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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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

고성 인터넷뉴스  | 입력 2007-02-02  | 수정 2007-02-02 오후 3:07:34  | 관련기사 건

2일은 물을 담고 있는 땅, 습지 보전을 위해 최초의 국제적인 정부 간의 협약인 람사협약을 기념하여 정해진 "세계습지의 날(World Wetlands Day)"이다.

 

▲ 창녕 우포늪

 

람사 회원국들의 정부와 시민단체는 이 날을 기점으로 습지의 가치와 중요성을 대중에게 인식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간 람사협약의 원리를 실행하는데 있어 자국의 활동사항을 설명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그렇다면, 지난 1997년 101번째로 람사협약에 가입한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올해로 11회를 맞고 있지만, 달력에도 표시되어 있지 않은 습지의 날을 아는 이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습지보전에 앞장서고 있다는 환경인들은 과연 진정한 습지 지키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147개 회원국과 국내외 환경단체 관계자 등 2000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 습지 행사인 람사총회 개최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습지의 날을 맞아 우리의 습지 보전활동에 대한 이러한 의문들을 던져 본다.

 

▲ 창원 주남저수지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생명체를 키움으로써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하나의 생태계로 해일, 지진발생 등의 자연적인 대재앙을 예방할 수 있는 지질학적 가치와 하천정화기능, 경관적 가치를 지닌 것이 습지이다. 또한, 여기에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로 습지에 서식, 도래하고 있는 멸종위기의 다양한 야생 동식물을 일일이 열거하는 수고로움은 하지 않을 작정이다.


습지의 다양한 역할과 중요성이 알려지면서 다행스럽게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1999년 ‘습지보전법’과 ‘연안관리법’이 동시에 제정되어 국가와 환경부장관, 특별시장, 광역시장을 비롯한 시도지사에게 책임이 지워지고 지정된 습지보호구역에 대하여 유지관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지만, 지난해 4월 장항습지와 산남습지, 시암리습지 등 한강하구 습지 60.668㎢ 즉, 1835만평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정부의 습지 보전에 대한 정책적 노력이 엿보이는 듯도 하다.


환경시민단체에서도 정부의 무분별한 습지 개발 정책 반대 운동과 습지에 대한 국민의 인식 증진 활동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사)환경실천연합회(이하 환실련, 회장 이경율) 역시 지속적인 습지의 훼손 현황 파악 및 체계적이고 공식적인 보전활동을 위한 낙동강 습지의 람사 등록 추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수십 년 동안 그저 쓸모없는 땅이라 여기고 쉽게 개발하고 파괴해왔던 습지에 대해 보전 가치를 부여했을 뿐, 우리사회에 습지보전에 대한 모순은 여전히 남아있다.


지난 몇 년간 우리사회의 가장 큰 환경 현안이었던 해안습지의 대표적인 새만금의 간척사업과, 무제치늪, 화엄늪을 포함하여 20여 곳의 습지가 분포하는 천성산 일대의 정부 국책사업이 그대로 강행 되었다.

 

또한 새만금 이후 정부는 더 이상의 추가 갯벌매립을 하지 않겠다했지만, 이에 대한 불분명한 발언과 태도로 장항갯벌을 매립이라는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이는 아직 습지가 개발과 발전이라는 논리 앞에 언제든지 무방비로 노출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를 보호하고, 전 세계인의 행동과 책임을 결의`하는 람사총회를 2008년에 개최하게 되고 이에 따른 우리의 습지정책과 보전, 파괴의 현실을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음에도, 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외면하고 있다.


대표적인 철새 도래지인 철원의 샘통 습지와 우포늪, 주인 없고 이름 없는 민간인통제구역 내 습지들이 포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를 동원한 지역민들에 의해 지금도 무단으로 농지로 개간 되고 습지의 기능을 상실한 채 말라가고 있다.지난해 6월에는 환실련에서 비무장지대 앞 도라산 역 부근에 평화공원이 조성되면서 석포천 습지가 완전히 매립되어 있는 현장을 포착하고 관계기관에 보전을 촉구 한 적도 있다.

 

▲ 창원 주남저수지

 

습지에 대한 정부정책의 수준과 훼손 상황이 이러한데 습지의 날을 맞아 정부를 비롯한 관련시민단체에서는 국민들은 알지 못하는 습지 관련 세미나니 심포지엄이니 하는 다채로운 행사를 치르고 있다.진정으로 습지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우리나라의 습지 훼손의 현황을 살핀 실천적이고 올바른 보전 방향을 잡아간다면, 이러한 탁상공론이며 기념일의 행사의 하나로 치부되는 활동이 과연 옳은지 재고의 여지가 있을 것이다.


또한 람사총회를 1여년 앞둔 현재, 국제적인 행사의 경제적 파급효과만을 노린 주체들 간의 힘겨루기가 좀처럼 사그라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국제적인 습지 보전이라는 의미를 잃고 경제적 이권을 챙길 수 있는 행사로 바라보는 이러한 시각은 람사총회가 전 세계인은커녕 우리 국민들도 조차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축제가 될 우려가 있다.


이처럼 습지의 날을 기점으로 살펴본 우리의 습지 보전 활동에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람사총회를 계기로 시급히 보전이 필요한 습지에 대한 빠른 현황파악과 복구 활동으로 람사협약에 의해 국제적으로 보호받아야할 습지 등록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환경 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람사총회가 일부 지자체의 행사로 전락되지 않기 위해서는 습지 보전활동에 대한 국민적 인식 변화와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대 국민 캠페인 활동이 정부와 환경시민단체들이 주도하에 이루어져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습지 인근 지역민을 비롯한 전 국민들과 함께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위한 전략을 마련하고 국가정책의 시행 이전에 습지를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정책을 지속적으로 저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 학계, 환경전문단체와의 연계를 통한 국내 습지환경의 분석을 통한 환경정책 구축 마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러한 모든 활동의 바탕이 되는 것은 습지 보전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당위임을 분명히 인지하는 것이다.

 

창원 전지미 기자(cwinews@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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