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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겸 편집부장 | 입력 2012-12-10 오후 03:58:55 | 수정 2012-12-10 오후 03:58:55 | 관련기사 건
대도시는 동별로 설치된 ‘지역주민센터’에서 많은 문화 강좌들을 개설하고, 일부 백화점이나 극장, 도서관, 서점, 각종 평생교육시설에서 끊임없이 새로운 문화 요소들을 공급하고 있다. 그래도 부족하다고들 아우성이었는데 정작 농촌으로 내려오니 인근에 도서관 하나가 없고, 영화관 하나가 귀하다. 굳이 지역 간 균형을 논하지 않더라도 일상 속에서 뼈저리게 느낄 수 있는 하루하루이다. 이러한 ‘문화격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하겠지만, 실제 농어촌 사람들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사업으로 ‘작은 도서관’의 운영을 들 수 있다. ‘작은 도서관’의 가치는 미국의 토드 볼(Todd Bol)과 릭 브룩(Rick Brook)이 설립한 도서관(Little Free Library)에서 찾을 수 있다. 이들은 건강한 지역사회의 중요성에 공통된 의견을 갖고 작은 도서관 보급 사업을 위스콘신 주에서 시작하였으나 현재는 미국 이외에도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각 지역의 실정에 맞춰 300여개를 설립하였다. 이러한 작은 도서관 설치 사업은 세대를 넘어 각자의 기술과 창의력, 지혜를 나누며 지역사회 문화를 형성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경상남도 내에도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몇몇 ‘작은 도서관’이 운영되어 지역사회의 문화공유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일례로 의령군교육청 관내 ‘용덕학교 마을도서관’을 들 수 있다. 학생 수 38명에 불과한 용덕초등학교 내 용덕학교마을도서관은 한 기업으로부터 매월 20권 이상의 신간을 지원받아 지역주민들에게 대여해 주고,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다양한 책읽기 행사와 한글교실, 문화탐방 활동 등을 운영하여 실질적인 지역사회 문화센터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지역사회 문인을 초청하여 학생들에게 글쓰기와 사고하는 법을 직접 배우는 기회를 갖기도 한다니 굳이 도시가 아니더라도 아쉬울 것이 없을 것 같다. ‘작은 도서관’이 농촌지역 주민들의 낙후된 문화와 정보격차 해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경상남도를 비롯하여 우리나라 농어촌에는 보다 많은 ‘작은 도서관’이 필요하다. 밭에서 일을 하다가도 경운기를 몰고 가다가도 원하는 책을 구할 수 있을 정도로 문턱이 낮은 도서관에서 아이, 어른이 함께 문화공동체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농어촌 주민의 문화적 소외는 상당부문 해소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은 책 읽는 부모의 모습을 손쉽게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한편 도서관은 건립보다는 운영이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운영 내용이 작아서는 안 된다. 운영을 위한 예산 부담은 줄이되 찾아오는 사람은 많은 살아있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고려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많은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읍면 지역 학교의 유휴교실 등에 ‘작은 도서관’을 만들고, 교내 사서교사 등을 활용하거나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를 활용하는 일이다. 경상남도는 특히 학생 수가 감축되는 농어촌 학교들이 늘어나고 있다 보니 설립 장소를 구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다만 고급 문화콘텐츠는 기부나 지원봉사 등으로 지속하여 얻기 어렵다. 따라서 국가에서 보다 강한 의지를 갖고 적극적으로 ‘작은 도서관’ 운영 사업을 추진한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에 대통령 선거에 나온 야권 후보가 ‘작은 도서관’ 4000개 만들기를 공약으로 내 놓았다. ‘작은 도서관 건립’ 공약은 ‘청년 일자리 창출’ ‘무상보육’ ‘등록금 반값 실현’ 등 화려한 공약들에 가려져 있지만 지역 문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다소 거창하게 수식되어 있지 않더라도 매력이 있는 공약임에 틀림없다. ‘작은 도서관 건립’은 교육 출발선을 공정하게 만들기 위한 공약으로 나왔지만 지역균형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사업이다. 날로 심화되고 있는 정보격차는 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초래하고 있다. 정보격차는 도시와 농어촌의 ‘정보접근권’과도 맞물려 있다. 또한 지역사회의 흥망성쇠와 관련이 있다. 세대 간의 문화가 향유되고 전승되는 지역문화의 공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농어촌에도 늦은 아침을 먹고, 걸어서 ‘작은 도서관’으로 갈 수 있는 날이 현실로 앞당겨지기를, 지역사회의 꿈나무 학생들, 이웃마을 주민들과 함께 책을 보고, 정보를 검색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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