깊다.

이와 관련, 그는 “원구성이 끝나야만 구체적인 원내직 인선과 상임위원장 등 상임위 배치가 가능하다”면서도 “단, 어떠한 경우에도 법사위원에는 제가 늘 이야기 해왔던 것처럼 상당한 강팀으로 구성을 해서 효과적인 상임위 활동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고 박영선 의원이 그 중심에 설 수 있도록 함께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again 2002?

 

이를 통해 정국 주도권을 확보한 후 조기 도래할 대선 정국에서는 유신 체제가 현재 진행형인 정수 장학회 문제와 정수 재단이 최대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MBC를 비롯한 언론사 파업 문제, 육영 재단 문제를 집중 파고들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기세를 꺾을 예정이다.

 

그러면서도 당내에서 대선 경선을 통해 김두관, 문재인, 정세균, 정동영, 손학규 등 잠룡들의 치열한 경쟁을 통해 인기 몰이에 나서고 외곽에서 꿈틀대고 있는 ‘잠룡’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영입과 단일화 과정을 통해 정권을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해찬 전 총리가 당대표에 당선된다면 대여 투쟁력이 한층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를 역임할 때도 대정부 질문에서 한나라당 저격수였던 홍준표 전 대표의 기세를 단번에 꺾을 정도로 막강한 투쟁력을 검증한 바 있다.

 

이 전 총리는 또 당내에서 최고 어른 대우를 받고 있는 대다 ‘군기반장’으로서 구실도 한 몫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리와 박 위원장 모두 국회의원의 원내의정 활동을 중시 여긴다.

 

새누리당에서도 가장 경계하는 인물로 박지원 위원장과 이해찬 전 총리, 박영선 전 최고위원을 꼽는다.

 

새누리당 당직자는 이미 민주당 원내대표 경선 출마자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기자들에게 ‘누가 당선이 될 것 같냐’고 사전 기류를 파악하기 바빴다.

 

한 당직자는 본 기자에게 “이해찬 전 총리와 박지원 위원장이 가장 상대하기 버겁다”며 “박영선 전 최고위원도 마찬가지다. 이해찬 당대표, 박지원 원내대표, 박영선 법사위원장으로 라인업이 꾸려지면 상당히 새누리당이 다수석의 의석을 가지고도 민주당에 끌려 다닐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깊이 염려했다.

 

그는 “이해찬 전 총리가 잘 안 나서는 분이지만 시작했다하면 끝을 보는 분”이라며 “박지원 위원장도 아주 무서운 사람이다. 의제 선정을 귀신같이 잘 한다”고 말했다.

 

박영선 전 최고위원의 화력 또한 지난 18대 의정 활동에서 여러 번 입증 된 바 있다.

 

인사청문회에서 후보 내정자들을 여러 번 벼랑 끝으로 내몰았고, 대정부 질의에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인규 전 검찰총장 등을 차례로 몰아붙여 ‘혼줄’을 내준 바 있다.

 

박 위원장은 또 선거의 달인이다. 최문순 전 의원을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를 통해 당선 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그는 최문순 전 의원이 강원도지사 재보궐 선거에 출마할 당시 기탁금 3억 원을 대신 마련해줬던 일화도 유명하다. 민주당 의원 85명에게 모두 일일이 전화해 십시일반 후원금을 내라고 설득과 압박을 했던 바 있다. 또, 공식 선거 운동기간에는 강원도 선거 현장과 서울 여의도, 목포를 하루에도 수십 번씩 오가며 현장을 총지휘 했던 바 있다.

 

당시 한나라당 후보였던 엄기영 후보가 펜션을 잡아 놓고 일당을 주고 불법 선거인단을 동원했다는 제보가 접수되자마자 현장을 직접 덮쳤던 일화도 유명하다.

 

이처럼 강성 원내대표가 등장함에 따라 또 다른 교섭단체인 새누리당의 원내대표도 선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수도권 젊은 소장파 남경필 의원이냐, PK의 이주영이냐를 두고 선택할 때 이들의 협상상대인 박지원 원내대표가 결정의 한 축으로 작용하리라는 점은 분명하다.

 

멀리 국가적으로는 10월 중국의 주석이 현 후진타오에서 시진핑으로 교체가 예정돼 있어, 시진핑 부주석과 친분이 두터운 박지원 위원장의 대중국 활약상도 기대가 된다.

 

정확한 정국 운영 그림은 비대위원장 인선을 거친 후 새누리당과 민주당 모두 지도부가 확정이 돼야 예측이 가능하지만, 박지원의 재등장이 민주당과 새누리당 모두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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