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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21-07-21 오후 06:12:24 | 수정 2021-07-21 오후 06:12:24 | 관련기사 건
지난 주 장산숲을 갔다가 깜짝 놀랐다. 언제부터 이렇게 장산숲을 특정한 단체에서 마치 자신들만의 공간인양 쓰게 됐는지, 본래 숲이 생긴 뜻과는 관계없이 이런 식으로 숲에다 시설물을 설치하고 마치 그들의 전용 공간처럼 써도 되는 것인지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장산숲은 엄연히 숲이 만들어진 역사와 배경이 있고, 지금도 숲이 만들어진 근원과 무관하지 않게 지역주민들이나 그곳을 찾는 시민들이 장산숲과 관계를 맺어오고 있고 숲이 주는 아름다움에 감사하고 호응하며 가꾸어 나가고 또 그렇게 되기를 바란다.
디카시를 즐기는 동호인들이 장산숲의 경치가 좋아 시상이 떠오르고 멋진 장면이 자신의 눈에 들어와 사진 찍고 시상을 적는데 누가 뭐랄 사람 없다. 정녕 장산숲이 소중하면 더더욱 가꾸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지금처럼 자신들의 작품을 나무에 덜렁덜렁 매달아 놓고 숲이 좋아 거기를 찾는 사람들 눈에 강제로 보이게 해 놓은 작태는 당장 멈춰야 한다.
동호인들이야 디카시가 마르고 닳도록 좋겠지만 그곳을 찾는 사람들은 디카시를 보러 가는 것이 아니고 장산숲 그 자체를 즐기러 간다. 정말 장산숲을 사랑하고 디카시를 사랑한다면 어디 한군데도 함부로 손을 대거나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해서는 안 된다. 당장 또 어떤 예술문화 양식이 새로 생겨서 또 장산숲을 발원지로 하겠다고 나서 시설물을 설치하고 나무에 달아매 그들의 작품들을 전시한다면 어쩔 텐가!
아무리 장산마을 주민들이 동의를 해 줬다손 치더라도 그 숲에다 콘크리트 시설물을 박아 디카시 발원지라고 알리는 행위는 정말이지 끔찍한 행위가 아니고 뭔가. 정녕 장산숲을 아끼는 사람들이라면 그럴 수 없다.
굳이 전시를 하고 싶으면 숲 옆에다 작은 공간을 만들어 상설전시장으로 삼으면 된다. 사람들이 숲에 왔다가 전시장에도 가보면 좋지 않은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라. 누군가 불국사 다보탑 앞에서 탑에 대한 매력에 빠져 탑만 다루는 문화단체를 만들고 거기를 발원지라 스스로 정하고 불국사 마당 한 구석에 콘크리트로 ‘탑문화 발원지’ 하고 박아 놓으면 볼 만 하겠는가, 터무니없는 행위로 거센 비난과 지탄을 받을 것이다.
문화를 사랑하고 예술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미에 대한 감각도 뛰어날 터인데 더없이 소중하게 여겨야 할 숲이자 그런 예술양식의 발원지에다 이게 무슨 짓인가. 유명 역사유적 같은 곳에 갔다가 ‘나 여기 왔다감’과 같은 행위가 생각나지 않은가.
자연과 어우러진 뛰어난 풍광 속으로 들어갔는데, 그 예쁘고 서기어린 나무에 나일론 끈으로 묶어 덜렁덜렁 뭔가를 달아놓았다고 생각해보라. 그거 문화예술인들을 욕되게 하는 거 아니겠는가. 아니다. 문화예술을 잘 모르는 보통의 시민들도 그런 것이 꼴불견이라는 사실을 가려내는 눈을 가졌다.
아무리 봐도 ‘발원지’라고 콘크리트로 숲에 박아 놓은 것은 철거해야 마땅하고, 나무에 덜렁덜렁 달아 그곳을 찾는 이들에게 강제로 보게 하면서 사진 찍는 사람들의 배경을 버려놓는 그 작품들은 당장 걷어내야 한다. 정 장산숲이 좋아 죽고 못 살 지경이면 숲 옆에다 작은 공간을 마련해 ‘디카시 발원지’라 하든지 ‘디카시 처음 생긴 곳’하든지 하면 아무도 거부하지 못 할 것이다.
장산숲은 마암면 사람들의 것도 아니요 장산마을 사람들의 것도 아니고 디카시 동호인들의 숲은 더더욱 아니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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