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예종 특집
6월이 시작됐습니다. 형형색색 거리가 밝아집니다. 꽃으로 장식된 거리에 기분도 좋아지게 됩니다.
다양한 색상의 꽃들은 대부분 원예종으로 외국에서 들여온 꽃들입니다. 각각의 나라에서는 야생의 풀꽃이었을 녀석부터, 사람에 의해 조작된 녀석들도 있습니다.
이제 전세계의 꽃은 이미 세계화 됐다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주는 원예종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
제가 살고 있는 청주시는 조금 늦었지만 나무심기가 한창입니다. 1004만 그루의 나무를 심어 청주를 아름답게 만들고자 하는 것이지요.
대구는 여름이 되면 만년 최고 온도를 기록했던 도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청주가 그 대상 도시가 됐어요. 분지형의 도시는 겨울에는 춥고 여름에는 덥습니다.
어느 날 대구에 수많은 나무들이 심겨지고, 많이 성장하고 나서는 도시가 시원해 졌답니다. 청주가 분발하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나무뿐만 아니라 도심 속 꽃도 심었답니다.
당연히 거리가 산뜻해지고 있어요. 아쉽다면 우리 풀꽃들이 아니고 물 건너 온 녀석들이라는 점입니다. 그래도 꽃은 다 예쁘군요.
꽃양귀비
양귀비는 당연히 재배할 수 없습니다. 생아편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어린 시절 약으로 쓰기위해 집집마다 한 두 포기정도는 심어두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습니다만 직접 본 적은 없었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꽃양귀비라며 바람난 처녀 치마 같은 하늘거리는 꽃잎으로 이맘때 우리 주변을 물들이기 시작한 아름다운 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유럽원산으로 그쪽 동네에서는 이미 관상용으로 꽃 요리 용으로 활용되고 있었답니다. 색감이 아주 정열적으로 흰색이며 분홍색이며 다양하게 있습니다만, 몇 년째 그 자리에서 피어나는 녀석들은 정열적인 붉은색 중심으로 바뀐다고 하더군요. 결국 붉은색이 우점종이라는 이야기죠.
도심 관상용으로 심어놓은 꽃양귀비는 노란색, 하얀색, 분홍색으로 다양한데 오송 화장품뷰티박람회장 들어가는 입구 거대하게 조성한 꽃양귀비는 왜 모두 붉은색만 있는지 알 것 같았습니다. 드넓게 펼쳐진 꽃양귀비는 이제 전국적으로 관상용 꽃밭 전체를 붉게 만들지도 모릅니다. 양귀비에 서서히 중독돼가는 것처럼....
수레국화
요즘 많이 보죠? 이래 봐도 독일의 국화랍니다. 수레국화라 합니다. 색깔이 신비롭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잘 피지요. 그래도 정착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한 삼 년째 되면 스스로 발아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참 다양한꽃, 참 아름다운 꽃 세상은 참 예쁩니다.
벌써 1년 전 윗글처럼 소개했었습니다. 2년째 풀꽃소개를 하다 보니 이제 겹쳐 소개하게 됐습니다. 수레국화는 원예용으로 아주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답니다. 지중해를 기반으로 자라던 녀석이라서 일까요. 햇살 잘 드는 곳에서는 색깔이 더 몽환적이에요. 나대지 공터에 씨뿌려 놓아도 잘 자라는 것으로 봐서 동네 어귀에 키워보면 좋을 듯 합니다.
페튜니아
길가 조경용으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페튜니아"입니다. 프랑스의 식물학자가 꽤 오래전에 남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가져다가 확산시켰답니다. 워낙 흔하게 볼 수 있지요. 더운 나라에서는 다년생이라고 합니다만 온대지방인 한국에서는 1년 밖에 못살아요.
올 초 농촌진흥청에서 8년간의 실내정화 식물 연구를 진행해, 페튜니아에서 유전자 재조합 포름알데히드를 정화시켜내는데 탁월한 효과를 내도록 했답니다. 인터넷을 통해 참 많은 정보를 얻기도 합니다만, 바로 이 소식이야 말로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이 동시에 있는 소식이군요.
"실내정화 식물 연구 성과 내다"라는 좋은 소식과 "유전자 재조합 페튜니아를 통해"라는 안 좋은 소식..... 야생종에서 찾아낼 수는 없는 걸까요?
