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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인터넷뉴스 | 입력 2009-06-17 | 수정 2009-06-22 오후 1:22:16 | 관련기사 건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우리나라 경기지표 회복이 주요 경쟁국들보다 훨씬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의 경제위기 이후 원화가치 하락폭이 경쟁국들에 비해 월등히 높아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유가하락으로 교역조건도 다른 나라들에 비해 크게 개선되어 소비위축을 완화시키고 지표경기에 비해 체감경기를 안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책도 미국 등 선진국보다 큰 수준이며 이에 따라 성장에 대한 기여도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경기지표가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경기저점을 예고해주는 지표나 분석들이 일관된 결과를 제시하지는 않고 있다. 연초 지표급등의 효과가 2분기에 나타나면서 전기비 성장률이 상당히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우리나라에 유리했던 경제환경들이 점차 소멸되면서 하반기에는 경기지표 반등의 속도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가 저점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국면에 접어드는 시기는 금년 말이나 내년으로 미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 목 차 >
Ⅰ. 최근 경기동향
Ⅱ. 지표 반등의 원인
Ⅲ. 경기저점에 대한 판단
Ⅰ. 최근 경기동향
최근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소식들이 심심찮게 들려오면서 경기회복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세계 금융위기와 함께 급락했던 국내 경제지표들이 올해 초가 지나면서 하락세가 완화되거나 혹은 호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제에 관한 주된 논의는 이제 경기의 추락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에서 경기가 저점을 지나 회복단계에 들어선 것인지, 그리고 저점 이후 회복추세가 얼마나 빠를 것인지 등에 집중되는 상황이다.
수출과 내수의 동시 반등
지표의 개선 추세는 제조업 부문 생산 활동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산업생산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월평균 3.2% 증가했다(<그림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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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활동의 회복으로 1분기 경제성장률도 전기비 0.1%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지난해 말 생산규모가 크게 줄어들어 올 초의 빠른 상승에도 불구하고 1분기의 평균 생산은 지난 4분기와 비슷한 규모를 회복하는 데 만족해야 했지만 현재의 빠른 지표개선의 효과로 2분기에는 전기비 성장률이 큰 폭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요부문별로 보면 설비투자를 제외하고는 수출과 내수 모두 뚜렷한 개선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1월 -33.8%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한 수출은 이후 바닥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지난해에 비해 절대 규모면에서 크게 줄어들어 전년 동기비로는 여전히 -20% 내외의 증가율을 계속 유지하고 있지만 지난해 초반에 수출이 빠르게 늘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금년 중에도 지난해 초와 유사한 속도로 전기 대비 수출증가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계절적 요인과 조업일수 요인을 제외하고 볼 때 올해 1월 이후 5월까지 수출의 월평균 증가율은 전월 대비 3%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만약 동일한 추세의 수출증가 속도가 유지될 경우 10월경에는 전년 동기비 플러스 성장을 회복하고 12월 수출증가율은 30%를 넘게 된다.
소비 역시 올해 2월 이후 전기 대비 완만하게 개선되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내구재 소비의 회복 추세가 뚜렷한데 지난해 하반기 중 급감했던 내구재 판매는 수출과 유사하게 전년 동기비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 속에 전기 대비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투자는 정부의 공공발주 확대와 부동산 경기 해빙 조짐 등으로 수요부문 중 유일하게 전년 동기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설비투자는 금년 들어서도 전월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어 기업들의 장기적인 성장 전망이 밝지 않음을 보여준다.
주변국보다 지표회복 속도 빨라
이와 같은 경제 지표의 개선은 세계적으로도 빠른 편에 속한다. 우선 1분기 GDP 성장률을 보면 우리나라는 전기비 0.1%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서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한 것과 대조적이다(<그림 2> 참조).
선진국들은 대부분 금년 1분기 중 지난해 4분기와 비슷한 성장률을 기록했다. 미국이 -1.6%에서 -1.5%로 마이너스 성장이 유지되었고 일본과 유로지역은 1분기 중 성장률이 더욱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유럽 국가들의 성장률 역시 1분기 중 더욱 악화되었다.
