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김재연 제명`강기갑, `한쪽 팔을 잘라내는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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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기.김재연 제명`강기갑, `한쪽 팔을 잘라내는 고통`

정치부 김현정 기자  | 입력 2012-05-25  | 수정 2012-05-25  | 관련기사 건

“자신 사퇴요청에 답이오지 않았을 때 선택은 한 가지, 오늘은 그것을 집행하는 자리”

 

강기갑 통합진보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석기. 김재연 등 경쟁명부 비례대표 총 사퇴를 요구한 최종시한을 넘긴 25일 오후 2시 “한쪽 팔을 잘라내는 듯한 고통스런 선택이 목전에 닥쳤다”며 출당과 제명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오늘 정오까지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 등 경쟁명부 비례대표 후보자에 대한 자진 사퇴 요청서 제출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정오가 지난 직후에도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 황 선 후보자는 사퇴 불가 입장을 고수한 채 혁신비대위의 요청을 묵살했다.

 

한편, 구당권파인 경기동북부 세력은 별도의 당원 비대위를 발족하고 혁신 비대위를 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바 있다.

 

“최후의 선택은 한가지임을 비대위원 모두가 동의했다”

 

강 위원장은 이날 정오를 넘긴 오후 2시 30분 국회에서 혁신 비대위를 갖고 “오늘 이런 고통스런 자리에 제가 앉게 될 것이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이 자리에 앉아계신 혁신비대위원 모두, 어려운 시대에 희망을 개척하며 살아오신 분들이다. 하지만, 오늘 우리는 원하지 않는 자리에 앉았다. 우리에게는 한쪽 팔을 잘라내는 듯한 고통스런 선택이 목전에 닥쳤다”고 말했다.

 

30일 19대 국회의원 임기 시작을 앞두고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와 조윤숙. 황 선 후보자에 대한 출당 및 제명 결단을 내리겠다는 입장 표명이다.

 

그는 “혁신 비대위은 지난 보름간 경쟁명부 비례대표 당선자와 후보자 여러분께 대의를 위해 물러나주실 것을 요청드렸다”며 “당의 어려운 상황을 빌며 설명했다. 하지만 답이 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답이 오지 않았을 때, 어떤 선택을 할지에 대해 혁신 비대위는 오랜 기간 논의했다”며 “그리고 최후의 선택은 한가지임을 모든 비대위원들이 동의했다. 오늘 회의는 그것을 집행하기 위한 회의”라고 밝혔다.

 

“우리가 약해진 틈을 타 이명박 정부는 우리 당원명부를 서슴없이 강탈해갔다”

 

그는 “당의 자정노력이 원활히 되지 않으면서 통합진보당은 모진 고초를 겪었다”며 “당의 공동대표들이 당원들에게 폭행을 당했고, 당 지지율은 바닥을 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약해진 틈을 타고, 검찰과 이명박 정부는 서슴없이 우리의 당원명부를 빼앗아갔다”며 “구태정치 색깔론의 망령이 진보정치를 음해하고, 모욕했다. 진보정치를 사랑하는 국민여러분은 걱정스러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고 있다. 그분들의 애정이 냉소로 변할 때 진보정치는 소멸할 것”이라고 침통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검찰의 야당탄압과 정치사찰에 대해 당은 당당하게 맞설 것”이라며 “국민이 우리를 지지하는 한 이명박 정부의 주구에게 속절없이 당할 일은 없을 것이라 저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혁신과 쇄신의 석고대죄가 오늘 이뤄져야 할 것”

 

그는 “그것을 위해서라도 오늘 우리는 결단을 해야 한다”고 재차 밝히면서 “당 내부적으로 논란과 공방이 있다. 중요한 것은 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살펴야 한다. 민심은 통합진보당의 석고대죄를 요구하고 있다. 혁신과 쇄신의 석고대죄가 오늘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비장한 각오를 밝혔다.

 

그는 “저 강기갑은 2003년 전국농민회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기로 결정하는 시점에서 당에 결합했다”며 “그 뒤로 10년이다. 1997년 국민승리21부터 따지면 진보정치 15년의 역사”라고 개인적인 민주통합당에 투신했던 경험을 밝혔다.

 

이어 그는 “그 긴 시간동안, 엄혹한 현실정치의 박토를 손갈퀴로 개척해온 무수한 선각자들의 인생이 통합진보당에 녹아 있다”며 “오늘 우리가 성찰과 혁신의 행보를 주저하거나 포기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정당하나가 주저앉는 것이 아니라 진보정치 자체가 외면과 질타의 대상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재차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 우리는 멸족의 위기에 처해있음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고 위기의식을 고취시켰다.

 

“역사가 우리에게 악역을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감당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

 

그러면서 그는 “당이 국민 위에 설 수 없다는 대원칙이 오늘 우리가 결단하고 가야할 길”이라며 “어렵지만, 가야할 길을 가자. 역사가 우리에게 악역을 요구한다면 그것 역시 감당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 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통합진보당 혁신 비대위의 최종안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석기. 김재연 등 비례대표 경쟁명부 후보자에 대한 마지막 결단을 한다고 밝힌 만큼 제명과 출당 조치에 들어가는 것이 기정사실화 됐다.

 

구당권파VS신당권파 결별수순 밟나?

 

이에 따라서 구당권파인 경기동북부와 혁신 비대위세력간의 충돌이 예상된다.

 

최악에는 분당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

 

당장 이석기. 김재연 당선자는 일주일 전 당적을 구당권파세가 강한 경기도로 옮긴 상태다. 이는 제명 절차를 피해 보려는 꼼수를 부린 것이다.

 

그러나 혁신 비대위 또한 중앙위원회에서 의결된 당의 최고결정기구인 만큼 두 사람의 제명 절차를 각 시도당 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서도 가능하다.

 

당사자들은 제명 조치가 취해지면 90일 이내에 이의 신청이 가능하고 혁신 비대위는 신청이 있을 시 14일 이내에 재심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혁신 비대위는 만약 재심 절차가 진행되더라도 정해진 시한의 숫자보다는 ‘이내’에 방점을 주고 일을 진행한다는 입장이라 빠른 시일내 비례대표 후보자들에 대한 조치가 행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통합진보당의 구당권파 측의 극심한 반발이 예상되며 최악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정치부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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