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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22-06-08 오전 10:35:14 | 수정 2022-06-08 오전 10:35:14 | 관련기사 건
미래(未來)
분명히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때를 가리킨다. 장차, 장래, 내일, 앞날로 쓰이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미래를 쓰기 시작해 이제는 "미래"로 써 놓으면 무조건 좋은 걸로만 여기게 됐다.
몇 번 지적했던 적 있듯이 ‘밝은 미래’도 있지만 ‘암울하고 처참한 미래’도 있다. 그런데도 미래만 쓰면 좋은 것인 양 미래를 갖다 붙인다.
장래나 장차, 내일이나 앞날을 쓸 때에는 그래도 뭔가 어울리는 자리에 골라 쓰기도 했는데, 이제는 무작정 "미래"라고 써댄다.
이처럼 한자어를 즐겨 쓴다는 것은 뭔가 확실치도 않다는 거고, 흐리멍텅하게 넘어가자는 뜻하고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경남도청 앞에 위 사진 같은 게 붙어 있다. 한마디로 웃기고 있다. 오지도 않은 때나 오지 않은 날이 크고 작고 할 것도 없는데 더 크기를 바라고 있다.
저렇게 붙여놓고 수많은 공무원들이 하루에도 골 천 번 더 지나 다녔을 텐데, 이거 하나 지적하고 바로잡지 않았으니 우리 수준이 이렇다!
저기서 만들어지는 온갖 해괴한 말들을 시청 군청에서 그대로 받아 시민들에게 알리고, 방송사에서 그대로 받아 알리니 어른들도 학생들도 엉터리인지도 모르고 한자어를 마구 써댄다.
"더 밝은 내일"이나 "더 나은 내일"로 해야 할 것을 "더 큰 미래"라는 해괴망측한 글로 써 붙여 놨다. 기가 찬다!
이러니 방송에서도 "코로나 확진자가 새로 500명 나왔다"고 해야 될 것을 악착같이 "신규확진자 500명이 발생했다"고 아무렇지도 않게 창원 MBC아나운서는 말하는 거다!
"새로운"은 "신규"로, "나왔다"는 "발생"으로 써야 잘한 것이 돼버렸다.
한자어 쓰기를 자제하고 쉬운 우리말이 있으면 우리말을 쓰자. 정 안되면 오래전부터 우리말처럼 써오던 한자어를 쓰고 제발 좀 일부러 어려운 한자어는 쓰지 말자.
너 장차 뭐가 될래?
우리 앞날을 내다보기 어렵다.
밝은 내일을 약속합니다.
우리 장래가 걱정된다.
이렇게 써오던 걸 모조리 "미래"로 쓰고 있고 미래는 좋은 말이 돼 버렸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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