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민들은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 김형오 국회의장 2월 국회 개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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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들은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 김형오 국회의장 2월 국회 개회사

국회/정차모 기자  | 입력 2010-02-01  | 수정 2010-02-01 오후 8:35:37  | 관련기사 건

김형오 국회의장은 1일 오후 2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개회된 2월 임시국회식에서 다음과 같은 개회사를 했다[다음은 김형오 국회의장의 개회사를 원문그대로 옮겨 싣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2010년 경인년 설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과 의원 모두에게 행복과 성취, 꿈과 희망이 가득 넘치는 한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올해는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한국전쟁 발발 60주년, 4․19혁명 5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100년전, 우리는 국권을 상실했지만 특유의 저력으로 광복과 정부수립, 한국전쟁의 폐허를 넘어 산업화! 와 민주화의 대장정을 쉬임 없이 달려왔습니다.


심지어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세계에서 유일하게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금융위기도 비교적 무난하게 극복해 나가고 있습니다. 작년 경제성장률이 0.2%를 기록했지만 OECD 회원국 중에서는 호주를 제외하고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이룩했습니다.


올해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이 변방국가에서 세계 중심국가로 진입했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무대인 것입니다. 김연아, 신지애, 이청용, 박지성, 박주영 등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자랑스런 젊은이들도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의원 여러분! 대한민국 정치 얘기만 나오면 민망해서 고개를 들기 어렵습니다.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으로 정치를 꼽고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요체인 대화와 타협보다는 강행과 대치가 일상화되면서 폭력과 직권상정 등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습니다. 국회가 갈등을 조정, 국민을 통합하기보다는 갈등을 확대재생산, 오히!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국회파행에 대한 책임은 저를 포함한 여야 모두에게 있다할 것입니다. 심지어 입법부가 해결해야 할 일을 스스로 하지 못하고 헌재와 검찰의 손에 맡김으로써 국민으로부터 선출된 대표성의 기! 능마저 훼손시켰습니다. 국회의 권위와 위상도 함께 추락했습니다.


사법부가 입법부의 고유권한을 재단하는 사법권남용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사법부는 정치적으로 중립이어야 하고 이념에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국민들의 보편적 생각입니다. 스스로의 자정노력도 있어야 할 것입니다.  사법개혁의 핵심은 이념이나 권력에 흔들리지 않는 검찰과 법원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도적 문화적 개선을 하는데 있습니다.


최근에 정치가 실종되었다고 합니다. 의회민주주의의 위기라고 합니다. 이렇게 된 원인은 의회주의 원칙을 무시하고 대결만을 주도한 강경파에 있다고 합니다. 강경세력이 역사를 주도한 사례는 거의 ! 없습니다. 언제나 대화와 협상, 타협할 줄 아는 합리적 세력이 역사를 주도해 왔습니다.

 

헌법46조는 "국회의원은 국가이익을 우선하며 양심에 따라 직무를 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회의원은 정당의 이익보다 국가의 이익을 우선해야 합니다.


어떤 의원도 국익을 위해 소신껏 일했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거나 불이익을 받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근 협량과 인색함이 우리 정치를 더욱 황량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관용과 금도(襟度)라는 훌륭한 미덕을 되살려야 할 것입니다.


우리는 국회의 정상적인 운영을 위해 정치 환경과 풍토를 과감하게 개선해야 합니다. 국회운영제도개선은 선진국회로 가기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필수요건입니다.  혼란과 무질서로 점철된 국회! 를 바로잡기 위해서 이번 임시회에서 국회법 하나라도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저도 어려웠고 여러분도 힘들었습니다. 국회가 이대로 갈 수는 없습니다. 의사일정합의는 번번이 무산되고 점거와 공전기간은 더욱 길어졌습니다. 검찰고발과 헌재제소, 의원 징계안이 남발되고 직권상정은 늘어났습니다.


