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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24-08-21 오후 05:33:01 | 수정 2024-08-21 오후 05:33:01 | 관련기사 건
고성군민 모두가 그런 생각을 하는지 일일이 조사해보지는 않았지만 사람마다 처해 있는 형편이 다르고 어떤 것에 더 큰 가치를 두냐에 따라 다를 것으로 보이는데, 여러 논란 끝에 ‘고성군에도 호텔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로 의견이 모아져 호텔 구실을 할 고성군 유스호스텔이 이제 완공을 1년도 안 남기고 있다.
뻔한 소리지만 호텔이 ‘필요하다 필요없다’는 자본가들이 더 잘 안다. 고성군 행정에서는 생각지도 않고 있는데, 호텔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자본가들이 먼저 알고 땅 사들여 설계하고 건물 올리고 호텔 영업 시작하기 마련이다. 고성군 여기저기 아파트 올라가는 것 보면 알 터이다. 고성군이 아무리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고성군이 호텔 건립 최적지’라고 유혹하고, 지어놓기만 하면 사람들이 절로 몰려들고, 운동경기는 1년 내도록 달마다 여러 종목에 경기를 열어서 선수들과 가족들이 끊임없이 찾아와 고성읍내를 북적이게 하겠다고 그렇게 유혹하는데도 그동안 자본가들 누구하나 ‘그렇다면 내가 고성에다 그들을 수용할 호텔을 짓겠오’하는 이 없었다. 왜? 바로 수익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성군에도 호텔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기회가 어디 있겠나. 바로 고성군이 호텔을 짓는 거다. 때마침 고성그린파워에서 상생협력기금 140억 원과 발전소 주변지역 특별지원사업비 100억 원을 준다니 240억 원이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 아닌가. 물론 이 돈은 화력발전소 가동으로 인해 주변지역 물과 공기, 땅을 오염시킬 수 있고 시끄러울 수 있으니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위해 쓰라는 것이지, 고성군 행정 마음대로 쓰라는 돈은 아니다. 하지만 군민 합의를 거치면야 호텔을 짓든 호스텔을 짓든 나무랄 수 없다.
아무튼 이참에 호텔 구실을 할 유스호스텔 건설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겨 이제 완공을 1년도 앞두지 않고 있으니 ‘경남 고성 유스호스텔에 가면 호텔 이상이다’는 소리가 나오도록 지어야겠다. 사실 고성군 유스호스텔은 많은 우여곡절 끝에 마치 없는 일처럼 될 것 같더니 다시 살아나 지금은 골격을 다 갖추고 내부시설과 부대시설 설치 과정에 들어섰다.
그런데, 그런 우여곡절 끝에 유스호스텔이 준공을 앞둔 상태까지 왔지만 착공 여부에만 이목이 쏠리면서 막상 유스호스텔을 운영하기 위해서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필수 시설은 갖추었는지, 단순한 숙박 시설만으로서 기능 말고도 교육이나 체험, 교류 프로그램을 마련해 청소년들이 싼 값으로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도록 준비는 잘 돼 있는지, 대부분 유스호스텔처럼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관리를 맡기게 되는지, 아니면 고성군이 직영하는지 아직 뚜렷한 건 없다. 완공되고 난 뒤 운영주체가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바로 고성군이 공공시설로서 유스호스텔을 짓고 있는 것만은 확실하다.
전문가들은 이르기를 유스호스텔이 완공되기 최소 6개월에서 1년 전에는 핵심 운영 조직을 구성해 운영 계획을 세우고, 주요 전략을 세워서 시설 준비 상태를 점검하는 활동에 들어가야 하고, 완공 3개월 전에는 전체 운영 조직을 갖추고 본격 채용을 시작해, 부서마다 직원들이 운영 준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234명 규모 유스호스텔을 제대로 운영하려면, 체계 잡힌 조직 구성과 시의적절한 채용과 교육은 필수이고,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해 운영 첫해를 원만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고성유스호스텔 개장을 앞두고 이런 준비가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 듯하다.
운영주체와 조직구성 문제는 두말할 것도 없이 원만한 호스텔 운영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핵심 요소다. 한데, 이에 못지 않은 것이 있다면 바로 투숙할 사람들이 오고가고 들고나는 문제다. 바로 주차문제와 교통문제인데, 주차문제에서 심각한 맹점들이 드러났다.
사실 지금 유스호스텔에는 주차장이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인데, 2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크기 유스호스텔에 필요한 주차 공간은 승용차와 대형 버스를 모두 고려하면 수용 인원에 맞춘 주차 공간 계산상 승용차 주차 공간은 일반적으로 1인당 0.3~0.5대의 주차 공간을 할당하므로 0.3대/1인 기준으로 234명 × 0.3 = 약 70대 이고, 0.5대/1인 기준으로 234명 × 0.5 = 약 117대이므로 약 70~117대 승용차 주차 공간이 필요하다.
