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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식 발행인 | 입력 2022-10-07 오후 05:44:51 | 수정 2022-10-07 오후 05:44:51 | 관련기사 건
이번 한글날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드신지 576돌을 맞는다. 이 한글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글인가 하면, 지구상에 있는 모든 나라의 글 가운데 오로지 우리 한글만이 ‘누가’ ‘언제’ ‘왜’ 만들었는지를 알 수 있다. 한글은 거저 생긴 게 아니라 바로 1446년, 우리 글이 없어서 어려운 중국 글을 빌려다 쓰는 불편을 덜어 온 백성이 편하게 쓰도록 하려고 세종대왕이 주도하고 생각해내 만든 숭고한 글이다. 이런 명확한 역사 사실이 있어서 해마다 열리다시피 하는 언어 학술대회 같은 데서는 언제나 우리 한글이 ‘최고우수’한 글이라고 세계가 인정한다.
이토록 훌륭한 글을 두고서도 우리는 우리 한글을 천대하고 미워하고 한글 쓰기를 부끄러워한다. 무엇보다 공공기관에서 무슨 정책을 만들어 이름을 붙이거나 어떤 건물이나 시설물을 지어놓고 이름을 지을 때, 일단 영어로 먼저 지을 생각을 하고 그 다음 한자어(중국 말글)를 생각한 뒤 우리 말글을 맨 나중에서야 생각해낸다.
참으로 빌어먹을 일이다!
다른 나라에서는 한국에서 나오는 모든 유형무형의 것들을 최고라고 여기면서 ‘K-머시기’라 이르며 앞 다투어 따라하거나 ‘K-머시기’를 사지 못해 안달인데, 막상 우리나라에서는 우리 말글 쓰기를 부끄러워하니 기가 막힐 일이다.
하이면 입암마을 바다 위 근사한 도보다리에 쉼터를 만들고 사진 찍는 장소를 만들어 놓았는데, 사진틀에다 #Let it be 라고 써놓았다. #Let it be, 이게 대체 뭔가. 도무지 어울리지도 않고 뜬금없기 짝이 없다. 차라리 아무것도 없으면 깔끔하기나 하지.
이 사진틀 안에 누군가 찍힌다고 가정해보면 영어 문구 원래 내용상으로도 아무 연관이 없고 어울리지도 않을 내용이다. 어떤 누군가가 대판 싸우고 나서 고성군 하이면까지 달려와 ‘날 그냥 내버려 두세요’ 하고 표현하고 싶은 사람이 거기 앉아서 사진을 찍고 무언의 항의를 한다면 이런 글귀도 쓸 수는 있겠다.
정 뭔가 쓰고 싶으면 ‘아름다운 고성바다’ ‘아름다운 자란만’ 정도로 하면 얼마나 좋은가. 사진에 찍힌 사람도 두고두고 ‘아, 여기가 경남 고성이었는데, 참 아름다웠지’하고 고성을 떠 올리기라도 할 것 아닌가. 지금 이거 #Let it be 는 두고두고 웃음거리가 된다. 이런 거 밑에 사람들이 기안해 올리면 간부들이 좀 고쳐보라고 하면 좋으련만...왜, 영어를 못 써서 안달인가.
두어 달 전, 고성 남산공원에 설치한 ‘남산’이라는 조형물을 보고서는 너무나 훌륭해 아낌없이 칭찬했는데, 하이면 제전마을에 있는 ‘Sang Jok Am’이라는 시설물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물론 Sang Jok Am 밑에 자그마하게 ‘상족암군립공원’이라고 써 놓기는 했더라만, 왜 우리글을 먼저 쓰지 않고 남의 글을 먼저 커다랗게 써 놓았는가. 왜 늘 우리는 뒤고 남의 글은 앞인가. 도대체 어떤 나라가 자기를 내리고 남의 나라를 치켜 올리던가?
그리고 또, 제전마을과 상족암이 엄연히 다른데 ‘Sang Jok Am’ 이라고 써서 상족암이 아닌 제전마을 바닷가에 세운 건 또 무슨 이유인가. 저렇게 영어로 써 놓고 ‘상족암’이라고 읽어주기를 바라는가. 알파벳이 배열된 구조를 보면, 외국사람 100사람 가운데 90~99사람은 ‘쌩조캠’으로 읽기 마련인 철자 구조다. 이런 식으로 표기하는 건 "영어를 아는 한국인들이나 보시오" 하는 것에 다름없다. 쓸데없고 고약하게 영어 몇 글자 안다는 우월감을 드러낼 뿐이고 영어 철자 모르는 나이든 사람들 주눅 들게 할 뿐이다.
지금 온 세계가 우리 한글을 배우고 싶어 안달이 나 있는데, 왜 이 소중하고 자랑스러운 한글을 천대하고 싫어하는가. 지금이라도 남산에 올라가보라. 보면 볼수록 도안이 훌륭하더라. 누구 생각으로 그렇게 도안했는지 정말이지 한글학회에 청해서 상이라도 받게 하고 싶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공공기관에서는 국어기본법을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고, 우리글과 말을 잘 다듬어 쓰고 널리 보급할 의무와 책임도 지녔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한다.
한창식 발행인 gsinews@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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