피라칸사스
새빨간 열매가 주렁주렁 열려 겨울까지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피라칸사스가 꽃을 피웠습니다. 장미과의 꽃이니 당연히 꽃잎 다섯 장에 암술과 수술이 수줍으면서도 아름답게 피어나겠죠. 중국이 원산지인데 중국대륙이 워낙 커서 더운 지역인지 추운지역인지로 구별해야 할 겁니다.
유럽부터 중국 남서쪽에서 잘 자라는 녀석이니 당연히 더운 것을 좋아합니다. 피라칸사스를 관상용으로 활용하는 이유는 꽃도 폭발적으로 피어나지만 엄청나게 달리는 빨간 열매 때문입니다. 가시달린 나무줄기는 생 울타리로 활용하기 좋습니다. 라틴어로 "불의 가시"라고 한다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도 옛날이야기 만드는 재주 있는 민족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유럽 쪽 특히 지중해 주변 나라들 뻥도 장난이 아닙니다. 과장하고 각생하고 늘이고, 별별 구라(거짓말)를 엄청나게 튀겨내는 것은 모든 민족들의 한결같은 "스토리텔링"능력 때문이겠지요. "불의가시"라.....
삼색제비꽃
유럽원산 "펜지"종류입니다. 제비꽃종류이기도 하지요. 유럽에서 허브로 먹는 용도로 재배되는 꽃이라고 합니다. 아주 다양한 색상의 꽃이죠. 원예용으로 한겨울에도 하우스 재배된 펜지 종류의 꽃을 감상할 수 있답니다. 재배기술이 좋아서이기도 하고 이 녀석들이 워낙 그렇게 활용되기도 했답니다.
정원 있는 가정에서 삼색제비꽃을 다양한 색상으로 키우다보면 몇 년 지나 모두 이 사진 속 색깔 밖에는 남아나지 않는다는 푸념도 있답니다. 숲해설가협회 윤석위 고문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더군요. 유럽에서는 발렌타인데이때 선물을 많이 한다는 군요. 꽃말이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서 그런 가 봅니다.
펜지 종류도 워낙 다양하고 많습니다. 원예종으로 많은 품종이 생산되기 때문이죠. 1년 내내 다양한 펜지를 감상 할 수 있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왜 우리 풀꽃들의 품종개량은 더디기만 할까요.
꽃파
"차이브"라고 하는 허브의 일종으로 추운지방에서 많이 난다고 합니다.
보은 회인에 법주리 산속에 사시는 지인께서 앞마당에 피어난 이 녀석을 소개해 주셔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파"중에서 보라색 예쁜 꽃이 피는 녀석들을 "꽃파"라 하면서 관상용으로 키우고 있다는 군요.
그런데 꽃 색이 좀 희미해 졌어요. 끝물이라 그런지 몇 년 지나면 땅심에 따라 색이 변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이 녀석들은 이런 모습이었답니다. 그러나 줄기 끝에 멋진 꽃을 달고 피어나는 것을 보면 원예용으로도 손색이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붉은인동
미국 동남부에서 자라는 붉은 인동입니다. 우리나라 원예종으로 아주 잘 자라서 삽목으로 가져다 담장 밑에 심어도 덩굴줄기를 뻗어가며 자라납니다. 지금은 확실히 우리나라 날씨에 정착한 듯합니다. 어디서나 잘 자라는 편이에요. 붉은색 꽃봉오리로 피어나기 시작해 잎들을 활짝 열고 수술과 암술을 내어 밀면 마치 나비의 유혹 하는 모습으로 느껴집니다. 꽃도 폭발적으로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붉은 인동의 본격적인 유희가 시작되는 거죠. 참 화려한 붉은인동.
프렌치 라벤더
지중해가 원산인 라벤더 종류 중에서 관상용으로 꽃을 감상하기 좋은 종이 바로 "프렌치 라벤더"라고 하더군요. 최근에는 화원에서도 판매합니다. 사실 라벤더는 관상용보다는 허브로 들여와 각종 차와 향을 활용한 상품에 많이 쓰이는 데요. 라벤더의 탁월한 수면, 진정 안정 효과 때문이랍니다.
