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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26-10-29 오후 12:08:10 | 수정 2026-10-29 오후 12:08:10 | 관련기사 건
허동원 / 경상남도의원
고성은 사계절 낯선 유니폼으로 붐빈다. 지난해 이곳에서 열린 전국·도 단위 학생 스포츠대회는 청룡기 전국고등학교축구대회를 비롯해 20개. 856개 팀, 1만8,608명이 경기를 치렀고, 동·하계 전지훈련으로도 212개 팀, 3,954명이 다녀갔다. 한 해 2만 2,562명, 대부분 초·중·고 학생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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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학생 선수들이 이 작은 군(郡)을 해마다 다시 찾는다는 것은 고성의 훈련 여건이 이미 검증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 풍경에는 묘한 역설이 숨어 있다. 다른 지역 아이들은 고성으로 몰려오는데, 정작 경남의 아이들은 재능을 키울 학교를 찾아 경남을 떠나야 하는 현실 말이다.
도내 111개 초등 운동부에서 1,000여 명의 꿈나무가 땀을 흘리고, 진주에는 경남체육고등학교도 있다. 문제는 그 사이의 중학교 3년이다. 경남에는 체육중학교가 없다. 두각을 드러낸 아이는 일반 중학교에서 홀로 버티거나, 열세 살 나이에 짐을 싸 다른 시·도로 떠나야 한다. 사다리의 가운데 칸이 통째로 비어 있는 꼴이다. 경남이 길러야 할 선수를 다른 지역이 길러 내고, 그 성과는 고스란히 그 지역의 이름으로 남는다.
최근 도의회에서도 이 공백이 도마에 올랐다. 전국 12개 시·도교육청이 체육중학교를 운영하는 사이, 한때 상위권이던 경남 고등부는 2025년 전국체육대회에서 13위까지 밀려났다. 일부 종목은 도내 중학교 한두 곳에서만 운영돼 진학 선택지조차 마땅치 않다. 재능을 발견하고도 그 재능을 이어 키울 학교가 없다는 뜻이다. 이제 타당성 검토에 머물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립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은 그래서 무겁게 다가온다.
그렇다면 그 학교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
좌고우면할 것 없이 답은 고성이다. 스포츠타운과 종합운동장을 갖췄고, 스포츠산업 전담 조직을 두어 대회와 전지훈련을 꾸준히 유치해 온 곳이다. 무엇보다 체육중학교는 인구소멸 위기 지역에 들어설 때 그 의미가 배가된다. 도내 교육 인프라가 창원·김해 등 대도시로 쏠리는 현실에서, 특수목적 학교 하나는 학생과 가족, 지도자를 불러 모으는 정주의 거점이 된다. 지역균형발전이라는 도정의 큰 방향과도 정확히 맞닿는 선택이다. 기숙사를 갖춘 기존 중학교를 활용하거나 전환하면 설립비 부담도 크게 덜 수 있다. 한 해 2만 명 넘는 학생 선수를 맞아 온 경기장과 숙박 기반은 그대로 학교의 훈련장이 된다.
고성 안팎에서도 군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기다린다고 학교가 저절로 찾아오지는 않는다. 설립 논의가 본격화되면 도내 여러 시·군이 앞 다퉈 유치전에 뛰어들 것이다. 고성군이 먼저 부지와 시설, 정주 지원 방안을 담은 유치 전략을 내놓고 교육청과 도를 설득해야 한다. 경기장을 빌려주는 도시에 머물 것인가, 선수를 길러내는 도시로 나아갈 것인가. 그 갈림길에서 고성이 먼저 손을 들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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