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풀꽃편지-다섯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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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의 풀꽃편지-다섯 번째 이야기

이광희 숲해설가  | 입력 2012-10-08  | 수정 2012-10-08 오전 11:55:47  | 관련기사 건

 

이제 벼 베기가 시작 될 겁니다. 하루 낮 가을 햇살이 나락을 살찌울 겁니다. 들녘이 풍요로우면 농민들 마음도 풍요롭겠죠. 세상은 황금들녘과 멀리 아파트단지가 공존하고 있습니다. 우리네 사람들도 서로 도와가며 공존하는 세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층꽃나무

 

 

꽃무리가 층층이 피고 지는 꽃, 가을 넘어가는 요즘 산에서 만나는 `층꽃나무`입니다. 이름에 나무라 되어있으나 온대지방 겨울이 되면 줄기가 말라버리는 풀의 속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그래서 `층꽃풀`이라고도 불립니다.

 

우리 동네 생태공원에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산에서 만나도 워낙 아름답고 무리지어 피어나는 꽃이어서 요즘은 관상용으로도 많이 키우나 봐요. 몇 년 전 산림청에서 정한 `9월의 꽃`으로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가을꽃이라는 얘기겠죠. 곤충들도 예쁜 것을 아는지 참 많이 찾더군요.

 

여뀌

 

 

 

우리나라에서 나는 여뀌종류는 31종으로 여뀌종류가 무지 많고 모양도 다양하다는 겁니다. 약용으로 쓰인다고 하며 물가에 살면서 정화능력이 뛰어나다고 하는데 워낙 흔해 자주보기는 했으나 딱히 어디 활용해본적은 없습니다. 맛은 매운맛이라고는 합니다.

 

인터넷을 찾아보니 여뀌라는 이름의 유래는 라틴어 `Hydro`와 `Piper`(후추, 고추)의 합성어로 “물가에서 자라는 후추”라는 뜻으로 영어 이름은 water pepper라고 한답니다. 한편 여뀌를 한자로는 료(蓼:여뀌료)라 하는데, 그 자생지 특성에 빗대어 수료(水蓼), 택료(澤蓼), 천료(川蓼)라고도 하니 동서양에서 모두 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미국쑥부쟁이

 

 

 

1980년대 관상용으로 들어왔던 북아메리카원산 미국쑥부쟁이가 들녘에 한창입니다. 엄청난 번식력과 적응력으로 생태계 교란종으로 유해식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미 주변에 너무 많이 퍼져있더군요. 예쁘기까지 합니다. 이제 귀화식물로 인정해야 하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마치 개망초인 듯 보입니다만 자세히 보면 개망초 보다 화사합니다. 같은 시기 들녘 수놓는 이웃한 쑥부쟁이와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봄에 나는 새순을 나물로도 먹는다는 분도 보았습니다. 민통선에도 지리산 속에서도 발견되었다는 기사도 보이는 군요. 우리 동네에 지천입니다. 이제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가 아닐까요. 예쁘면 뭐든 용서가 된다는데.....

 

이질풀 꼬투리

 

 

 

작고 앙증맞으며 이질과 배 아픈데 약용으로 쓰인다는 `이질풀`을 소개한 적이 있었죠? 이질풀의 꽃이 지고, 열매를 맺고 나면 용수철처럼 튕겨나가는데 그 힘으로 꼬투리는 돌돌 말리게 됩니다. 그리고는 이런 멋진 장식처럼 가을들녘을 아름답게 장식한답니다. 참고로 이질풀의 꽃말은 `귀감` `새색씨`라고 합니다.

 

씨앗을 품고 있을 때는 엔틱 촛대처럼 하늘위로 솟구쳐 있다가 씨앗을 멀리 보내고 나서는 근사한 모습이 되는 이질풀의 빈 깍지를 소개하려구요. 풀꽃을 관찰하면서 꽃보다 아름다운 씨앗 날린 후의 뒷모습을 보게 될 때 또 감동입니다. 어쩌면 황혼의 뒷모습이 더 아름다운 것임에도 못 알아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은.....

 

산박하

 

 

원산지가 한국이라고 하면 왠지 더 관심이 갑니다. 이제 우리 산하에도 수 많은 외래종이 왕성한 번식력과 생명력으로 토종식물의 서식지를 넓혀가고 있지요. 그래서인지 한국이 원산이인 `산박하`가 더 왜소하게 보입니다. 우리 동네 뒷산에서 만난 녀석인데 이름과는 달리 박하 향은 거의 나지 않아요. 그래도 당당하게 꽃을 피워낸 것이 기특했습니다.

 

잎이 깻잎을 닮아 깻잎나물이라고도 불리는 `산박하`의 꽃이 아주 작아서 자세히 보아야 하나 나름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이맘때 꽃을 피우는 `산박하`는 낮은 산에서도 볼 수 있으니 발 밑 조심하시고 꼭 알아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름조개풀

 

 

산을 오를 때 나무 밑 음지에서 가장 흔하게 발견하는 풀이 바로 `주름조개풀`입니다. 사실 꽃이랄 것도 없는 벼과의 풀꽃이지만 한국원산으로 키가 작아 발밑에서 많이 보이는 풀입니다. 요즘 산박하와 함께 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깊은 산이 아니라도 만날 수 있고, 그냥 볼 때는 아름답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말이죠. 생명력은 아주 강하답니다. 사진 속에 보이는 꽃 위쪽 길다란 대롱에서 점액을 분비해 지나는 짐승이나 사람들 옷에 끈적거림으로 붙어서 번식합니다. 주름조개풀이 멀리 가는 방법이랍니다.

 

만수국

 

 

 

화단 관상용으로 많이 보이는 `만수국`(메리골드)입니다. 아침저녁 기온차가 많을수록 꽃 색이 짙어진다죠. 우리 동네 법원 앞 화단에 한 가득입니다. 멕시코원산으로 5월부터 10월까지 핀다고 하는데 가만 보면 종류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노란색이 많은 것을 천수국이라고 하고, 붉은색이 더 많은 종류를 `만수국`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보입니다.

 

만수국이 피어있는 곳에는 다른 풀들이 거의 없습니다. 양분 흡수 능력이 아주 뛰어난 것 같아요. 염색용으로도 쓰고, 한편으로 향이 강해서 친환경농사 짓는 분들에게 녹비식물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는군요. 서리가 내리기 전후 가장 아름다운 유혹을 하게 될 `만수국`이랍니다.

 

 

이광희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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