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에 생겨 전신에 퍼지는 암, 백혈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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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에 생겨 전신에 퍼지는 암, 백혈병

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09-06-04  | 수정 2009-06-04  | 관련기사 건

글-홍해걸(건강칼럼니스트), 일러스트-주만성

 

 

백혈구가 이상증식하는 백혈병

 

백혈병은 각종 영화에서 주인공들이 걸리는 단골질환으로 등장한다. 영화 ‘러브 스토리’나 ‘라스트 콘서트’와 최근 종영된 TV 일일 드라마 ‘너는 내운명’에서도 주인공들은 영락없이 백혈병에 걸린다. 아마도 백혈병이 가장 문학적인 질병으로 인식된 탓이 아닐까 싶다.


말 그대로 풀이해도‘피가 하얗게 변하는 병’이다. 그러나 백혈병은 영화에서처럼 낭만적이며 아름다운 질병이 아니다. 백혈병은 암이다. 다만 위암이나 간암처럼 덩어리의 형태를 띤 암이 아니라 혈액에 생겨 전신에 퍼지는 암이다.


혈액 가운데서도 백혈구가 이상 증식한다. 그래서 백혈병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그렇다고 실제 피가 하얗게 변하는 것은 아니다.


백혈병 환자의 피도 정상인과 똑같이 빨갛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길 법하다. 백혈구는 면역기능을 담당하므로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왜 문제일까. 오히려 좋은 것이 아닐까. 이유는 간단하다.


백혈병 때 늘어나는 백혈구는 세균과 바이러스를 죽이는 정상 백혈구가 아니라 미성숙 암세포이기 때문이다. 백혈구 숫자만 늘어날 뿐 면역력은 오히려 떨어진다.

 

백혈병 세포는 정상 백혈구뿐 아니라 적혈구와 혈소판 같은 다른 혈액세포의 생성도 억제한다. 백혈병 환자들이 잇몸이나 관절에 출혈이 잘 생기고 피가 잘 멎지 않으며 빈혈이 생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백혈병은 성인에게도 생기지만 어린이에게 많이 발생한다. 뇌종양과 더불어 가장 흔한 소아암이 바로 백혈병이다. 어렸을 때 과도한 방사선 노출이 강력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도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백혈병은 결코 드문 질환이 아니다. 해마다 우리나라에서 4천여 명의 환자가 새로 발생한다.


유방암도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20세부터 매월 생리 후 1주일 무렵 거울 앞에서 유방을 살펴보는 자가검진법을 실시하고 40세가 넘으면 1~2년마다 유방 엑스선 검사와 초음파검사를 같이 받도록 한다.

 

 

백혈병 환자에게 가장 필요한 것, 골수 기증자 숫자의 확대


다행인 것은 과거 불치병의 대명사로 알려진 백혈병이 최근 치료가 잘 된다는 것이다. 최선의 치료는 조혈모세포 이식술이다. 조혈모세포는 피를 만드는 어머니 세포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 등을 만드는 줄기세포이며 골수, 말초혈, 제대혈에 분포하고 있다.


과거 골수이식술이라 불리던 치료다. 피를 만들어내는 뼛속 골수의 0.1~1%가 조혈모세포다. 이식에 필요한 조혈모세포를 얻으려면 1리터 정도의 골수가 필요하다. 조혈모세포 이식술을 받게 되면 만성 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90%에서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조혈모세포 이식은 환자와 기증자 간 HLA라 불리는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해야 하는데 형제간의 경우 4분의 1의 확률로 일치하며 가족이 아닌 경우 2만 명에 한 명 정도로 일치한다.


우리나라에서 백혈병 환자가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서 자신과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기증자를 찾으려면 10만 명 정도의 기증자 은행이 필요하다.


현재 국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자는 2만여 명. 그나마 자신과 조직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환자가 나타나 기증을 부탁하면 거절하는 경우가 많아 해마다 3백여 명의 조혈모세포 이식술만 이뤄지고 있다. 치료비도 문제다.


조혈모세포 이식술과 글리벡 등 첨단 항암제 치료에 워낙 많은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제한적으로 건강보험이 적용되므로 이를 벗어난 치료를 받을 경우 많은 치료비를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최첨단치료를 시행할 경우 얼마 전 국내 모 병원에서 발생한 사태처럼 치료비를 둘러싼 환자와 병원 간 분쟁이 생기기도 한다.


치료비가 되었건 아니면 치료 성공률이 되었건 현재 현실적으로 국내 백혈병 환자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골수 기증자 숫자의 확대다. 의학적으로 조혈모세포를 얻기 위한 골수기증은 기증자의 건강엔 거의 피해를 주지 않는다.


간 부분이식처럼 수술 흉터가 생기거나 신체에 부담을 주지도 않고 18~40세 건강한 남녀면 누구나 가능하다.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를 찾아 간단한 채혈 검사만 받게 되면 골수 기증자로 등록된다. 아무쪼록 골수 기증자의 확산으로 국내 백혈병 환자가 외국을 기웃거려야하는 불행한 현실이 사라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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