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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6-05-24 오후 06:41:40 | 수정 2016-05-24 오후 06:41:40 | 관련기사 0건
아래 기사는 5월 19일 영오면 양산리 양기마을에서 일어난 홀로 귀농인에 의한 마을 주민 폭행사건으로 이와 유사한 사건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날 수 있겠다는 예방차원에서 상세히 보도하기로 한다.
또한, 고성군 행정에서는 이번 사건이 계기가 돼 귀농귀촌에 대한 면밀한 정책수립으로 기존의 공동체질서가 훼손되지 않도록 철저한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함은 물론 치안을 담당한 경찰에서는 입으로만 주민이 체감하는 만족치안을 외칠 것이 아니라 행정과의 유기적 협조로 지역사회 질서를 교란할 수 있는 요주의 인물에 대한 정보력을 확대해 지역공동체 구성원들의 안전을 위해 전심전력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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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再)귀농 남성, 무고한 할머니 폭행
- 주민들 보복 두려워 쉬쉬 불안에 떨고 있어
수년 동안 미약하나마 행정업무를 보좌하며 행정에서 지급된 우유를 마을의 수급자들에게 나누던 할머니(75. 김귀달 피해자)가 동네 한 남성(김○○ 63. 재귀농인) 으로부터 폭행을 당해 119에 실려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게 돼 우유를 나눌 수 없게 됐다는 사실을 면사무소 직원이 아는데도 면장은 사건 발생 5일이 지난 5월 24일에도 모르고 있었던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모를 수도 있겠지만.
40여 마을 주민 대다수가 여성노약자들인 곳에서 재귀농해 들어 온지 2년 정도 되는 남성(63세 정도)의 잦은 음주와, 주민들을 향해 마구 내뱉는 폭압적인 그의 언행으로 주눅이 든 채 숨죽여 지내야만 했던 주민들의 처지를 누구하나 제대로 알아주지 않은 때에 벌어진 살풍경에 주민들은 지역치안 담당자들이 원망스럽기만 하다.
영오면 양기마을에서 있었던 사건은 이렇다.
‘노인일자리사업’ 중 하나로 노인이 노인을 돌본다는 뜻의 ‘노노케어’라는 사업이 있는데, 일자리사업 참여노인 중 거동에 불편이 없는 노인이 정부에서 지급되는 우유나 야쿠르트를 갖고 일주일에 세 번, 홀로 사는 노인들을 찾아가 안부를 묻고 근황을 살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던 김귀달(75세) 할머니가 아무런 이유 없이 같은 마을에 사는 60대 초중반 건장한 체격의 남성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사건이다.
5월 18일, 할머니가 폭행을 당하기 전날, 우유를 배달하고 마을 독거노인들을 살피고 집으로 돌아오던 김 할머니는 사건의 발단이 된 문제의 텃밭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잘 자라던 고추모종이 잎이 말려들고 시들어가는 것을 보고 ‘소똥에서 나오는 농도 짙은 가스 때문에 그렇게 됐다’고 누군가가 말을 하자, 김 할머니는 잘못된 걸 바로잡으며 ‘그게 아니고, 고추에 응애가 들어서 그렇다. 고추 모종을 하나 뽑아서 농약방 가서 물어보고 약을 쳐라’고 말해준 게 전부였다.
그런데, 그 텃밭이 김 할머니에게 폭행을 가한 재귀농자 김씨의(고향은 영오면이나 수십 년 간 객지에서 살다가 2년 전 홀로 양기마을에 들어와 30여 마리 소를 기른다 함) 축사 바로 옆이라 때마침 축사에 있던 김씨가 누군가가 ‘소똥의 지독한 가스 때문에 고추가 녹아내린다’는 말만 새겨듣고, 또 그 말을 김 할머니가 한 것으로 확정하고 앙심을 품었던 것이다.
김씨는 사건 전날인 18일부터 김 할머니를 ‘죽이겠다’는 위협의 말을 내뱉고 다니다 당일인 19일 아침부터 김 할머니 집을 세 번이나 찾아 갔다. 처음 김씨가 김 할머니 집을 찾았을 때 할머니는 고사리를 뜯으러 나가 없고, 두 번째는 논일하러 나가 없었고, 세 번째는 마을에 다른 일보러 나가 집을 비운 상태였다. 그렇게 서너 군데 볼일을 마친 김 할머니는 힘이 들어 경로당으로 들어가 쉴 작정이었다.
이 때, 세 번에 걸쳐 김 할머니를 찾았지만 할머니를 찾을 수 없었던 김씨는 자신의 축사 옆 텃밭에서 잎이 말라 시들어가는 고추모종을 하나 뽑아들고 금곡의 농약방으로 가 응애로 인해 고추모종이 시들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김 할머니를 찾으러 경로당으로 달려들었다. 그때 마침 일을 마치고 들어와 막 쉬려고 허리를 눕히는 김 할머니를 향해 김씨는 손에 쥐고 있던 고추모종을 할머니를 향해 휙 던지며 느닷없이 폭력을 가한 것이다.
