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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기자 | 입력 2008-08-09 | 수정 2008-08-09 오전 8:06:20 | 관련기사 건
2008 문화관광체육부 상설문화관광프로그램
■ 가족단위 여행객들이 직접 탈을 만들고, 탈놀이와 농요를 흥겹게 배우면서 즐길 수 있는 우리문화 체험 프로그램
■ 인형극과 연극놀이로 시작되는 독특한 진행방식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능동적 참여를 이끌어 냄
“지역의 전통문화와 박물관을 연계한 체험프로그램”
고성군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으로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마다 고성탈박물관에서 우리문화 체험프로그램인 “탈 할아버지의 비밀”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그동안 꾸준히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오던 고성탈박물관과 연계해, 고성의 독특한 전통예술인 탈과 탈춤, 민요를 한곳에서 통합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 세 가지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연결되고 참가자들이 보다 흥미롭게 활동에 몰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연극놀이 기법을 도입했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은 단순히 관람만 하는 정적인 관광에서 벗어나 가족들이 같이 힘을 모아 직접 만들어보고 배우면서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능동적이고 창조적으로 상황을 이끌어가면서 숨겨진 보물을 찾듯이 준비된 단계들을 통과하다보면 어느새 자연스럽게 전통문화의 현재적 의미를 생각하게 된다.
지역의 중요무형문화재와 박물관의 전시장 및 교육프로그램과 연계돼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좀처럼 접하기 어려웠던 특성 있는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무엇보다도 아이들과 같이 부모들도 동심으로 돌아가 함께 손잡고 뛰놀며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가는 자리이다.
탈, 탈춤, 농요를 한곳에서 통합체험
경남 고성은 최근 ‘공룡’과 관련한 자연유산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지만, 이보다 앞서 고성을 전국에 알린 브랜드는 ‘고성오광대(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7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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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형 탈춤의 대표격으로, 원형이 가장 잘 보존 전승되고 있어 그 가치 가 높다. 그러나 고성오광대가 유명한 이유는 무엇보다 한여름과 한겨울 고성오광대 춤사위를 배우려 전국에서 몰려드는 전수생들이 콩죽 같은 땀을 바가지로 쏟아내면서도 고성이라는 동네를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하게 만드는 마법의 전수기간을 가지기 때문이다. 전수는 벌써 20년을 넘어서고 있다.
오광대의 고장답게 고성에는 탈 전문박물관이 있다. 고성오광대 탈 제작자인 갈촌 이도열 선생이 고성군에 기증한 탈들을 기초로 2005년 개관했다.
‘탈난 것은 탈로 막는다’는 전통 탈문화를 현대적으로 보급하기 위해 개관 이후 꾸준히 어린이들을 위한 탈 만들기 교실과 민속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탈, 탈춤과 함께 고성 민속예술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중요무형문화재가 고성농요(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84-1호)다. 힘들고 바쁜 농사일 중간에 피로를 잊고 일의 능률을 올리기 위해 불렀던 농요에는 이웃끼리 협동하는 공동체문화와 땅에 뿌리박은 건강한 민중의 심성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이렇게 고성은 탈, 탈춤, 농요라는 뛰어난 민속예술자원으로 풍요롭다. 이 풍요로움을 커다란 함지박에 맛깔나게 버무려 내어놓는다. 가족이 같이 탈을 만들고, 우리가락에 덩실거리는 춤사위로 놀면서 하루를 보낸다.
연극놀이로 어린이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
프로그램의 시작을 알리는 신나는 사물놀이와 함께 ‘이끔이’들을 따라 빙글빙글 태극진을 짜며 돌던 참가자들은 어디선가 들려오는 음악소리에 이끌려 숨을 죽인 채 작은 인형극 무대 앞에 옹기종기 앉게 된다. 검은 막이 걷히면 옛날옛날 탈을 잘 만들었던 탈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펼쳐지고, 참가자들이 주문을 외우면 쿨럭쿨럭 기침을 하는 탈 할아버지가 진짜로 등장하면서, 연극놀이는 시작된다. 죽을 때까지 팔만사천개의 탈을 만들어야 하는 할아버지. 할아버지를 도울 방법이 없을까?
