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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21 | 수정 2012-05-21 | 관련기사 건
이인제 비대위원장, 당명-정강.정책 바꾼다...昌, 쓸쓸한 뒤안길
‘참된 보수 정당’의 기치를 내걸고 2008년 총선 직전 창당했던 자유선진당의 보수 이념이 사라지게 됐다.
지난 4.11 총선에서 비례대표 포함 겨우 5석을 건지며 참패한 자유선진당은 지역적 기반인 충청을 잃으며 사실상 당이 공멸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이인제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으로 임명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이 비대위원장은 이념적 색체에서 탈피하고 자유선진당이라는 이름도 바꾸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당명 공모에 나서 29일 전당대회에서 당명과 정강정책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이 비대위원장은 지난해 한 언론사 기고문을 통해서 정당이 이념적 색체에 치우치는 데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당시 민주당이 시민사회계층과 노동계가 통합하면서 진보 노선을 강화한 데 대해서도 해답이 아니라고 우려를 표한 바 있다.
이 비대위원장의 노선은 굳이 규정짓자면 중도에 가깝다.
이에 반발해 자유선진당을 창당한 이회창 전 총재와 심대평 의원이 탈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전 총재의 최측근인 박선영 의원도 탈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선진당은 2008년 2월 제대로 된 보수 정당의 면모를 보여주겠다고 창당해 당시 총선에서 18석을 획득해 돌풍을 일으켰다. 3석을 가진 창조한국당과 공조해 교섭단체를 만들기도 했으나, 당시 한나라당이 교섭단체 협상 파트너로 창조한국당의 문국현 전 대표를 인정하지 않았고, 문 전 대표마저 의원직을 박탈당하면서 교섭단체 위치를 박탈당했다.
작은 정당에서 치고 박고, 갈라지고 하더니...
이후 온정적 보수 본능을 들어내며 사형제 폐지 문제에 목소리를 높여 왔다. 또 탈북자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러나 자유선진당의 속을 들여다보면 계파 갈등이 심했다.
선진당 관계자에 따르면 규모가 적은 소수정당임에도 불구하고 昌파(이회창 전 총재)와 심파(심대평 의원파)로 나뉜 것.
처음 심 대표와 이회창 전 총재의 불화는 2010년 세종시 문제로 정국이 들썩할 당시 이명박 정부에서 차기 총리로 심 의원 내정설이 흘러나오면서 부터다.
충청권을 지역기반으로 하고 있는 선진당은 이 정부의 세종시 이전 문제에 극심한 반발을 표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국면을 타계해보고자 심대평 총리 카드를 꺼내들었으나, 이 전 총재가 비토를 놓았던 것. 결국, 심 대표가 탈당하는 등 이 전 총재와 결별을 선언한 바 있다.
이후 총선을 앞두고 심 대표에게 전권을 물려주며 총재직까지 버리고 이 전 총재가 당 일선에서 물러 난 바 있다.
지난 해 서울시장 재.보궐에서는 배우 심은하씨 남편으로 알려진 이 전 총재의 최측근 지상욱 전 대변인까지 한나라당 후보 단일화 문제로 당에서 출마를 막자 이에 불만을 품고 탈당한 바 있다.
당의 구심점을 잃은 상태에서 창파, 심파, 박파(박선영 의원파)로 갈리기 까지 했다.
이회창 이어 심대평 마저 원외로 밀려나...이인제-昌 악연 언제까지 계속되나?
그러나 이번 총선에서 심 전 대표마저 세종시에 출마해 민주통합당 이해찬 전 총리에게 패하는 등 당은 걷잡을 수 없는 위기 상태로 돌아갔다.
이런 상태에서 조용히 6선에 성공한 이인제 비대위원장 밖에 대안이 없었고, 결국 이인제 비대위원장이 당의 전권을 맡아 지휘하면서 당이름과 보수 노선, 정강.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에 불만을 품고 이회창 전 총재가 창당한지 4년 3개월 만에 당을 탈당 한 것.
이 전 총재는 탈당의 변에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고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긍지와 신념으로 당을 일궈왔다”면서 “우리 당이 ‘자유선진당’으로 있는 동안, 즉 개명을 하게 될 전당대회 이전에 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온정적 보수정당임을 자임했던 자유선진당이 사실상 4년 3개월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이인제 비상대책위원장과 이회창 전 총재의 악연이 1997년 이후 또 재연된 셈이다.
1997년 이인제 의원은 당시 신한국당의 대선 경선에 불복하고 탈당해 무소속 독자 출마해 영남표를 갈라치기 한 바 있다. 이 덕에 DJP연합을 구축했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회창 전 총재를 누르고 제 15대 대통령에 당선되는 데 혁혁한 공로를 세운 바 있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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