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어떤 생태주의자의 청문회 감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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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어떤 생태주의자의 청문회 감상법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10-09-02  | 수정 2010-09-02  | 관련기사 건

지도력의 바탕은 비전과 콘텐츠

 

낙마한 김태호 전 경남지사에게 개인적인 원한이나 사감은 없다. 필자가 대중 정치인으로서의 그분에 대해 처음으로 이상하게 생각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좌파 낙인’의, 그에게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비판을 보면서였다.

 

중앙 보수 정치의 지도 그룹도 아니고 이상한 신문의 논설위원도 아니고, 더더욱 파렴치(?)한 단체들의 회장도 아닌데, 참신한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 그의 ‘10년 좌파 정부’라는 경남도지사의 정치적 발언에는 그 연유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었다. 그가 지난 정권을 날쌔게 비판할 그때는 이명박 정부가 전임 정권을 맹렬히 비판하면서 자신들의 기반을 요구할 때였다.

 

난 데 없이 우파도 아닌 정치인이 좌파도 아닌 전임 대통령들을 인신공격할 때는 배경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이었다. 결국 그는 박연차 회장과의 관계 설명에 실패하면서 ‘젊고 패기 있는 국무총리 직(職)’에서 낙마하고 말았다. 그런데 필자는 그것은 단지 표면적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그의 낙마는 새로운 지도력으로서의 비전과 콘텐츠의 구성에서부터 실패하고 있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지도력에는 새로운 비전과 가치가 정말이지 말이 되는 구석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위 ‘남해안 시대’라는 그의 도지사 시절의 대형 프로젝트는 주로 해안의 절경을 분쇄(?)하고 바다를 매립하고 많은 공장을 유치하는 것이 주류를 이루었다.

 

환경정책은 외관 아닌 내용이 중요

 

습지 보전을 위한 근본적인 정책은 뒤로 한 채 ‘국제적으로 중요한 물새서식지의 보호를 위한 협약’의 당사국들의 총회인 ‘람사르회의’ 유치를 통해 정치적 `그린 워싱(green washing)`에 연연하였다.

 

여기에 태풍 매미를 빌미로 경남의 거의 모든 자연하천에 1조원 이상의 혈세를 쏟아 부어 경곗돌 콘크리트의 인공하천으로 탈바꿈시켰다.

 

당초 이명박 정부의 새로운 인사를 두고 파격적인 신선함을 들면서 영국의 새로운 수상인 보수당의 ‘데이비드 카메룬’과의 선의의 대비를 하기도 했다. 필자는 어떤 좋은 모델을 이른 바 선진국이라는 나라들에서 차용하는 것에 약간의 거부감을 가지고 있지만, 이번의 경우도 데이비드 카메룬과 김태호씨의 대비는 모든 면에서 어울리지 않는 설정이었다고 본다.

 

한나라당이 영국의 보수당의 정강정책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 그러하고 우선 데이비드 카메룬은 취임 일성으로 영국의 시민환경단체와 국민들이 환경파괴와 기후변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줄기차게 반대해 왔던 ‘히드로 국제공항’의 제3활주로 확장사업을 철회했다. 그리고 대개의 그의 서민 복지 정책들은 우리의 민주노동당보다 어쩌면 더욱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다.

 

반면 우리의 김 전 지사는 청문회 정국에서도 예의 변함없는 낙동강 운하를 예찬했다. 그것이 그의 정치 철학의 판단에서 나온 것이라면 그는 새로운 환경정치시대의 총리로서는 현실 인식이 부족하고 미흡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진정한 보수는 아름다움 지키는 것

 

사상 최초로 해수욕장의 폐장 일시를 9월 초까지 연장한다는 사실은 단순한 가십이 아닌 지금 환경혼란의 시대에 진입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몽골에서는 최근 실제의 국무회의를 한때 초지였던 사막에서 가지면서 세계의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김태호씨의 대사들을 볼 때 카메룬과의 유사성은 나이가 비슷하다는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정치적 유사성을 찾을 수 없다.

 

필자는 참으로 이 나라에 풋풋하고 꿈을 가진 보수의 정치가가 나오기를 고대하고 기대한다. 왜냐하면 우리 한민족의 문화와 전통에서 아름다운 보수의 가치와 지혜의 풍부한 자산이 살아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사람을 공경하고 자연에 대한 깊은 인식을 공유했던 이 민족이 어찌 강줄기 하나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아름다운 보수의 기치를 든 참신한 정치인 하나 기르지 못 하는가. 보수는 기득권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움을 지키는 것이다.

 

설사 그의 낙마가 강고한 서울 중심주의의 벽에 부딪힌 측면이 또한 있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김태호씨가 진정으로 새로운 지도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 시대가 처한 생태적 질곡과 그에 연동된 생태학적인 삶의 현실을 직시하는 환경정치시대의 도도한 흐름을 익히기를 감히 주문한다.

 

혼란의 시대는 언제나 내용이 형식을 압도한다는 것이 젊은 정치의 자산이기에 그러하다. 환경과 생명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하는 김태호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부산 사하인터넷뉴스 제공>

 

/ 구자상

 

 

 

 

 

 

 

(사)기후변화에너지대안센터 상임대표

시민환경공익기업 에너지나투라(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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