대형 버스 주차 공간은 단체 투숙객을 고려해 50인승 버스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전체 수용인원 234명 가운데 1/3이 대형 버스를 이용한다고 가정하면, 약 78명이 대형 버스로 이동해 78명 ÷ 50인승 버스 1대 내지는 2대가 필요하므로 약 2~4대가 머물 대형 버스 주차 공간이 필요하고, 단체 크기에 따라 최대 4대까지도 고려할 수 있어야 한다. 결론은, 234명을 수용할 수 있는 유스호스텔의 경우 승용차 주차 공간: 약 70~117대, 대형 버스 주차 공간: 약 2~4대 범위 내에서 주차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성군에서는 궁여지책으로 남산오토캠핑장 문을 닫고 그 곳을 주차장으로 쓰기로 했다. 하지만 이것도 비좁고 마치 밑돌 빼서 윗돌 쌓는 것 같은데, 남산오토캠핑장은 2012년 3월 30일, 당시 22억 원을 들여 문을 열고 전국 오토캠핑족들을 상대로 12년 동안 큰 인기를 끌면서 전국 최고 오토캠핑장으로 각광을 받았다. 근데 이 캠핑장 문을 닫고 이곳을 주차장으로 쓰기로 한다니 너무나 허망한 결정에 할 말을 잃게 한다. 전국 최고라는 인기에, 고성군으로 톡톡히 사람을 불러 모으던 신월리 오토캠핑장을 마침내 유스호스텔 주차장으로 내주고 말게 됐으니 참 원통하지 않은가.
그 오토캠핑장 터를 주차장으로 써도 주차 공간이 한참 모자란 것은 말할 필요도 없고, 유스호스텔과 주차장 터가 일반도로를 사이에 두고 완전히 분리돼 있는데, 어쨌든 이 일반도로를 걸어서 건너가야 비로소 내 차가 주차돼 있는 형국이라니 얼마나 준비가 덜 되고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인가. 사전 준비가 안 돼 있는 것은 유스호스텔까지 45명을 싣고 들어오게 될 버스들은 도대체 어떻게 거기까지 갈 수 있는지 당장 차를 몰고 한 번 들어 가보면 실감한다. 월평리에서 바다쪽으로 꺾어 들어가 구불구불한 편도 1차선 길을 도대체 몇 차례나 중앙선을 물고 돌아야 유스호스텔에 다다르게 되는지. 그렇게 해서 본관에 사람을 내린 버스는 11번이나 핸들을 조작해야 비로소 돌아 나올 정도니 이게 정상인가. 그렇게 나온 버스는 어디를 주차장 입구로 삼아 들어가서 또 얼마나 핸들을 조작해야 돌아나갈 수 있나.
또, 고성경찰서 쪽에서 들어와 서외5거리에서 수남리로 내려가는 버스는 서외5거리 회전로터리를 예전처럼 돌려놓지 않으면 완전히 곡예운전을 해야 수남리로 내려 갈 수 있다. 그렇게 내려온 버스는 수남리 로터리에서 회전은 꿈도 못 꾸고 그냥 곧바로 질러가야 지날 수 있다. 그렇게 내려온 버스가 코아루 아파트 앞 회전로타리에서는 회전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제 단체 45명을 태운 버스가 유스호스텔로 들어 온다치면 서외5거리, 수남리, 코아루아파트 앞 회전로터리는 모두 파내고 예전처럼 바꿔 놔야 할 판이다. 그렇게 해서 코아루 로터리를 돌았다 치자. 철둑횟집을 지나기까지 그 좁은 1차선 도로를 대형버스가 곡예운전을 하다시피 하면서 목적지까지 가야한다. 틀림없이 마을 사람들 민원이 빗발칠 것이다.
우리가 지금 이런 지경에 있다. 완공 1년도 안 남은 시점, 아직 고성군에서 유스호스텔 운영주체와 관련해 이런저런 계획을 세우고 모의실험(시뮬레이션) 한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그렇게 하나 쯤 호텔이 필요해서 유스호스텔이라는 이름으로 짓는 이상 잘 짓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정말 저거 완공해놓고 안절부절 못하고 있을 군수와 공무원들 생각하면 기가 찬다. 지금부터 필수시설 부대시설 운영주체와 주차 교통문제 다 착착 해결해나가고 자랑할 만한 시설로 만들기를 당부한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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