이 프로그램은 인형극과 함께 시작되는 연극놀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연극놀이는 ‘놀이’를 극으로 구조화시켜 참여자가 직접 극을 만들어가며 상황을 체험하는 것을 말한다.
어린 시절 누구나가 해보았을 ‘소꿉놀이’가 바로 놀이라는 안전한 허구의 세계를 통해 어른들의 역할들을 체험해보는 것이듯, 이 프로그램은 탈 할아버지라는 중심인물의 세계로 들어간 참여자들이 스스로 탈 할아버지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과정들을 거쳐 임무를 완수해내는 과정을 밟게 된다.
연극놀이 프로그램에서의 ‘이끔이’는 참여자들이 안심하고 상황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며, 주어진 목표로 보다 적극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해주는 사람이다.
기존 체험프로그램에서의 지식과 방법을 전달하는 강사의 역할과는 다른 지점이다. 정답은 없으며, 참가자 개인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은 그것이 어떠한 것이든 ‘놀이’ 속에서 보호와 격려를 받는다. 그러므로 이끔이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할 수 밖에 없다.
기획과 진행팀을 이끄는 <북새통>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팀을 이끌고 있는 <북새통>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동청소년극 전공과정이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아동청소년학과 전공자 출신들이 주축이 된 창작집단이다.
아동청소년극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체험을 바탕으로 서울, 광명, 대구, 포항 등 지역문화와 역사를 연극놀이로 흥미롭게 체험해보는 활동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북새통의 대표 레퍼토리인 <가믄장 아기>(고순덕 작, 남인우 연출)는 2003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그동안 국내뿐만 아니라 일본 오키나와, 독일 슈투트가르트,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러시아 노보고로트 등의 아동청소년연극축제, 호주 세계 아시테지 총회 등에 공식 초청돼, 어린이 청소년 연극계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탈 할아버지의 비밀’ 프로그램의 主이끔이인 金소리씨는 지난해 루마니아 부카레스트 국제아동극축전에서 최우수배우상(Best Actor)을 수상한데 이어 올해에는 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지부의 아시테지상을 수상했다.
지역특성을 살린 심화된 관광상품
우리 여행문화는 쌓였던 것을 배설하는 문화로부터 점차 새로운 경험을 받아들이고 오래된 역사를 체험하는, 배움과 감동이 있는 여행문화로 바뀌어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프로그램들은 대부분은 대도시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소 지방자치단체는 비슷비슷한 체험프로그램들을 다투어 내놓고 있지만, 이는 특성 없는 체험상품의 양적 확대만을 가져오는 것은 아닌지. 전통을 컨텐츠로 하면서도 현재성을 잃지 않고, 오늘 우리의 이야기를 가장 쉬운 놀이의 언어로 풀어가는 것이 바로 탈놀이, 공동체놀이의 본질이다.
박제화된 전통문화의 단순반복이 아닌, 지금 여기에서 같이 즐기는 전통문화 프로그램, ‘탈 할아버지의 비밀’이 빛나는 이유이다.
■ 프로그램개요
∘일시 : 매달 둘째, 넷째 토요일 오후 1시 ~ 5시
∘장소 : 고성탈박물관
∘대상 : 초등학생을 포함한 가족단위 여행객(선착순 40명)
∘참가비 : 5,000원(1인)
∘참여방법 : 사전예약(전화 및 인터넷)
∘문의 : 고성탈박물관 전화 055)670-2948, 672-8829
Daum 카페 "탈할아버지의 비밀"(http://cafe.daum.net/tal.)
본 사업과 관련된 내용은 고성탈박물관 학예사 남진아(☏055-670-2948)에게 문의하면 된다.
※ 8월 9일(토)에는 경남지역 미술학원연합회 학생들과 지역 어린이 등 47명이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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