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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숲해설가 | 입력 2012-10-21 | 수정 2012-10-22 오전 8:37:08 | 관련기사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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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르면 푸르다고 가을
, 흐리면 또 흐리다고 가을, 부는 바람도 가을, 들녘 냄새도 가을, 사람들 표정 속에도 가을이랍니다. 혹시 마음이 먼저 가을이라서 가을이 아닐까요?
하루가 다르게 가을이 깊어집니다. 단풍 색이 고우면 마음도 고와질까요? 노랗게 물든 잔디밭 가족도 좋고 연인도 좋으니 한가로이 노닐기 좋은 계절입니다. 서리내리기전 올해 마지막 풀꽃들의 축제를 즐겨야 할 겁니다.
구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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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절초의 계절입니다. 쑥부쟁이는 보랏빛이구요, 구절초는 흰색과 분홍색이 완연합니다. 구절초가 쑥부쟁이보다 조금 늦게 피는 것 같아요. 국화과들 구별하는데 어려우시면 그냥 들국화라고 하셔도 됩니다만 구절초는 쓰임새가 아주 많답니다.
부인병에 특히 좋다고 해서 뿌리부터 꽃까지 모두 쓰입니다. 최근에는 구절초꽃차도 볼 수 있습니다. 일부지역에서는 구절초축제까지 열고 있습니다. 잎 향기도 아주 강하죠. 구절초는 방향제로도 쓰입니다. 향수로도 화장품재료로도, 욕탕제로도 쓰인다고 합니다. 책 선물 할 때 구절초 잎을 책갈피로 끼워놓으면 향기가 좋아서 기분 좋은 책읽기를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도 한번 해봐야겠어요. 쓰임새 많은 구절초, 지금 한창입니다.
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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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서 마가렛이라는 소녀는 과꽃 잎을 하나씩 떼어내며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라는 사랑의 점술을 치는 장면이 나온다죠. 색상이 다양한 국화과 `과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노랫말이 익숙하지요.
1. 올해도 과꽃이 피었습니다. 꽃밭 가득 예쁘게 피었습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요.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죠.
2. 과꽃 예쁜 곳을 들여다보면 꽃 속에 누나 얼굴 떠오릅니다./시집 간지 온 삼년 소식이 없는 누나가 가을이면 더 생각나요
중국원산 `과꽃`이 원예종으로 개량돼 수많은 종류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추억 한자리쯤 생각나게 하는 올해의 과꽃은 어떤 모습인지요.
산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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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추꽃이 한창입니다. 산부추 자주색 꽃이 참 예쁩니다. 혀 내밀듯 꽃술을 내어놓은 모습이 귀엽기까지 하지요. 산부추는 꽃술이 나올 때면 꽃이 아래쪽으로 쳐집니다. 흔히 볼 수 있는 산부추는 봄철이면 장아찌를 만들거나 산부추김치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봄철 산 오를 때 산부추를 보이는 대로 뽑아다가 고추장을 찍어먹기도 하지요. 약간의 파 향기가 나면서 먹을 만합니다. 요즘 꽃대가 올라오고 방사형 꽃이 피고 있습니다.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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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과 `새`라고 합니다. 벼과의 사초들은 솔새, 개솔새, 기름새, 억새 등 많은 종류가 있습니다만 그냥 `새`라고 부르는 종류입니다. 벼가 익어가는 이맘때 `새`도 익어갑니다.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이 저는 참 예쁘게 보인답니다. 들녘을 나서다가 이런 종류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시지 말고 알아봐주세요. 우리주위에 있는 그 어떤 풀꽃도 대부분 이름이 있답니다. 유행가 가사에 있는 `이름 없는 잡초` 라는 표현은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 이야기지요. 그냥 이름 모르는 풀꽃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솔이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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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선태식물 `솔이끼`를 소개합니다. 풀꽃보다 훨씬 작습니다만 가을녘 이 녀석들도 포자를 만들어 영토를 넓히고자 하는 때랍니다. 초등학교 6학년들에게 술이끼와 우산이끼에 대한 숙제를 내나 봐요. 인터넷 검색을 하다보면 솔이끼에 대한 설명을 해달라는 질문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끼종류는 솔잎 닮은 솔이끼와 우산 닮은 우산이끼가 대표적이지요. 솔이끼는 자웅이주에요. 암숫놈이 따로 있다는 이야기죠. 포자로 번식합니다. 숲속 그늘진 바위틈 솔이끼도 자세히 보면 참 예쁘답니다. 습기 있는 곳에서 10년 가량 살 수 있다는군요.
금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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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부처를 닮은 꽃 `금불초`라 합니다. 여름부터 가을가지 핀다고 하는데 우리동네 생태공원에는 요즘 만개했습니다. 국화과들이 대체로 이맘때 피어 있는 것으로 보아 금불초도 비슷한 시기에 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한방에서는 꽃을 말린 것을 선복화라 하여 거담, 진해, 천식 등에 쓰인다고 합니다.
여름에 피는 국화라고 `하국`이라고도 한다는 가을에 만난 노란색 부처 닮은 `금불초`도 올해 마지막으로 보는 모습일 겁니다. 아침저녁 싸늘한 완연한 가을로 깊어갑니다.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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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보니 좀스러운 늙은이를 좁쌀영감이라 한답니다. 좋은 어감은 아닌 것 같아요. 아마 좁쌀이 아주 작아서 이런 비유가 적용되고 있을 겁니다. 그런데 `조`를 직접 본 어린이가 얼마나 될까요? 노란색 알갱이로 쌀밥과 혼합해 먹는 좁쌀을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를 겁니다. 그래도 정월대보름 오곡밥 다섯 곡식 중 하나인데 말이죠.
최근에는 임산부나 허양한 사람 원기회복 해독작용 등에 좋아서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면 우리 농산물이 안 좋은 게 있나요. 다 좋죠. 사진 찍어놓고 보니 꼭 강아지풀 같기도 하지요? 벼과 강아지풀속 식물이랍니다. 요즘 수입품 말고 재배하는 농가도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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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희 숲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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