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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희의 풀꽃이야기-6월 둘째 주
  • 고성인터넷뉴스2013-06-10 오전 07:30:29

- 여름으로 들어서다 

 

뒷산의 녹음은 상수리나무 같은 참나무들이 주도합니다. 확연히 짙어진 녹색의 무거움이며, 햇볕을 가릴만한 울창한 녹음은 역시 참나무라 할 만 하지요.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모두 참나무라고 부릅니다. 남쪽 더운 지역에서는 가시나무 종류의 상록 참나무들도 있습니다만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역을 차지하는 여섯 종의 참나무를 주로 기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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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내기가 거의 끝나가고 있습니다. 오래전 모내기철 비가 안 오면 하늘을 원망했습니다. 그해 논농사를 포기해야 할 정도의 흉년든 가을날이면 참나무들 도토리가 유난히 많이 달렸다지요. 비가 안 오니 당연히 풍매화 나무들 수정이 많이 됐을 터이니 도토리가 많이 달리는 거지요.

 

마을 뒷산 상수리는 논밭을 굽어보다가 풍년이 든 해에는 도토리를 덜 매달고, 흉년이 든 해에는 유난히 많은 도토리를 맺어 구황을 했다죠.

 

여름은 참나무들 굽어보던 논, 모내기가 끝날 무렵의 녹음으로 잠시 숨 고르는 시기로 접어들게 합니다.

 

 

상수리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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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대 대잔디밭 앞 작은 마당을 우리들은 언제인가부터 탈마당이라고 불렀습니다. 대학 입학 후 이곳에서 나 역시 장구를 배우며 추억의 한 자락을 기억하게 됐습니다. 이곳 탈마당에는 곳곳에 상수리나무가 커다랗게 그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래전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탈마당에서 체육대회를 매년 개최했는데 벌써 20년째입니다. 오랜만에 상수리나무를 만났는데 나무마다 같은 높이에 커다란 흉터가 남아있었습니다.

 

나무도 외과 수술을 한답니다. 배가 고팠던 시절, 도토리로 허기를 때워야 했기에 돌로 내리쳐 생긴 화인 같은 흉터였습니다. 우리네 역사라는 것이 사람이 힘들면 나무도 함께 아팠습니다. 오늘, 20대의 나를 만나는 날, 상수리나무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오래전 추억을 기억 하면서.

 

 

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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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동초"로 알려진 인동은 덩굴나무입니다. 우리나라 산하 어디서나 잘 자랍니다. 하얀색으로 피어올라 수정이 되고나면 노란색으로 바뀌는데 이를 보고 "금은화"라고도 합니다. 차제에 나무와 풀의 차이를 알려드릴게요. 일단 나이테가 있으면 나무, 같은 줄기에 꽃이 매년 피어오르면 나무, 온대지방에서 겨울에 땅위 줄기가 죽으면 풀입니다. 풀은 꽃 피고나면 씨앗 맺고 죽지요. 나무는 부피생장을 함으로서 나이테가 생기는 거지요.

 

인동은 생명력이 참 강합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별칭으로도 유명해졌지요. 오늘은 인동덩굴을 보면서 한반도의 민주주의와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하셨던 분의 인생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 동네 생태공원 곳곳에 인동덩굴의 향기가 가득하네요.

 

 

쥐똥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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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향기를 피워내는 울타리나무 쥐똥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여기저기 울타리로 사용을 많이 해서인지 꽤 친숙합니다. 가을에는 쥐똥같이 생긴 까만 열매를 매달고 있지요. 야생에서도 생명력이 강한 편인데 공해에도 강하고 울타리조경에 쓰일 때에는 거침없이 잘라대는 인간들의 정형화에도 굳건하게 살아남습니다.

 

향기가 좋아 많은 곤충을 불러들이는 쥐똥나무는 물푸레과의 키 작은 나무입니다. 산속에서는 3~4미터쯤 되는 녀석도 만나곤 합니다. 출근길 생울타리 쥐똥나무 향기가 상쾌한 기분을 만들어 주는 아침.

