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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7-02-16 | 수정 2007-02-16 오후 1:09:23 | 관련기사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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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화투는 그야말로 명절날에만 즐기는 놀이라는 의미지 그 이상도 아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재미나는 화투놀이(고스톱) 방법을 알아보자.
가족끼리 즐기는 화투놀이에도 전략이 있어야 한다. 아버지와 딸은 한 편이 될 확률이 높고 엄마는 아들의 말을 잘 듣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와 아들은 이 순간만은 수컷의 본능에 충실하게 된다. 물론 삼촌이나 숙모가 있으면 이 놀이판은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자 이제부터 재미있게 화투놀이를 즐기는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계획은 목표가 있기에 만들어진다. 목표는 아버지의 주머니를 비우는 거다.
일단, 아들은 앙숙(?)같은 딸(누나나 누이동생이 될 수 있지만 여기선 편하게 딸이라는 용어로 통일한다)과 비밀동맹을 맺어야 한다. 아버지에게는 당연히 비밀이다. 화투놀이의 특색 상 앉는 자리가 중요하다. 보통 화투놀이는 설날 저녁에 진행된다.
이날 이 시간이 되면 어머니는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곤해진다. 그래서 보통 엄마들은 화투자리에서 벗어나, 쉬고 싶은 마음이 꿀떡 같다. 아들은 이런 엄마를 꼬드겨 반드시 참석시켜야 한다.
아버지의 눈치를 보는듯하면서 아들의 등쌀에 엄마는 놀이에 끼어든다. 일단 아들은 엄마를 자신의 우측에 앉히고 좌측에는 딸을 앉게 해야 한다. 그럼 아버지를 기준으로 시계방향으로 아버지-엄마-아들-딸의 순서로 앉게 된다. 엄마를 우측에 앉히는 것은 아버지가 ‘고(go)’했을 때 엄마가 ‘역고’하거나 이기게 만들기 위한 술책이다.
딸을 아들의 좌측에 앉게 하는 것은 비밀동맹을 맺은 또 하나의 전략이다. 물론 아버지는 모른다. 놀이가 진행되면서 아들은 추임새를 섞으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놀이전체의 흐름을 휘잡아야 한다.
엄마를 주로 응원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불쾌하게 만들기도 해야지만 아버지를 곤경으로 몰아가서도 안 된다. 왜냐하면 자존심이 상한 아버지가 놀이를 그만 둘 수도 있기 때문이다. 화투놀이도 확률의 게임이므로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다.
엄마가 이길 때 아들은 더욱 큰 추임새로 응원을 하고 아버지가 이길 것 같은 판에는 잠시 자리를 비워야 한다. 그리고는 뒷북을 쳐야 한다. “아버지 축하드립니다.”라면서 은근히 부아를 끓게 만들어야 한다.
이럴 때 아버지의 머리는 혼란이 오기 시작한다. ‘자식 키워봐야 별 것 없네, 역시 마누라가 최고야!’식으로 아버지가 생각을 하면 이날 화투놀이는 성공이다. 아버지와 엄마의 화목이 최종 목표이기 때문이고, 이럴 때 아버지는 속으로 더욱 엔돌핀이 팍팍 돌아 기분이 좋아진다.
이 쯤 되면 아들은 “아버지! 가요방에 가입시더, 제가 쏘겠습니다.”라는 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설날 저녁, 이 가족은 행복의 덩굴 속으로 빠져들게 될 것이다.
대구 이용암 기자(lavale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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