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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8-01-18 | 수정 2008-01-18 오전 10:39:02 | 관련기사 건
살캉살캉 달큰한 멸치예찬-경남 남해 멸치회
하얀 눈을 쏟아 붓는 매섭고도 차가운 어느 겨울날. 뜨듯한 고향 아랫목 구들로 쏙 들어가고 싶어지는 귀소본능에, 발길은 어느새 따뜻한 남쪽 나라를 향한다. 봄이 온 냥 나비가 두 날개를 펼친 모양의 그 곳은 바로 경남 남해.
▲ 남해군 멸치회
남해가 숨겨놓은 속살 고운 보물 … 경남 남해 멸치회
어릴 적 우리네 아버지 최고의 술안주는 고추장 찍어 바른 마른 멸치였다. 이 멸치 대가리 두 어 점이면 비싼 안주도 필요 없었던 게다. 술안주는 아니었지만 어머니 역시 멸치를 삶아서 찌개에 넣기도, 들들 볶아 아이들 도시락 반찬으로 쓰기도, 젓갈로 만들어 김치의 맛을 내기도 했다.
고두현 시인은 멸치를 두고 아름다운 비늘들, 죽어서야 빛나는 생애라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술안주든, 국거리든, 밥반찬이든 늘상 우리와 함께 하는 작지만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 멸치가 남해에서 특별한 변신을 시도했다. 바로 멸치회.
갓 잡아온 멸치를 남해산 막걸리와 야채와 초장으로 한데 버무려 맛을 낸 별미다. 멸치 본연의 영양가는 물론이요, 달콤하면서도 새콤하고, 새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에 한번 맛 본 이는 결코 잊을 수가 없을 정도다.
대나무그물’에 모여든 통통한 몸통, 그 이름‘죽방렴 멸치’
멸치회는 미조항과 삼동면에서 맛볼 수 있다. 특히나 삼동면은 원시어업 죽방렴을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지족해협에 V자 모양의 대나무 그물인 죽방렴은 길이 10m 정도의 참나무 말목을 물살이 빠르고 수심이 얕은 갯벌에 박고 주렴처럼 엮어 만든 그물을 물살 반대방향으로 벌려놓은 원시어장.
▲ 원시어업 죽방렴
거센 조류를 따라 헤엄치던 물고기들이 통 안에 갇히게 되는데, 한번 들어온 고기는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그야말로 새장 속에 갇힌 새. 썰문 때 문짝을 열고 뜰채로 퍼 올리기면 비늘하나, 상처 하나 없는 싱싱한 멸치를 만날 수 있다.
자연 그대로의 방식으로 잡아 올린 멸치는 담백하고 쫄깃한 맛이 뛰어나기에 ‘죽방렴 멸치’ 라는 명찰을 달자마자 값이 곱절이나 비싸게 판매된다. 남해 사람들은 멸치에 관해서만큼은 부산의 기장멸치와의 비교를 단연코 거부한다.
기장의 멸치는 너무 기름지고 뼈가 억센 반면, 물살이 빠른 곳에서 노니는 죽방멸치는 운동량이 많아 육질이 쫀득쫀득하다는 것. 제철은 봄꽃이 피어나는 3월에서 5월사이. 허나 남해에 가면 사시사철 싱싱한 멸치회를 맛볼 수 있다.
바람 부는 바닷가, 멸치회 한 점, 소주 한잔이면 찰떡궁합
멸치 비린내도 없다. 그렇다고 멸치 특유의 향이 없어진 것도 아니다. 고소하고 담백함은 그대로 살아있고, 거기다 새콤함과 달콤함, 매콤함이 함께 공존한다.
기자가 가지고 있는 미약한 글 재주로는 그 맛을 차마 표현할 길이 없다. 그저 직접 맛보길 바랄 뿐. 갑자기 술 생각이 간절해진다. 평소 소주 세 잔이면 고주망태가 되어버리는 기자도 그 자리에 앉아 한 병을 쉽게 비워낸다.
“원래 멸치회는 소주 한 병 들고 바다를 보면서 먹어야 되는기라. 그라면 아무리 추운 날씨라도 따땃해져. 술도 안취하지. 그게 멸치회 제대로 먹는 방법이여.”
이 조그마한 멸치 안에 무엇이 있간디 술이 취하지 않는 걸까. 고개만 갸웃거릴 뿐이다. 멸치쌈밥도 별미다. 생멸치를 육수로 우려낸 다음 된장과 고추장을 풀어 끓인 뒤 양파, 마늘, 고추를 넣고 내장을 떼어낸 산멸치를 넣어서 끓인 멸치찌개를 말한다. 여느 찌개와는 달리 먹는 방법도 특이하다.
(제공/한국관광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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