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원부춘-가탄 구간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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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둘레길 원부춘-가탄 구간을 걷다

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14-01-16 오전 10:43:40  | 수정 2014-01-16 오전 10:43:40  | 관련기사 0건

지리산둘레길 원부춘-가탄 구간은 둘레길 구간 중 가장 어려운 구간 중 하나다. 출발지인 원부춘 마을 자체가 거의 해발 300m에 가까운데 자리하고 있어서 마을을 출발해 형제봉 임도삼거리 750m고지에 오르기까지 계속 치고 오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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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내린 눈이 응달에 그대로 남아있어 아이젠 준비와 함께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땀이 흐른다 싶다가도 응달에 접어들면 사정없는 칼바람이 분다.

 

임도를 오르며 눈앞에 펼쳐지는 지리산 능선을 바라보면 과연 민족의 영산이구나 하는 경외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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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다 내려왔다 싶으면 중촌마을에 들어서기 직전 "하늘호수차밭" 쉼터가 반겨준다. 이날은 주인아저씨가 끓여주는 맛있는 라면과 무우 김치, 그리고 막걸리.... 당연히 꿀맛이다.

 

라면과 막걸리 한 통으로 느긋해진 마음으로 내려가는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그렇게 중촌을 지나 도심촌을 거쳐 대비마을을 오르기 전까지 사방으로 펼쳐진 야생 차밭 풍경은 마치 캘린더에서나 보았던 것처럼 아름답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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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호수차밭 쉼터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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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부춘-가탄 구간은 이제부터 힘들다. 지난여름에도 바로 이 대비마을을 오르면서 대체 이 동네 어른들은 어떻게 사시나 하며 투정을 부렸던 적이 있다.

 

해발 100m되는 곳에서부터 대비마을을 지나 가탄마을로 들어서기까지 오르는 350m에 이르는 대비마을 고개 마루까지가 너무나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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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녹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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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비마을에 올라온 부식판매 차

 

하지만 어느덧 가탄마을에 이르렀을 때는 기분이 그저 그만이다. 다른 구간과는 아주 다른 특별한 기분이다. 왜냐면 바로 코앞이 화개장터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화개에서 개인택시 영업을 하시는 분의 택시를 불렀다. 지난번에도 이용한 바 있는 원갑종 기사님이다. 원갑종 기사님의 아주머니는 화개에서 식당을 하신다. “행복식당제첩과 다슬기 등 섬진강 하면 떠오르는 음식이 그 주종이다.

 

오늘도 제첩수제비를 맛나게 먹었다. 아주머니가 광주 분이라 음식이 아주 정갈하고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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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갑종 기사님의 역할을 가히 짐작 할만 하다

 

아저씨는 33년 택시운전을 하셨다는데 하동지킴이에다 최고의 하동 홍보대사라 생각된다. 하동에 대한 자부심도 자부심이지만 자신이 30년 이상 택시 운전을 하면서 지역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데 대한 자부심이 아주 대단했다.

 

수제비 두 그릇 채 2만원도 되지 않는 음식을 먹었는데, 원갑종 기사님은 어디를 들락거리며 뭔가를 자꾸 가져와 선물이라며 주신다. 하동이 자랑하는 각종 차 선물을 한 보따리 받았다.

 

누구든지 지리산둘레길 하동구간을 걷고서는 반드시 행복식당에 들러 재첩수제비나 다슬기수제비를 드셔보기를 권한다. 정말 행복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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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차를 내 놓고 설명하시는 아주머니와 아저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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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양한 티백도 선물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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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기 황토방 안에서 스카이라이프로 HD영상을 보면 세상이 달라보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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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르는 도중 미리 가져온 막걸리와 김치로......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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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호수차밭 쉼터에 있는 민박용 숙소, 반드시 여기 와서 한 번 자야겠다. 뜨끈한 장작불로 구들을 달궈 등을 지지는 상상을 해본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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