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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7-19 | 수정 2012-07-19 | 관련기사 건
안철수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안철수의 생각> 저서 출간
확실하게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고 정치권 특히 야권의 애만 태우고 있는 안철수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저서를 출간했다.
19일 선보인 안 원장의 ‘우리가 원하는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 <안철수의 생각>이라는 저서는 안 원장과 세명대학과 저널리즘스쿨대학원 제정임 교수의 담화 형식으로 엮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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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나의 고민, 나의 인생 2장, 어떤 현실주의자의 꿈, 3장 컴퓨터 의사가 본 아픈 세상 이렇듯 3개의 장으로 엮여져 있는 안 원장 개인이 정치 결심을 하게 됐는지와 대한민국 미래상에 대한 희망사항, 대한민국의 안타까운 현실에 대해 논하고 있다.
“안철수 현상에 충격도 받고 강한 책임감도 느꼈다”
안 원장은 첫 번째로 정치 결심에 대해 지난 해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이후 대선 유력 주자로 떠 오른 데 대해 명확한 출마 결심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충격도 받았고, 강한 책임감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들의 갑갑함을 풀어주지 못하는 정치 현실에 대한 실망이 저에 대한 기대로 모아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며 “사람들 눈에 ‘구체제’라고 느껴지는 것들, 즉 국민의 생각을 반영하지 못하는 정당과 계층 이동이 차단된 사회 구조, 빈부격차가 심화되는 경제시스템 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줄 수 있는 ‘미래 가치’를 갈구하는 민심이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것 아닌가. 제 자신이 부족하고 준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런 열망을 간단히 뿌리치기도 어렵다고 느꼈다”고 기존의 입장보다 한 발 더 나아갔다.
다만 그는 “과연 내가 이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밝혔다.
이어 그는 “제가 정치 참여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는 제 욕심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지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저를 지지하시는 분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야 저의 진로를 결정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바라보는 ‘안철수 현상’은 “낡은 체제와 미래 가치의 충돌”이라고 진단했다.
“내가 우유부단하다고? 창업자나 경영자는 우유부단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그의 이런 조심스러운 입장 때문에 우유부단한 사람이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그는 “감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은 안주하지 않는 도전과 결단의 연속이었다”며 “알다시피 창업자나 경영자는 본질적으로 우유부단해서는 성공할 수 없다. 제가 평생 교수 생활만 했다고 잘못 알고 계시는 분들이 혹시 그렇게 보실지 모르겠지만 사실 저는 교수보다 경영자로서의 경력이 훨씬 길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서울시장 재보선 당시 50%의 지지도가 나오는 상태에서 5%지지도의 상대에게 불과 20여분의 대화 끝에 후보자리를 양보한 것도 우유부단한 사람의 행보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리고 ‘간을 본다’는 표현은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 때 성공 가능성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말이다. 하지만 저는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마다 ‘의미 있고, 열정을 지속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가’ 세 가지만 생각했고 성공 가능성은 고려 사항이 아니었다. 지금도 같은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 4대강, 친재벌 정책 문제 많다...민주당 정권도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실제 선택과 행동이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다”
그는 정치적 견해에 대해서도 정부.여당과 민주통합당 모두를 비판했다.
정부.여당에는 이명박 대통령 집권후 4대강, 친재벌 정책 관련 “정부 정책에 문제가 많다”고 말했고 “이러한 정부 정책에 대해 눈치 안보고 고언 했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고 마음만 상했다”고 밝혔다.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도 그는 “민주당도 실망스럽긴 마찬가지 였다”며 “10년간 집권했으면 서민의 살림살이가 나아지도록 했어야 하는데 어땠느냐. 말이나 생각보다 중요한 것이 결국 선택과 행동이다. 그런데 민주당 정권의 경우 처음 의도는 좋았지만 실제 선택과 행동이 국민에게 실망을 주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4.11 총선에서도 그렇게 판세가 유리했는데 끝까지 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며 “제가 총선에서 적극적으로 야당 편을 들지 못했던 이유는 후보 공천이 국민의 뜻을 헤아리기 보다는 정당 내부 계파의 이해관계에 영향을 받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경제민주화, 경제 분야에서 정의를 실현하는 것”
그는 지금 화두가 되는 ‘경제 민주화’에 대해서도 “공정한 시장경제를 추구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며 “소수가 특권을 가지고 시장을 독점하고 좌우하는 게 아니라 국민들 누구나 경제 주체로서 공정한 기회를 보장 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 설 수 있도록 공평한 기회를 주는 것, 뒤쳐진 사람도 출발선에 나란히 설 수 있게 국가가 부축 해주는 것 △ 경쟁과정에서 특권이나 반칙을 허용하지 않고 공정한 규칙이 지켜지도록 하는 것 △ 운이 나쁜 패자도 재기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갖춰주는 것 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경제 민주화가 절실해진 이유에 대해서 사회 양극화가 심해지는 등 경제 영역에서 정의가 실현되지 않아서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남북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야 하며, 통일은 사건이 아니라 과정이라고도 밝혔다.
그는 한.미 FTA에 대해서도 입장을 밝혔다.
이명박 집권 초기 급격하게 민심을 돌아서게 만들었던 미국산 광우병 쇠고기 수입과 관련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위험성에 대해서는 학자들의 의견이 엇갈려 공개토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이제 우리나라의 위치에서는 아주 낮은 확률이라도 인명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사안에 대해서는 더 이상 경제적 논리만을 내세우지 말고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더 근본적으로는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이기 때문에 무조건 FTA를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고용 창출의 과정에서 보면 FTA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가 갈 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따라서 FTA를 통한 고용 창출 효과와 내수 산업 촉진을 통한 고용 창출 효과 간에 근본적인 점검을 해봐야 할 때가 도래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려고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한.중 FTA에 대해서도 “한중 FTA는 지금처럼 공산품 위주, 총량 위주의 협상보다 식량안보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접근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FTA가 농산물 시장을 대폭 개방하는 방향으로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농업의 피해는 한-EU, 한.미FTA의 타격과는 비교도 되지 않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강정마을. 용산참사 “개발만능주의와 소통부재 정부가 빚은 참극”
그는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강정마을 주민들과 대치 상태를 오랫동안 이어오고 있는 제주 강정마을 문제와 용산참사에 대해서도 “소통부재와 개발만능주의 정부가 빚은 참극”이라고 쓴소리를 날렸다.
그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관련 “(국가안보 차원에서)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에 이르기까지 서로 관점이 다른 4개의 정부가 판단하고 같은 결론을 내렸다면 다른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그 판단을 받아들이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강정마을을 입지로 선정하고 공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주민과 국민을 설득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는가 라는 문제가 남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설득과 소통의 과정이 생략된 채 강행된 강정마을 공사는 무리한 것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용산 참사에 대해서는 “거주민들을 고려하지 않고 개발논리만으로 밀어붙이려다가 용산 참사 같은 사건을 초래했다고 본다”며 “앞으로는 도시를 재개발 할 때 세입자 등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장을 더 많이 고려하면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안 원장의 견해를 정리한 것으로 이 안에는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한다면 내놓을 법한 정책과 우리 사회 현안에 대한 현정부와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도 함께 담겨져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안 원장의 출마 선언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지만, 안 원장이 대선에 출마해 끝까지 완주할 만큼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겠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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