우리 동네에는 커피숍만 40개가 넘게 생겼는데요. 라벤더와 로즈마리 허브 차는 대체로 다 있답니다. 프렌치 라벤더를 관상용으로 키우시려면 햇빛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면서 조금은 건조한 게 중요하다고 합니다. 역시 지중해성 기후에 가깝게 조성되는 게 중요한 듯 하네요. 토끼 귀를 닮은 프렌치 라벤더를 한번 키워보세요. 아~ 물론, 저는 선물 받았다가 고사시키고 말았답니다. 녀석이 워낙 예민해서요.....ㅋㅋ
한련화
멕시코와 남아메리카 등지의 다년생식물인데 온대지방인 우리나라에 들어와서는 1년생이 됐습니다. 당연히 온도만 맞으면 1년 내내 꽃을 볼 수 있구요. 식용 꽃으로 들여온 듯합니다. 원예종으로서도 아름다워서 집에서 키우는 분들도 많습니다. 웬만한 정원이 있는 집에서는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확산됐답니다. 꽃과 잎이 아주 예쁩니다. 번식도 쉽고 온도만 맞으면 되니 키우기도 어렵지 않다고 합니다. 꽃장식된 멋지고 우아한 꽃 요리에 제격인 꽃이라고 하네요.
끈끈이대나물
우리 동네 법원 뒤편 절개면 산지에 누군가 씨앗을 뿌려두었나 봐요. 많이 피어있습니다. 끈끈이대나물이라는 이름에 고개를 갸웃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꽃을 떠받치는 줄기 밑 둥에 뭔가 묻어있는 것처럼 테두리가 있는데요. 이걸 만져보면 아하~ 하면서 고개가 끄덕여 집니다. 끈끈하거든요. 접착력이 있는 부위가 꽃 밑 줄기에 있기 때문에 이렇게 이름이 붙었답니다. 영어로는 catch-fly라고 합니다. 파리 잡는 풀이라는 뜻이죠. 어린이들에게 이 꽃의 끈끈한 부위를 만지게 해주고 파리 잡는 풀이라고 하면 모두들 좋아한답니다.
끈끈이대나물의 씨앗을 뿌려두면 두해정도는 자랍니다만 삼 년째부터는 다시 씨앗을 뿌려야 합니다. 스스로 자생하듯 귀화하지는 못했어요. 그러나 최근에는 화단 곳곳에 흔하게 볼 수 있는 원예종이에요. 씨만 뿌려두면 알아서 잘 자라고 아름답기까지 하잖아요.
물망초
전세계에 50여종의 다양한 물망초가 있다는 군요. 유럽이 원산인 물망초가 대게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꽃말을 가지고 처녀총각들의 사랑의 징표로 활용한다는 꽃입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여러 종류의 다양한 물망초를 볼 수 있습니다만 귀화해서 자생하는 물망초가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망초는 꽃 자체가 작은 앙증맞은 모양입니다. 거기에 가만히 지켜보면 신비스러운 듯 혹은 청아하게 보이는 꽃이에요. 많은 사람들이 재배하기 때문에 정원을 가진 집에서는 많이들 키우고 있답니다. 전해지는 이야기도 워낙 많은데 이야기의 결말은 대체로 잊지말아달라는 약속, 혹은 언약 같은 내용입니다. 어린 시절에나 감성 뚝뚝 묻어나는 물망초 노래를 부르는 거지 얼추 다 크고 보니 약간은 간지럽기도 하고.....뭐.....꽃은 예쁘네요.
자주달개비
북아메리카원산으로 농가입구 화단에 많이 심는 원예종 자주달개비입니다. 우리나라 닭은장풀-달개비과입니다만 꽃이 아주 아름답고 많이 피어납니다. 햇빛과 온도만 맞으면 아주 잘 큽니다. 씨가 날려 자생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한번 심어놓으면 매년 그 자리에서 피어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화단한쪽을 자주색 예쁜 꽃으로 장식하는 자주달개비, 앞마당이 있는 집으로 이사 가게 되면-언제쯤일지는 기약 없습니다만-꼭 심어두고픈 꽃이에요. 이슬맺혀있는 자주달개비를 새벽녘 나서는 길, 문득 돌아본 집 앞마당에 피어있다면 뭔가 뭉클 할 것 같답니다. 보은 어느 농가에 숙박하다가 새벽녘 이슬 머금은 자주달개비를 본적이 있는데 한참 두고 자세히 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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