 

 

작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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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란

 

모란과 작약의 차이점이라고는 모란은 나무이고 작약은 풀이라는 점입니다. 아직 둘의 구별을 잘 못하겠어요. 다만 작약의 꽃이 좀 더 줄기 위로 올려져 있고, 모란은 잎과 비슷한 위치에 조금 숙이는 느낌이 있다는 정도로 구별을 합니다. 잎사귀로도 구별을 합니다. 그런데 틀릴 가능성도 많아서 솔직히 확신을 하지 못하겠습니다. 사진 속 꽃도 작약이려니 하면서 올린 것이니 그리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모란에 대한 이야기는 김영랑의 시만큼 모란을 멋지게 꾸민 말을 찾지 못해 오늘은 김영랑의 시를 올립니다.

 

- 詩,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만첩빈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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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과 개나리가 지고 나서 녹음우거진 무심천변 하얀색 흐드러지게 "만첩빈도리"꽃이 피었습니다. 쥐똥나무와 섞여있어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폭발적으로 피어오른 하얀 꽃의 유혹에 한번쯤 뒤돌아 봐 주세요.

 

일본 원산지인 "만첩빈도리"는 일단 입이 겹으로 돼있다고 "만첩"이라했다고 하고요, 꽃의 생김새가 봄에 피는 말발도리와 닮았다고 "빈도리"라고 이름 붙였답니다. 꽃이 워낙 많은 수가 피어오르기 때문에 하나씩 볼 기회를 가지지 못하신 분들은 꽃의 모양을 자세히 봐주세요. 노란색 꽃술과 하얀 꽃잎이 멋져서 한 송이씩 보아도 예쁘답니다. 그런데 워낙 많은 숫자가 피어올라 그냥 지나치기 일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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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만 있을 때에는 하나, 둘도 귀하지요. 무지하게 많은데 무더기로 있을 때에는 무감각해집니다. 바로 이 "만첩빈도리"꽃이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이런 꽃이 있는지 잘 기억을 못해요. 이렇게 엄청나게 무리지어 피어있는데도 존재조차 기억 못하죠.

 

이제부터 잘 보세요. "만첩빈도리"가 피어있습니다.

 

 

소리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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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소리쟁이씨앗이 잘 익고 있습니다. 들녘에 지천인데 잘 보면 씨앗이 매달려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답니다. 마치 신라시대 왕관에 장식돼 있던 금세공 재품처럼 작은 씨앗받이에 하나씩의 씨앗이 달려있어요. 바람이 불면 씨앗 하나하나에서 소리가 울릴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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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색으로 물들 무렵 씨앗들이 우수수 내는 바람소리 때문에 소리쟁이라고 이름 붙여진 것 같습니다. 원래는 유럽원산인데 언제부터인지 우리네 들녘 이맘때 우점종이 됐어요. 무심천변에도 맨 소리쟁이 천지 입니다. 뜨거운 태양아래 문득, 바람불어오는 날 들녘에서는 소리쟁이들의 아우성이 들려옵니다.

 

 

돌나물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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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아파트 뒤편 산책로는 구룡산과 인접하고 있습니다. 바위로 조경을 해 놓은 탓에 돌나물이 엄청나게 잘 자랍니다. 어느 날인가 많이 취해서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래야 술이 조금이라도 깬 상태에서 집에 들어가겠다 싶었던 거지요. 한참 걷다보니 가로등 불빛아래 돌나물이 보이는 거예요. 문득 돌나물을 뜯어 주머니에 넣기 시작을 했습니다. 한줌쯤 따서 다음날 아침에 초고추장을 찍어 먹었어요. 웃기죠. ㅎㅎ 왜 그랬는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많은 양은 아니었구요. 요즘 재배하는 돌나물은 조금 싱거워요. 야생에서 나는 녀석들의 상큼함과 향기가 비교될 정도랍니다.

 

이 녀석들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생긴 모양만으로는 기린초 꽃과 흡사합니다. 땅바닥을 기는 풀꽃이기 때문에 키가 작을 뿐, 아주 예쁘답니다. 기린초가 필 때라서 같이 보여 드릴 테니 비교해 보세요. 돌나물꽃, 지금 피고 있답니다.

