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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광희의 즐겁게 책읽기-책은 도끼다
  • 고성인터넷뉴스2013-06-12 오전 11:23:21

1_11371003935.jpg박웅현 / 북하우스

 

우리가 읽는 책이 우리머리를 주먹으로 한 대 쳐서 우리를 잠에서 깨우지 않는다면 도대체 왜 우리가 그 책을 읽는 거지? 책이란 무릇 우리 안에 있는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 버리는 도끼가 아니면 안 되는 거야”[카프카]

 

처음에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참 의아했다. 그러나 카프카의 이야기를 듣고는 무릎을 하고 쳤다. 다시는 이 책의 제목을 기억 못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얼마나 잘 지은 제목이랴. 저자는 이 책에 대한 유인을 기막히게 잘 한 셈이다. 당장 읽게 됐으니.....

 

지은이 박웅현은 아주 유명한 광고인이다. ‘생각이 에너지다’ ‘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속으로 들어왔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사람을 향합니다등의 카피와 광고를 만들었다. 이미 인문학으로 광고하다라는 책의 저자이기도 하다.

 

우연히 오마이뉴스의 팟캐스트 방송 중 저자와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박웅현을 알게 됐다. 강연을 듣고 감동받았다. 더욱이 판화가 이철수 선생의 그림에 대한 통찰과 설명은 이미 같은 느낌에 감동받고 있었던 터여서 금방 받아들일 수 있었다.

 

땅콩을 거두었다. 덜 익은 놈일수록 줄기를 놓지 않는다. 덜된 놈! 덜 떨어진 놈!’ 이 글만으로도 덜 된 놈과 덜 떨어진 놈 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한 번에 알 수 있다는 점에 대해 현기증이 난다고 했다. <가난한 머루송이>라는 작품에서는 가느다란 가지 끝에 열일곱 개의 작은 머리송이가 달려있는 것을 보고 최선이었어요...’ 그 말에 질문한 이는 비난의 시선을 거두고 사과한다. ‘그랬구나.....몰랐어, 미안해!’ 이 같은 시선을 따라가는 것이 바로 이 책을 읽는 방법임을 시작부터 우리 안에 꽁꽁 얼어버린 바다를 깨뜨려버리는 도끼같은 언어로 풀어나간다.

 

이 책의 부제는 박웅현의 인문학 강독회. 자녀에게 논술 강의를 시키듯이 조근 조근 말을 걸어온다. 이철수, 최인훈, 이오덕, 김훈, 알랭 드 보통, 고은, 오스카 와일드, 미셀 투르니에, 김화영, 니코스 카잔차티키스, 알베르 카뮈, 장 그르니에, 밀란 쿤데라, 톨스토이, 손철주, 오주석, 법정, 프리초프카프라, 한형조의 작품 소개를 한다. 박웅현만의 글 읽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다.

 

다만 지은이는 다독하지 말 것을 권고한다. 다독은 중요하지 않으며 많이 읽었어도 불행한 사람들도 많다고 했다. 나에게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래도 난 무조건 읽을 때가 젤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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