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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10-03-15 | 수정 2010-03-16 오후 1:21:11 | 관련기사 건
고성군 대가면 척정리 관동마을에 아주 특별한 은행나무 한 그루가 수백년 동안 마을을 지키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은행나무는 지난 1982년 경상남도 보호수(고유번호 12-31)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으며 이 마을은 은행 행(杏)자를 따서 행정(杏亭)마을이라고도 불리고 있다.
수령이 800년 가량 된다고 전해지는 이 나무는 높이 35m, 둘레 10m가 넘는 웅장하고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하고 있으며, 수령에 비해 생육상태가 상당히 좋은 편으로 수세도 좋아 은행이 많이 달린다.
무엇보다 이 나무가 주목을 받는 것은 나무 가지에 유난히 발달된 유주(乳柱) 때문이다.
유주는 나무 가지에 여성의 젖꼭지 모양처럼 줄기의 일부가 돋아나는 현상으로 원래 하늘을 향해 높게 뻗은 나뭇가지에서 돋아난 일종의 뿌리로, 흙 속에 묻힌 뿌리의 호흡만으로 모자란 숨을 보충하기 위해 허공에 드러난 뿌리라고 한다.
예전에는 그 형태 때문에 젖이 나오지 않는 산모(産母)나 득남을 원하는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 백일기도하는 모습이 종종 목격되기도 했으며, 유주를 베어 달여 먹으면 젖이 잘 나온다는 설 때문에 많이 잘려 나가기도 했다.
또 이 나무에 대한 특별한 전설이 마을사람들을 통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옛날 이 마을에 시집온 이씨부인이 첫딸을 잃고 은행나무를 찾아 백일째 지성 끝에 그렇게 바라던 아들을 낳았다. 하지만 아이에게 먹일 젖이 나오지 않아 시어머니의 미움을 사게 되자 부인은 결국 은행나무에 목을 매어 목숨을 끊고 말았다.
▲ 나무가 있는 곳에서 내려본 관동마을
부인이 목을 맨 순간 은행나무 가지가 아래로 처지면서 마구 흔들리더니 천둥과 번개가 요란하게 치며 세차게 비가 쏟아졌고, 다음날 이 은행나무에 둥글둥글한 젖 모양을 한 것이 여기저기 가지에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에 시어머니가 이 유주를 잘라 나온 하얀 액을 받아 손자에게 먹여 키웠다고 전해지고 있다.
이러한 전설이 전해지고 있는 은행나무에 대한 마을주민들의 애정 또한 남다르다.
은행나무 주변은 모두 대나무 밭으로 빼곡하게 둘러싸여 있어 관리 및 접근이 쉽지 않았으나 마을사람들이 자비로 인근 부지를 매입하고 죽목을 제거해 주변을 깔끔히 정비, 지금은 시야가 확 트여 마을을 들어서면 은행나무를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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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나무가 유난히 많은 관동마을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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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군청 등 관련 기관의 협조와 지원으로 주변 배수로 및 진입도로를 새로 만들고 나뭇가지 지지대 설치, 폭우 시 토사유출에 따른 나무뿌리 보호를 위한 저류지 설치 등을 통해 은행나무 사랑을 이어가고 있다.
이 마을에서 대를 이어 살고 있는 한 주민은 “우리 마을 은행나무는 충북 보은의 정이품송,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 등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보호수와 비교해 보더라도 그 가치와 웅장함에서 뒤지지 않는다”며 “지역민의 혼과 얼을 지켜주는 노거수라는 점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관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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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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