 

 

족제비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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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에서 우리나라에는 대략 1930년대 쯤, 중국을 거쳐 들어왔다고 추정합니다. 그래서인지 녹슨 기차길옆에 많습니다. 작년에 충북 영동 추풍령에서부터 단양의 도담삼봉까지 열흘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충북에는 경부고속도로와 경부고속철도, 그리고 경부고속국도와 지방도가 같은 곳에 위치해 나란히 지나는 곳이 두 군데 있습니다. 그중 한곳이 영동 황간 부근이었습니다. 이곳을 지나려면 폐철도 길을 지나야 했는데 족제비싸리나무가 얼마나 우거졌던지 낫으로 쳐내면서 길을 만들어 통과 했습니다.

 

족제비꼬리를 닮아 족제비 싸리라고 했는지 보라색 꽃에 향기도 좋습니다. 생명력이 강한 편이어서 아무데서나 잘 자라 우리나라에 완전 귀화 됐습니다. 우리 동네 산비탈 절개사면에서도 족제비싸리가 한창입니다. 싸리종류가 워낙 많은데 지금 꽃이 피는 족제비싸리를 잘 봐두세요.

 

 

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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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꽃의 아름다움이야 말해 무엇하겠습니까만 수련 하얀 꽃잎과 노란색 꽃술의 대비는 누구라도 반하게 할 만합니다. 더구나 초여름 시작되는 시절 물속에서 피어오르니 그 청량감이야 어찌 필설로 다 할 수 있을까요. 매년 수련이 피어오를 때 숨마저 멈추게 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꽃 예쁜거야 어느 꽃인들 아름답지 않을 수 있을까요 만, 수련에는 비기지 못할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하얀색 수련을 특히 좋아합니다. 신비로우면서도 청아하고, 순결해 보이지 않나요? 이맘때는 수련 피어나는 것 꼭 직접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오늘은 꽃에 홀랑 반해 글 내용이고 뭐고 간에 칭송으로만 도배하는 바보스런 이가 돼버렸습니다.

 

 

개옻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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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도 꽃이랍니다. 개옻나무 꽃입니다. 붉나무를 비롯해 두릅나무도, 가죽나무도 대체로 이렇게 꽃을 피웁니다. 개옻나무는 일단 옻나무처럼 독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습니다만 아주 간혹 개옻나무에도 옻오르는 사람이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물론 본적은 없고요. 참옻나무는 산에서 만난 적이 없습니다. 물론 재배하는 것은 보았습니다. 그래서 산에서 만나는 옻나무종류는 대체로 개옻나무라고 보시면 됩니다.

 

나무와 풀 종류 중에 억울한 이름 붙은 종류들이 있는데 앞 자가 "개"자로 시작되거나 "쇠"자로 시작되는 나무들입니다. 대체로 진짜가 아니거나 키가 작은 종류라는 뜻인 것이지요. 엄밀히 말하면 분류상 다른 종류일수도 있는데 사람의 잣대로 굳이 이렇게 이름 붙여 차별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람들이라는 종류는 이렇게 구별하고 나누고 차이를 확인해야만 하나봅니다. 그냥 알아보려고 이름만 붙인 거라는 변명은 사양합니다. 좋은 이름 붙여줄 수도 있는 거 아니었을까요.

 

 

기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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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중국에서 전해오는 짐승 중에 뿔이 달리고 목은 사슴의 두 세배쯤 길고 엄청난 큰 키로 높은 나뭇가지 잎사귀를 따먹을 수 있는 종류가 있는데 그놈 뿔이 꼭 이 꽃을 닮았더라고, 그래서 기린초라 했다죠. 돌나물과에요. 그래서 꽃이 꼭 닮았습니다. 그래도 큰 키와 억센 잎사귀는 전혀 다르게 생겼습니다.

 

산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기린초가 요즘은 씨앗으로 판매되기도 하고 원예종으로 키워지기도 하면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됐습니다. 초여름 노란색 꽃으로 오랜 시간 피어있는 기린초입니다.

 

 

메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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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꽃의 뿌리를 쪄놓으면 물고구마 맛이 납니다. 어렸을 때 논둑에 피어나는 메꽃뿌리를 캐다 먹어 본적이 있어요. 양이 적어 그렇지 먹을 만했습니다. 날로도 먹어보았는데 못 먹을 맛은 아니지만 맛이 썩 좋은 편은 아니었던 것 같구요. 마뿌리 미끈거리는 점액 맛이 별로였습니다.