1분기 GDP가 발표된 개도국 중에서는 멕시코가 미국경기 부진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더욱 크게 하락한 것을 비롯하여 홍콩, 말레이시아 등도 1분기 중 성장세가 크게 악화되었다. 지난 4분기 우리나라보다 성장률 하락이 더욱 심했던 대만과 태국의 경우 금년 1분기 중 성장률이 다소 높아졌지만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에 머물렀다.
우리나라는 1분기 성장률이 발표된 나라 중에서는 인도 등과 함께 플러스 성장을 보였으며 성장률의 변화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수요부문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순수출, 민간소비가 1분기 중 전기비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그림 3> 참조).
투자는 소폭 마이너스 성장했는데 이는 대부분 국가들의 투자가 크게 감소한 것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다. 미국은 소비가 소폭 개선되었으나 투자 하락폭이 커졌고 영국은 투자와 소비 모두 더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와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 대만은 투자부문에서 급격한 하락 추세가 지속되었다. 일본은 1분기 투자의 성장률이 -7.7%로 지난해 4분기보다 하락폭이 커졌고 대만의 경우도 -10%를 넘는 투자 하락추세가 이어졌다.
이들 국가들은 1분기에도 물량기준 수출이 전기 대비 두 자리 수 이상 하락하면서 급격한 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결국 우리나라는 수출과 내수경기가 동시에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빠른 지표의 개선을 경험한 것으로 판단된다.
Ⅱ. 지표 반등의 원인
지표들이 개선되는 주된 요인은 무엇보다도 세계 각국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경기가 계속 추락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줄어들면서 소비자들이 조금씩 소비활동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수요가 언제까지 추락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려워 생산을 멈추고 재고를 급격히 줄이던 기업들이 다시 생산을 재개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지표개선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단순한 근거는 우리나라 경기하락이 심했기 때문에 반등의 폭도 더 크다는 것이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데다 수출 주력상품이 내구재, 투자관련 중간재 등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는 제품들로 이루어져 있어 우리 수출은 세계경기 급락의 영향이 컸다.
이와 함께 국제 금융시장의 혼란상황에서 외화자본이 빠르게 유출되면서 국내 금융시장의 경색이 심화되었고 이는 내수심리를 위축시키면서 우리나라는 지난 4분기 성장률이 급락한 바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줄어들면서 각국의 경제주체들은 세계경제가 계속 추락할 가능성에 대비해 미루어두었던 내구재 소비나 설비투자를 일정 부분 재개하였고 이것이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로 나타났다. 국내 외환시장의 불안도 빠르게 진정되면서 국내수요 심리도 되살아나고 있다. 최근의 환율하락 및 주가 상승은 다른 나라들에 비해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반등효과 만으로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호전 추세를 설명할 수는 없다. 지난해 4분기 우리나라보다 성장률이 더 크게 하락했던 대만, 태국, 멕시코 등은 금년 1분기 중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다. 우리나라는 환율여건이나 경기부양 규모, 교역조건 등이 경기호전에 유리한 측면으로 작용했다고 평가된다.
환율상승에 따른 경쟁력 제고
수출경기 회복에는 환율여건이 크게 작용했다. 국제결제은행(BIS)의 발표에 따르면 2009년 4월중 원화의 실질실효 환율은 2008년 1월에 비해 24.7% 떨어졌는데 이는 발표 대상 58개국 중 두 번째로 큰 하락폭이다(<그림 4>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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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화가치가 가장 크게 떨어진 국가가 외환위기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이슬랜드(-34.4%)라는 점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원화의 가치가 얼마나 크게 떨어졌는가를 짐작해볼 수 있다. 주된 경쟁국인 일본은 같은 기간 중 엔화가치가 14.5% 상승하면서 조사대상국중 화폐가치가 세 번째로 크게 올랐다.