당시 경로당에는 김 할머니를 포함해 모두 9명의 할머니들이 있었다. 신발에 쇠가 박힌 안전화를 신은 채 방으로 들어온 김씨는 누워있는 김 할머니의 양 팔을 쥐고 가슴을 밟는가 하면, 죽이겠다며 두 손으로 목을 세 차례 조이며 폭력을 행사했다고 같이 있었던 할머니들은 말한다. 김 할머니의 팔을 어떻게 틀어쥐었는지 멍투성이에 살갗이 벗겨져 피가 흘렀다. 여러 할머니가 김씨의 다리와 팔을 잡고 뜯어 말리며 김 할머니는 그런 말을 한 적이 결코 없다고 해도 막무가내로 폭행을 하고, 말리던 할머니들을 밀쳐내 일부 할머니가 다치기도 했다.
김 할머니는 자식들이 타지에 나가있고, 할머니 혼자 양산리 양기마을에 살고 있었다. 마침 양기마을에서 하우스를 하던 김 할머니의 조카 내외가 소식을 듣고 달려가 119를 불러 초죽음이 된 할머니를 이송한 것이 일차적인 사건의 전모다.
이제 한 번 생각해보자.
할머니는 전치 3주의 상해진단을 받아 병원에 누워있어 20여일 뒤면 멍들고 터진 외상이야 고쳐지겠지만 그 정신적 충격이 오죽하겠나. 노인들이 가장 편하고 안전하게 쉬어야 할 노인정에서 건설 현장이나 철공소에서 볼 수 있음직한 쇠가 박힌 안전화를 신고 신체 건장한 60대 초중반의 남성이 저벅저벅 걸어 들어가 무자비하게 폭력을 가한다면 그게 노인정인가 지옥정인가!
사건 발생 이후, 김씨의 행보는 주위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기 딱 좋은 것이었다. 혼자서 술을 들이키며 ‘나는 폭행한 적 없다’ ‘나는 모르니 너희들 마음대로 해라’ 식으로 나오더라는 것이다. 그러다 사흘이 지난 뒤 조카인 구모씨에게 찾아와 그저 미안하다는 한 마디만 하고 자신이 폭행한 부분에 대해서는 할머니를 ‘밟지는 않았다’고만 하고는 획 돌아서 가버리더라는 것이다.
주민들에 따르면 그의 행동거지에 대해 자신이 동네에서 제일 강자니 자신이 하는 일에 간섭도 말고 자기 맘대로 하도록 버려두라는 심산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그는 술을 매우 자주 마시고, 폭언을 일삼고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자기에게 조금 거슬리면 쌍욕을 자주하는 사람인데다 완력을 내세워서 누구든지 그의 보복이 두려워 고개숙여버린다는 것이다. 이야기꽃을 피우다가도 그가 오면 입을 닫아버린단다. 양기마을 사람들 거의 모두가 그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번 사건이 대충 넘어가고 전치 3주로 사건처리가 되면서 단순 폭행이면 그저 200~300만원의 벌금형으로 그칠 수도 있을 터다. 그와 함께 자신의 위치는 무소불위로 더 확고해 질수도 있다. 그 평화롭던 마을이 글쎄 이게 뭔가!
주민들은 말한다. 이런 문제가 양기마을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귀농이 됐든 재귀농이 됐든 농촌으로 들어오는 사람들이 정상적인 가정으로 가족과 같이 들어와 생활하면 좋으련만 자신에게 발생한 문제 회피용으로 들어온다든가 귀한 몸이 농촌으로 들어왔으니 마을에서도 행정에서도 알아서 잘 대우해달라거나 하는 경우가 더러 있어 무턱대고 귀농귀촌을 반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제대로 된 귀농이라면 말년에 농촌에 들어올 것이 아니라 스러져가는 농촌을 살리고 기존의 공동체를 더 풍부히 할 젊은 층이 들어와 마을과 주민들을 지키고 가꾸며 자기 일을 하는 귀농귀촌이 돼야 한다고 말한다. 비정상적인 귀농으로 매일 술에 취해 자기 비관만 하는 경우와 양기마을 김 씨의 폭행과 같은 사건이 다른 읍면에서도 일어나 골치를 앓거나 문젯거리가 될 수도 있어 이런 일들이 실제로 발생하기 전에 지자체와 치안담당 기관에서 잘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말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사생활보호 권리도 중요하지만 생명보호와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하지 않을 수 없고, 고령화 사회에 부합하도록 치안용 CCTV 설치 구역을 경로당으로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특별나 보이지 않는다. 실제로 김 할머니가 홀로 있었더라면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는다.
최근 우리사회는 사회 구석구석에서 불미스럽고 치를 떨게 하는 범죄가 발생해 어두운 곳과 홀로되는 것이 참으로 무서운 일이라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여성이 안전해야 남성도 안전해진다. 노인이 안전해야 젊은이들도 안전해진다. 고성군 행정과 고성경찰에서 할 일이 더 많아질 것 같다. 사람 살만한 고성은 그다지 멀리 있지 않다. 참고로 김 할머니의 사위는 고성인터넷뉴스에 전화를 걸어와 “제발 이런 일이 가볍게 덮여 더 큰 사건으로 번지지 않게 사회에 경종을 울려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김 할머니의 쾌유와 양기마을의 평온을 염원한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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