비상시 예외적으로 사용되는 직권상정 권한이 여당에게는 편의적 절차를, 야당에게는 대치와 점거의 명분으로  전락하지 않았는지 되새겨보고 있습니다. 저는 상임위 중심으로 민주적 절차! 확실히 보장된다면 직권상정을 폐기하는데 동의하겠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힙니다.


지난 1월 18일 처리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 관련법은 여야가 며칠간 밤늦게까지 논의를 거듭한 결과, 합의를 도출한 대표적인 민생법안입니다.  이번 2월 임시회에서는 서민의 실생활에 직접 ! 되袖 주는 민생법안을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합니다.


2009년 말 사실상 실업자가 4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대학을 졸업해도 1년 이상 상용직 취업률이 절반에 불과합니다. 베이비붐 세대 수백만 명이 조만간 길거리로 쏟아져 나옵니다. 이것은 생존의 문! 제입니다.  일자리 대책을 구체적이고 시급하게 세워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저출산 초고령사회는 국가적 아젠다로 부상한 만큼 국가백년대계를 위해 모든 지혜를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나가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올해는 개헌을 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입니다. 지방선거전 개헌논의가 사실상 어렵다면 2월 국회에서 개헌특위 구성, 지방선거 후 논의, 연내에 개헌을 마무리하는 일정을 제안합니다. 국회의원 3분의! 2 가량이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만큼 지도부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합니다.


세종시 수정안 관련 법안이 지난 27일 입법예고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국회로 넘어올 것입니다. 국회는 국가적 과제와 이슈를 논의하고 토의하는 ‘공론의 광장’입니다. 세종시 관련법이 국회에 제출! 되면 각 상임위에서는 차분하고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것입니다. 세종시로 인해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모든 갈등과 대립은 국회에서 종식되어야 합니다.


저는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국민의 의사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국회법에 따른 절차를 지키겠습니다. 세계는 갈수록 좁아지고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기회가 많습니다.


먼저 11월에는 서울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됩니다. 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G20 정상회의를 위해 국회차원에서 모든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가브랜드와 국격을 끌어올리고 정치문화를 확 바꾸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실효성 있고 다각적인 의원외교활동도 중요합니다.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와 2012년 여수 국제박람회의가 성공할 수 있도록 의회외교를 통해 지원해야 합니다.


지난 1월 12일 강진으로 인해 아이티 공화국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국회는 1월 18일 인도적 차원에서 아이티 공화국 지진피해 희생자 추모 및 복구지원 결의안을 신속하게 채택한 바 있습니다! . 또한 의원 각자 구호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어떤 분은 현지로 달려가고, 어떤 분은 성금을 내고 어떤 분은 참상을 알리는 활동을 했습니다.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 국민의 고통도 함께 느끼고 아픔을 덜어주는데 앞장 선 의원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아프간 파병문제도 글로벌시대에 우리의 역할과 위상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처리해 ! 주시기 바랍니다.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변화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선제적이고, 원칙적이고, 투명한 지원을 위해 국회차원에서 다각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여야 의원 여러분, 국회는 항상 갈등과 이슈가 들끓는 곳입니다. 국회는 여야 모두 룰을 지키면서 대화와 토론을 통해 타협안을 만들어 내는 곳입니다. 몸싸움이 아닌 말싸움을 하는 곳입니! . 그것도 격조 있고 품위 있게 하는 곳입니다.


그런데 18대 국회는 지독한 진통을 겪었습니다. 강제적 당론 때문입니다. 이제 무책임하고 우물 안의 정치로는 정당을 운영할 수도, 국가를 경영할 수도, 세계와 소통할 수도 없습니다.


국회의장에게 책임을 전가 한다고 해서 정당이 발전하고 국회가 신뢰받는 것은 아닙니다. 사사건건 당론이 지배하는 정당은 미래가 없습니다. 정당이 변하고 정당 지도부가 변하면 국회와 국회의원이 ! 제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2월 국회는 상임위 중심으로, 민주적 절차에 의해, 활발히 토론하는 국회가 되어야 합니다. 국민들이 따가운 채찍을 들기 전에 우리가 먼저 나섭시다. 국민을 두렵게 생각합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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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차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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