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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08-12-11 | 수정 2008-12-11 오전 9:21:47 | 관련기사 건
- 쌀 50가마 불우이웃에 전달 -
전 세계가 불황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허우적거리고 있고, 우리나라 또한 예외가 아닌 가운데 인구 6만이 채 되지 않는 자그마한 고성군 회화면에서 이 겨울을 따뜻이 데워주는 인간미 넘치는 일이 있어 소개한다.
아래 글은 면사무소 직원이 만든 보도자료 인데, 여느 기자 못지않은 필력이어서 全文을 그대로 옮겨놓기로 했다.
아래는 全文이다.
2008년 12월 유난히도 춥던 날 고성군 회화면사무소에는 한통의 편지와 함께 쌀 50가마를 불우이웃에 기부하겠다는 훈훈한 소식이 날아들었다. 내용을 소개하자면,
『가끔 마누라 따라 재래시장에 가 볼라치면 고무다라이 앞에 놓고 생선팔고 있는 할머니를 보게 되는데 그럴 땐 문득 어머닐 떠 올리게 되고 금새 당신에 대한 그리움에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배둔 장터 목판위에 입 벌린 생선을 올려놓고 40여년 생선을 팔았던 내 어머니, 제대로 가슴 한번 펴고 살아본 적 없었던 내 어머닐 생각하노라면 까만 그을음과 숯 검댕이 같은 아픈 기억이 숨어 꿈틀거립니다.
내 기억속의 내 어머니는 삶의 무게에 짓눌린 한 짐꾼 이었습니다. 그 더러운 궁핍과 그로 인한 비밀스런 고독과 쇳덩이 같은 정적에 치를 떨며 살아낸 유․소년 시절을 회상하노라면. “아, 아! 가난하다는 것은 얼마나 부끄럽고, 서럽고, 무서운 것이었던지!!” 그건 구제할 길 없는 지옥이었습니다.
또 한해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면장님! 그리고 직원 여러분! 면민 복지향상에 노고가 많으시겠지요. 연말을 맞아 두 동생들과 마음을 모아 물품을 조금 마련하였습니다.
올 해는 ‘유난히도 살기가 더 어렵다’ 하는군요. 얼마 되지 않아 못내 아쉽습니다. 어쩔 수 없이 삶을 살아내기가 어려우신 분들과 겨울나기 시름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2008년 12월
생선장사 뚱장 할머니의 막내아들 구승철, 둘째아들 구승웅, 큰아들 구승문 올림』
매년 이맘때면 어려웠던 과거를 회상하며 불우이웃을 찾아 쌀을 기부해온 삼형제 중 둘째 구승웅 씨는 회화면에서 횟집을 경영하고 있으면서 올해 더 많이 기부하지 못함에 미안해하며 사진촬영을 거절했다. 이들의 기부 소식이 전해지면서 회화면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영상의 기온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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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차분한 마음으로 음악을 감상하십시오. 어머니의 너그러운 품과 인자하신 얼굴이 떠오릅니다. 착한 일을 하신 구승문 형제님들에게 마음에서 우러나는 갈채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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