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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8-09-02 | 수정 2008-09-02 오전 7:27:25 | 관련기사 건
<아래는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회사 全文>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이용훈 대법원장, 이강국 헌법재판소장, 한승수 국무총리, 고현철 중앙선거관리위원장, 국무위원과 내빈 여러분,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오늘은 18대 국회가 첫 정기회를 시작하는 뜻 깊은 날입니다.
그러나 새로운 출발의 설렘과 다짐에 앞서 국민 여러분의 따가운 비판과 매서운 질책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18대 국회는 국민의 큰 기대 속에 출발했지만, 3개월 가까이 파행과 공전을 거듭하면서 국민들께 적지 않은 실망과 걱정을 끼쳤습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송구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다양한 이해가 충돌하는 정치 현장은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얼굴을 붉힐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열띤 토론과 격렬한 논쟁도 국가의 발전, 국민의 복리라는 대원칙 앞에서는 대화와 타협을 통해 결국 하나로 수렴되어야 합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존중 위에서 이견과 갈등을 민주주의의 위대한 엔진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18대 국회가 비록 국민들의 비판과 질책을 크게 받았지만, 저는 그 가운데서도 희망의 싹을 보았습니다. 국민을 위해 일하려는 의원들의 의욕과 열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합니다. 생산적인 의정활동을 펼치고자 하는 고민과 연구도 대단합니다.
현재까지 우리 의원들이 제출한 법률 제⋅개정안이 676건에 달합니다. 예산정책처에 각종 법안의 재정 분석이나 비용 추계 등을 의뢰한 것도 500건이 넘습니다. 연구 활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개월 간 의원들이 개최한 토론회, 공청회가 200건이 넘어 하루 2건 이상씩 열리는 꼴입니다. 의원 연구모임도 55개로 역대 국회 중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의원회관은 의정활동 준비로 밤늦도록 불이 꺼지지 않고 있습니다.
의원들의 본회의 출석률도 한층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성실하게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제 이와 같은 의원 여러분의 뜨거운 열정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알찬 결실을 맺도록 해야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저는, 18대 국회가 진정한 선진 국회로 올라 서기 위해서는 세 가지 과제를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국회다운 국회’로 만들기 위해 국회운영과 제도의 틀을 과감히 뜯어 고쳐야 합니다. ‘민의의 전당’이자, ‘민주주의의 본산’인 국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국민으로부터 불신 받고, 정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국회마저 국민에게 질책 받고 있습니다.
대의정치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이 위기를 이겨낼 수 있겠습니까. 우리 스스로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싸우지 않고, 놀지 않고, 말이 앞서지 않는 국회를 만들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결의가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정치가 국민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60년 전, 우리의 제헌의원들이 1년 365일 중 320일을, 그것도 밤늦게까지 헌신적으로 일하며 대한민국 건국의 초석을 놓았던 그 정신과 자세를 귀감으로 삼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국회의 문을 1년 내내 열어 놓아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원 구성 협상 때문에 지체되는 일은 사라질 것입니다. 졸속 국감, 시간에 쫓기는 예산안 심의 등 고질적인 병폐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국회 운영의 전문성, 효율성,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대정부 질문, 청문회, 청원, 소위윈회, 특별위원회 등 각종 제도와 운영 실태를 살펴봐야 합니다. 여야가 충돌할 경우 파행과 경색을 막기 위해서 이를 조정하는 제도적인 틀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의원 여러분의 입법 활동과 정책 개발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지원기구의 강화와 전문 인력을 확충해야 합니다.
이미 여야의 협조아래 국회운영제도개선자문위원회를 구성했고, 곧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됩니다. 여기서 국회법은 물론 국회 운영과 관련된 모든 쟁점과 이슈를 심도 있게 검토할 것입니다.
둘째, 민생경제를 챙기는 ‘일하는 국회’상을 확립하여야 합니다. 사실상 18대 국회의 첫 국회인 이번 정기국회야말로 ‘일하는 국회’의 시금석이 될 것입니다. 여야를 초월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고유가로 고통 받는 서민들을 지원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이 2개월 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하루속히 처리하여 서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 하겠습니다.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한 법안들의 처리를 서둘러 주시기 바랍니다. 한미FTA 비준 문제도 여야의 합의를 통해 조속히 마무리되기를 기대합니다.
정기국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국정감사와 예산안 심의입니다. 원 구성이 늦어져 졸속, 부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습니다. 밤을 새워서라도 철저하게 준비해서 명실상부한 정책국감을 실현해야겠습니다. 예산안 심의도 충분한 검토와 토론을 거쳐서 18대 국회에서만은 법정 기일을 넘기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셋째, ‘미래를 준비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현실은 결코 밝지 않습니다. 당장의 경제적 어려움은 물론이고 미래 대한민국이 무엇으로 먹고 살아야 할지, 명확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급속한 저출산 고령화의 진전으로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결코 많지 않습니다. 지금의 고비를 슬기롭게 이겨내지 못한다면, 우리는 선진국 문턱에서 좌절하고 말 것입니다.
최근 정부가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한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우리 국회도 식량, 에너지, 기후변화, 환경과 생태 등 미래를 설계하고 준비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합니다. 아울러 답보상태에 있는 남북문제에도 지혜를 모아 국회에서 슬기로운 방안을 모색해 주기 바랍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18대 국회 첫 정기국회를 맞아 정부에 특별히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새삼 강조할 필요도 없이 국회는 국민의 대의기관입니다. 국민으로부터 부여받은 국회의 권한은 그 어떤 이유로도 훼손될 수 없습니다. 국회의 독립성, 자율성은 그 누구에 의해서도 침해되어선 안 됩니다.
정부는 국민의 소리를 듣는다는 마음으로 국회의 비판과 지적을 적극 수용, 국정에 반영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야 의원들께도 한 가지 당부말씀을 드립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입니다. 거친 말, 험한 말로 우리 스스로의 품격을 떨어뜨리지 맙시다. 폭력적, 위선적 언행이야말로 국회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국민들은 비록 말이 없을지라도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늘 지켜보고 평가하고 있으며 잘못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심판한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됩니다.
다수의 관용과 소수의 아량이 어우러지고, 가끔은 여유와 유머로 힘든 국민께 작은 위로를 드릴 줄 아는 18대 국회가 됩시다. 저는 국회의장으로서 공정하고 중립적으로 국회를 운영해 나갈 것임을 거듭 다짐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여야 국회의원 여러분, 정치도 결국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은 국정을 책임진, 바로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의 선택과 노력에 달려 있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어떻게 바뀌고, 변하고, 달라지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려 있는 것입니다.
여야 모두 ‘수의 정치’의 유혹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여당은 수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를 삼가야 합니다. 야당은 수의 부족을 사생결단식 정치로 풀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국회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문을 여는 곳입니다. 여야가 함께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봅시다. 불안과 좌절, 상처받은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도록 합시다.
늦게 시작한 만큼 알차게 활동합시다. 민족의 큰 명절 한가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국회도 마지막 구슬땀으로 국민들에게 보람차고 풍성한 열매를 나눠줍시다. 감사합니다. [국회 정차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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