중국, 싱가포르, 홍콩 등이 통화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대만 및 동남아국가와 기타 BRICs 국들은 통화가 절하되었으나 절하폭은 우리나라에 미치지 못했다. 원화의 가치하락은 지난해 4분기 금융위기 이후 가속되었고 이에 따른 가격경쟁력 상승이 우리 수출을 빨리 회복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수출상품 구성이 경기하강에 취약해 수출의 타격이 컸지만 경쟁국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일본,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 우리와 수출상품 구성이 비교적 유사하고 생산성 격차가 크지 않은 아시아 공업국들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시장에서 더 좋은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미국 수입시장 점유율은 금년 들어 3월까지 0.45%p 높아져 이들 국가중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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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 개선폭 가장 커
지난해 말 이후 유가의 급락은 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것이지만 원유수입국들의 실질소득을 높여 경기를 개선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원유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높은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유가 및 원자재 가격이 안정되면서 소비자 물가의 상승을 제한할 수 있었다. 이는 소비자 실질구매력의 개선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내수경기 하강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의 효과는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에서 크게 나타난 것으로 평가된다. 4월까지 우리나라의 원유 및 석유제품의 순수입 물량은 2.8억 배럴을 기록했으며 평균 수입단가는 배럴당 43.2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1.2달러에 비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이는 약 130억 달러 가량의 수입비용을 줄인 것으로 그만큼 우리나라 소득이 보전된 것으로 평가해볼 수 있다. 이는 연율로 환산했을 경우 GDP의 5.6%에 달하는 규모이다.
물론 유가하락이 제품가격에 파급되는 과정에서 시차가 존재하고, 유가하락으로 높아진 구매력이 반드시 다른 부문의 수요나 생산에 반영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이보다 줄어들겠지만 원유 외의 다른 원자재 가격 하락까지 감안하면 금년 우리나라 성장률 제고 효과는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다.
원자재가격 하락의 효과가 우리나라에 더욱 크게 나타났다는 것은 국별 교역조건의 변화를 비교해볼 때 확연히 드러난다. 9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하던 우리나라 교역조건 지수는 수입단가의 빠른 하락에 힘입어 금년 3월중 지난해 말에 비해 11.9% 상승했다(<그림 5> 참조).
같은 기간 중 경쟁국인 일본은 교역조건이 2.4% 상승에 그치고 대만의 경우는 교역조건이 오히려 악화되었다. 대부분의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가 교역조건이 크게 개선된 것이다.
2000년대 우리나라는 교역조건의 악화로 인해 생산활동에 비해 소득증가가 미진하게 나타나면서 GDP 성장률 등 지표경기에 비해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었는데 금년 들어서는 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 속에서도 체감경기는 상대적으로 안정되는 모습이다.
정부의 경기부양 규모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
경기부양의 규모도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크다. 정부는 올해 28조원의 추경을 통해 당초 GDP 대비 2.8% 수준이었던 경기부양 규모를 4.3%로 높였다(<그림 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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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중 정부소비의 증가율은 전기비 3.7%로 나타나 성장률을 0.5%p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그림 7> 참조).
1분기 성장률이 0.1%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정부소비 확대가 플러스 성장을 견인했다고 볼 수 있다. 미국은 1분기 중 정부소비가 전기비 마이너스 성장했고 독일, 영국, 일본 등도 1% 미만의 낮은 성장에 머물렀다.
또한 수요부문 중 가장 견고한 성장을 보이고 있는 건설투자도 주로 공공건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어 이 부문에서도 정책효과가 상당히 작용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건설기성액에서 공공부문이 차지하는 비중과 증가율 등을 국민계정에 적용해 계산해보면 1분기 건설투자 증가율 5.3% 중 4.9%가 공공부문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즉 공공부문의 건설투자가 경제성장률을 약 0.7% 끌어올린 셈이라는 것이다. 여기에 정부의 일자리창출, 저소득층 지원 등이 민간소비를 끌어올리는 등의 효과 및 승수효과 등을 고려할 때 정부의 부양책이 1분기 우리경제 성장에 크게 영향을 미쳤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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