 

당연히 나팔꽃과 메꽃은 다르답니다. 메꽃이 이렇게 흐리멍텅한 분홍빛을 띤다면 나팔꽃은 강열한 보랏빛으로 확연하게 아름다움을 뽐냅니다. 거기에 메꽃이 하나씩 드문드문 피어난다면 나팔꽃은 한꺼번에 수백송이의 꽃을 폭발적으로 피워 올립니다. 당연히 나팔꽃 "Win" 이지요. 그러나 메꽃에게는 자신만의 숨겨놓은 자랑이 있습니다. 밭둑가 뿌리째 없애버리려 잘라내 버리면, 잘라낸 곳마다 싹을 틔울 수 있답니다. 끈질긴 생명력, 바로 메꽃의 전략입니다.

 

 

개망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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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개망초 꽃들이 피어납니다. 왜 "드디어"냐구요? 개망초가 피어오르면 그냥 들녘 한 귀퉁이 잠시 차지하는 소심함이 아니고, 아예 웬만한 들녘 전체를 하얀색 계란 꽃으로 점령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적어도 망초대로 교체하기 전까지 초여름 전부를 우점종으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버리는 거지요.

 

생각해보면 19세기 초에 들어와서 어느 틈엔가 봄 농사 끝 낼 무렵 미처 손 못 댄 다랑이 밭이며, 큰 맘 먹고 올해는 손보려 했던 자갈밭까지 모두 개망초 천지가 돼 버리는 녀석이 고와보였겠어요. 더군다나 나라 망한 속상함 개망초 탓해가며 한 서린 마음까지 포함해 아예 이름을 "개망초"라 했다지요.

 

개망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엄청난 생존력과 번식력으로 한동안 여름을 점령할 겁니다.

 

 

독미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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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종 2급 "독미나리"가 우리 동네 생태공원 물가에 피어올랐습니다. 알고 보니 산림청에서 독미나리의 생존가능성을 시험하려 곳곳에 심어놓고 관찰을 하기 위해 이곳에도 심어놓았다더군요. 그럼 그렇죠. 보기 힘든 멸종위기종을 어떻게 이리 쉽게 볼 수 있겠어요.

 

다행이도 아주 잘 커서 아름다운 꽃대를 올렸습니다. 해 질 무렵 그림같이 아름답습니다. 우리네 오염된 하천에서는 견디지 못하는 독미나리가 잘 번식할 수 있는 때가 꼭 올 겁니다. 미나리 채취할 때마다 독미나리 조심하라는 경고가 나올 정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어쨌든 반갑다 "독미나리"야~ (좀 이상한 인사이긴 하네 ㅋㅋ)

 

 

섬초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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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가 주산지인 섬초롱꽃의 학명은 "다케시마"랍니다. 울릉도 방문자들은 보셨겠습니다만, 울릉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종 닮은 꽃입니다. 한줄기에 엄청나게 많은 꽃을 매달죠. 그런데 학명이 다케시마라니 기분이 별로 안 좋아 집니다.

 

제가 아는 국회의원 중에 홍영표라는 분이 작년에 환경부 산하 국립생물자연관이 조사한 우리나라 고유생물자원의 해외 반출과 소유현황을 발표했었습니다. 외국으로 유출된 한국의 고유 생물종 표본이 2만4000여점(5000여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고, 그나마 2003년부터 국립생물자연관에 등록한 동식물 고유종은 2177종이라는 겁니다.

 

섬초롱꽃은 이미 원예종처럼 보급되어 어디서나 볼 수 있을 만큼 흔해 졌습니다. 거기에 금강초롱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초롱꽃과 섬초롱꽃을 개량한 종류들이 많아 졌습니다. 그래도 그의 학명은 처음 학명의 이름을 붙인 사람인 "다케시마"라고 불러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생물주권을 지키기 위한 국가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 우리 동네 유치원 담장에 심어 놓은 섬초롱꽃을 보면서 드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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